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튀르키예에서 처음 시행된 세종한국어평가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0.06

튀르키예 이스탄불 세종학당은 지난 9월 17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제1회 세종한국어평가(SKA: Sejong Korean language Assessment)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실시했다. 세종한국어 평가(SKA)는 응시자들의 학습 동기와 목적에 따라 인터넷 시험 방식(IBT)과 종이 시험 방식(PBT)을 혼합 운영해 이해 영역(듣기, 읽기)과 표현 영역(쓰기, 말하기)을 모두 평가하고 있다.


세종한국어평가는 기존의 토픽(Test of Proficiency in Korean) 한국어 능력시험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말하기 과목을 추가해, 보다 실용적으로 한국어 의사소통을 평가할 수 있는 보완된 시험 제도이다. 세종한국어평가는 한국어 의사소통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재외 동포가 응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한국어 능력시험은 한국어를 모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했다. 그러나 세종한국어 평가는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재외 동포들까지 대상 범위를 넓혀 한국어 학습자에 대한 개념을 기존보다 실제적으로 확대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 제1회 SKA 말하기시험 현장 모습 - 출처: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 제공 >

< 제1회 SKA 말하기시험 현장 모습 - 출처: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 제공 >


해외에서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이나 이들의 2세, 3세는 현지어와 모국어 사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언어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세종한국어 평가는 단순히 시험 과목 추가를 넘어 한국어 학습자에 대한 정의를 새로 한 것이기에, 향후에는 학습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과목 활용도도 훨씬 더 세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한국어평가는 응시자의 필요에 따라 과목별 선택이 가능한 만큼, 비단 한류 팬들만이 아니라 국내외 기업이나 영주권 취득을 위해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이나 대학원 입학 및 졸업 등 학문을 목적으로 한국어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폭넓게 취득할 수 있다.

통신원은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으로부터 제1회 세종한국어평가에 대한 전반 상황을 들어봤다.

처음으로 시행된 세종한국어평가를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고, 몇 명의 응시자들이 지원했나요?
이번 평가에 앞서 지난 8월 26일, 이스탄불 세종학당은 이스탄불대학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학습자 53명을 대상으로 모의평가도 실시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세종한국어평가는 사전 공지를 통해 응시생들을 모집했습니다. 듣기와 읽기, 쓰기 지필 시험에 55명이 응시했고, 말하기 시험에 18명이 응시해 총 73명이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서 세종한국어평가 1회 시험이라 그 의미도 클 텐데요. 첫 시험에 참여한 이들은 어떤 계기와 목적으로 응시했나요?
첫 번째 시험인 만큼 많은 이들이 응시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활발한 시험 홍보를 통해 본 시험 응시자 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1회 세종한국어평가에 응시한 사람들은 튀르키예 현지에서 평소 한국어 교육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한식과 같은 다양한 한류 문화들을 접하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응시 목적과 이유는 다양합니다. 튀르키예 한류 전파 초창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에 나오는 대사와 가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이유가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 가운데는 튀르키예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자 하거나,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공인된 한국어 능력평가가 필요해서 응시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제1회 SKA 쓰기시험 현장 모습 - 출처: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 제공 >

< 제1회 SKA 쓰기시험 현장 모습 - 출처: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 제공 >


튀르키예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시행된 세종한국어평가와 같이 공인된 한국어능력평가 시험이 있나요?
네, 토픽 시험이 있습니다. 토픽 시험은 한국어를 모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능력시험입니다. 토픽Ⅰ(1, 2급)과 토픽Ⅱ(3급~6급)으로 나누어지며, 작문과 읽기, 듣기가 각각 100점 만점입니다. 한국 대학교에서 유학하기 위해서 필요한 한국어능력평가입니다. 토픽 5급 정도면 대학교 강의를 어려움 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토픽 3급만 있어도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험 제도가 필요했습니다. 세종한국어평가는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고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된 시험입니다. 이 밖에도 튀르키예 국적 항공사에서는 자체 한국어능력평가를 시험을 통해 한국 노선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세종학당의 교육 현황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이스탄불 세종학당은 2011년에 설립돼 누적 5009명의 수강생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학습했습니다. 한국어 학습에 대한 관심은 한류의 영향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본 학당에서 한국어 교육을 수료한 이들은 현재 교사, 의사, 공무원, 항공사 승무원 및 한국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습니다.

이스탄불 세종학당에서 이번 세종한국어평가에 응시한 학생들의 직업군이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시험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소감을 들어보셨다고요?

< 왼쪽부터 니한 토르락, 데니즈 아이든, 파트마 - 출처: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 제공 >

< 왼쪽부터 니한 토르락, 데니즈 아이든, 파트마 - 출처: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 제공 >


니한 토프락(영어교사): 이전 시험 제도에는 없었던 말하기 시험에 응시하게 돼 긴장이 됐어요. 시험 난이도가 조금 높아 시간도 부족했어요. 이번 시험을 통해서 의사소통에 있어 말하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지만, 그것보다도 제 자신의 한국어 말하기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아슬 데니즈 아이든(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4학년): 이번에 시행된 세종한국어평가가 저에게는 매우 유익했어요. 튀르키예 다른 기관에서는 말하기 평가가 없어서 시험을 치를 수가 없었는데요. 이번 시험에서 말하기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제 자신의 한국어 말하기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테스트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토픽보다 난이도가 낮은 것 같았지만, 쓰기 시험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워요.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어요.

파트마 젤라(심리학자): 10년 전부터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어요. 세종학당에서는 2년 동안 한국어를 배웠는데요. 학당을 통해서 이번에 새로 도입한 세종한국어평가를 볼 수 있어, 학당장님과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에게 있어서 한국어는 설렘인 것 같아요. 누군가와 한국어로 말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 설렘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종한국어평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 개정된 말하기 시험을 치를 때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설레는 마음으로 임하라고 전하고 싶어요.

통신원은 튀르키예에서 처음 시행된 제1회 세종한국어평가(SKA)를 취재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어 교육의 질만큼이나 공인된 기관에서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시험 방식이나 제도를 개발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튀르키예에서는 1989년 국립 앙카라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교육을 시작했다. 그 후 2018년 동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에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됐고, 2021년에는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을 수료한 현지 교사가 교원으로 정식으로 채용됐다. 교육의 현장 바깥에서 그저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결과만 중요하게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말하기 시험이 새롭게 추가돼 치러진 제1회 세종한국어평가는 학습자 중심의 현장에서 한국어교육이 더 발전해 나가기 위한 큰 도약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현지에서의 한국어 교육이 계속해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 정은경 이스탄불 세종학당 학당장 제공

참고자료
- 《연합뉴스》 (2021. 10. 15). ’꽃보다 남자’ 보던 터키 소녀…첫 현지인 한국어 교사됐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1015148300108

- 《KTV 국민방송》 (2020. 4. 9). 터키의 한글 사랑…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https://www.ktv.go.kr/content/view?content_id=597504&unit=278

- 세종한국어평가(SKA) 공식 홈페이지, https://ska.ksif.or.kr/cmn/main





임병인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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