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0일부터 5월 14일, 세계 최대규모의 노래 경연 대회인 ‘유로비전’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된다. 유로비전은 1956년에 처음 시작된 국가 대항 경연대회로 유럽방송연맹(European BroadcastingUnion)에 속한 방송국에서 선발된 유럽과 주변국 국가대표 가수들이 나와 공연으로 대결하는 대회이다. 이 대회에는 2021년 기준으로 52개국이 참여했으며, 전 세계 1억 8,300명 이상이 시청한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이다. 스포츠 행사를 제외하면 매년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1974년 대회에서 아바(ABBA), 1988년 대회에서 셀린 디온(Céline Dion) 같은 글로벌 스타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축제와 같은 대회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유로비전의 우승팀인 ‘모네스킨(Måneskin)’의 출신국이 이탈리아이므로, 이번 대회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다. 이탈리아의 17개 도시가 개최 의사를 보였고, 그중 토리노가 최종 개최지로 정해졌다. 올해 달라진 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방송국이 유럽방송연맹에서 퇴출되어 두 나라의 출전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개최국인 이탈리아의 국기가 들어간 유로비전 2022의 로고 – 출처: 유로비전 공식 웹사이트>

국민 투표로 대표 가수를 뽑는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영국에서는 주관사인 BBC의 내부 심사로 영국 대표가 정해지는데, 올해 영국 대표 참가자는 샘 라이더(Sam Ryder)이다. 밝은 분위기의 노래로 대회에 참가한 그는 틱톡(TikTok)에서 1,2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있는 싱어송라이터이다. 영국은 유로비전에서 지난 2회 동안 연이어 최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작년에는 0점을 받았는데, 사람들은 샘 라이더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영상의 댓글에는 최근 영국 대표들의 참가곡 중에 이번 곡이 가장 좋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샘 라이더의 유로비전 출전곡인 ‘Space Man’ – 출처: Sam Ryder 공식 유튜브 채널>

<샘 라이더의 유로비전 리허설 영상 – 출처: Eurovision Song Contest 공식 유튜브 채널>

대회에서 누가 우승하게 될지에 대한 관심도 크지만, 이와 동시에 대중과 언론은 이런 대규모의 음악 축제가 마침내 재개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의 대회 참가자들은 좋은 성적을 낸 후에도 그 성과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대회 팬들도 이 행사를 온전히 즐기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난 3년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런던에서는 2019년 준우승자인 마무드(Mahmood)가 지난 몇 년간 연기했던 투어 콘서트를 재개하며 올해 또다시 대회에 참가하는 준비를 마쳤다. 또한 몇 년 간 취소되었던 유로비전 사전 파티(Pre-party)들도 다시 열리기 시작해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만나서 미리 대회를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유로비전의 재개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기사 – 출처: BBC 웹사이트>

2022년 유로비전은 5월 10일, 12일 준결승전을 거쳐 14일 최종 결승전을 가지게 되고, 모든 무대는 각국의 방송국을 통해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유로비전 공식 채널을 통해 유튜브 라이브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몇 년 간 주춤할 수밖에 없었던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노래 경연 대회가 올해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시 돌아올지 기대가 된다. 또한 영국이 과연 최하위국의 오명을 벗고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참고 자료
https://eurovision.tv
https://eurovision.tv/event/rotterdam-2021
https://www.bbc.co.uk/news/newsbeat-61325305
https://www.bbc.co.uk/news/uk-england-essex-61376657
https://youtu.be/9H5386XBr80
https://youtu.be/_XRnwlK5GgM

• 성명 : 윤태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케임브리지 통신원]
• 약력 : 전) 카카오, 로엔 엔터테인먼트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