해외통신원 소식

비대면 수업과 한글학교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3.02

폴란드 정부는 계획보다 일주일 앞당겨 비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대면 수업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1월 교육부 장관은 오미크론 변종의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5학년 이상의 학생은 2월 말까지 비대면 수업을 명령했다. 그러나 비대면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교장 선생님은 대면 수업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수십 개의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이러한 대면 수업을 허용했고 많은 부모가 비대면 수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에서 일부 언론은 이런 상황을 "부모의 반란"이라 하고 일부 학교는 동일한 이유로 문을 계속 열었다고 보도했다.


바르샤바 한글학교도 정부방침에 따라 1월 말부터 5학년 이상은 비대면 수업을 했다. 고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동 시간이 줄어들어 등하교로 걸리는 시간에 아침잠을 좀 더 챙길 수 있고 먼 거리에 사는 학생일 경우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한글학교는 재외동포가 많이 분포하는 곳을 중심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도시 이외에 사는 학생들은 한글학교를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었다.


비대면 교육은 교육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이 토요일에 이뤄지는 한글학교 수업은 평일 동안 쌓인 피로가 누적되고 가족들과의 여행으로 출석이 쉽지만은 않다. 한국어의 중요성을 알고 한글학교에 등록은 하지만 빠짐없이 출석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팬데믹 시대에 감염되거나 감염자와 접촉하여 격리하게 될 경우는 어떠한가? 시공간에 상관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비대면 수업의 장점은 생각보다 꽤 많다. 같은 나라에 두 개 이상의 한글학교가 있다면 학교 간 교류 차원에서도 비대면 수업은 또 다른 장점을 갖게 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지금보다 더 앞서나갈 것이다. 훨씬 더 원활하게 소통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적용될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비대면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자기 주도 학습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비대면 수업뿐 아니라 대면 수업에서도 꼭 필요한 능력이다. 언제까지나 비대면 수업을 거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폴란드엔 두 지역에서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수도인 바르샤바와 최대의 산업도시 브로츠와프이다. 브로츠와프는 바르샤바에서보다 재외동포가 몇 배 이상 많다. 그래서 등록하고자 하는 학생은 넘쳐나고 대기 학생도 있다. 그에 비해 바르샤바는 학생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학생 수가 적으면 문을 닫으면 된다고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건 한글학교가 아니면 한글을 전혀 접할 수 없는 재외동포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지역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는 비대면 한글학교가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재 폴란드에서의 한글학교는 사정에 따라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므로 비대면 수업에만 참여할 수 있는 학생은 사실상 참여가 어렵다. 재정상 나라별, 대륙별로 운영하기가 힘들다면 존재해도 좋을 것 같다. 여러 국가에서 모인 재외동포 학생들과 선생님에게도 다양하게 살아가는 서로의 모습을 통해 소통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넓은 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브로츠와프 한글학교

브로츠와프 한글학교


김은지
[폴란드/바르샤바] 김은지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바르샤바 한글학교 대표교사
경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연구원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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