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사스는 이번 주 갑자기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겨울이 된 듯 느껴집니다. 상당히 추웠던 이번 주! 저희 캔사스시티 한국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김치 만들기를 했습니다. 한국학교 재정상 많은 재료비가 드는 김치 만들기를 일부 반만 할 수 없어 3개 반이 함께 모여 특별활동으로 진행했습니다. 필자와 기초 오전반 이민아 선생님, 초급 2반 김현진 선생님이 김치 만들기 준비를 함께했습니다. 간단한 듯해도 교육자료 준비, 김치 만들기 재료 준비 등 준비할 것도 많고, 상당히 바빴습니다. 추운 날씨에 많은 양의 김치 만들기를 준비하니 김장하는 날처럼 느껴졌습니다.

선생님들 모두 바쁘신지라 금요일 회사 업무를 끝내고 한 선생님 댁에 모여 함께 식사한 후 김치 만들기 재료를 사서 다듬고, 씻고 소금에 절이며 밤 11시까지 아이들과 함께 만들 김치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배추를 자르고 준비하는 것은 마쳤으나, 절인 배추를 가지고 한국학교로 이동하는 것은 무겁고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모여서 각자 차를 운전하여 늦은 시간에 학교에 함께 모여 11시까지 배추를 소금에 절였습니다.(우선 필자는 이 자리를 통해 늦은 밤까지 함께 자리해 주시고, 열심히 김치 만들기 준비를 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학교 아이들을 기쁘게 해 줄 생각으로 의기투합해서 함께 준비해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토요일 김치 만들기 행사가 계획한 대로 잘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선생님들은 배추를 씻어 담아 놓을 큰 그릇부터 아이들이 사용할 그릇, 그리고 김치 양념 재료들까지 집에서 챙겨 출근하셨습니다. 저희 캔사스시티 한국학교는 토요일 하루 교회를 빌려 한국학교로 사용하고 있어 교회의 주방을 이용하지만, 모든 집기, 양념 등은 교사가 집에서 직접 챙겨와야 합니다. 이번에도 선생님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이런 큰 행사를 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토요일 특별활동 시간 학생들에게 김치 만들기 동영상도 보여 주고, 선생님들이 직접 준비하신 '김치 만들기 PPT'로 김치를 만들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만드는지, 또 어떤 종류의 김치가 있는지 자세히 배워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학생들이 만드는 배추김치 외에도 오이소박이, 파김치, 열무김치, 나박김치, 백김치 등 한국의 김치는 정말 종류도 많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었습니다. 제가 미국에 살면서 들은 말이 외국에 나온 한인 동포들은 먹을 수 있는 채소라면 어떤 종류의 재료라도 김치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먹는 김치 외에도 외국에 사는 분들은 그 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여러 재료로 색다른 종류의 김치들도 많이 만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김치 만들기 관련 프린트물도 나눠 주고, 순서에 맞게 김치 재료의 이름도 써보고, 여러 종류의 김치 사진과 열거된 김치 이름을 맞게 찾아 줄로 연결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김치 만들기 자료와 PPT로 안내를 해 주는 사이 주방에서 소금에 절였던 배추를 열심히 씻어서 학생들이 김치 만들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배추 양이 많다 보니 지나가던 분이 한국학교에서 김장하는 것인지 물어보셨습니다. 학생들과 특별활동으로 김치 만들기를 한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교육이 되겠다며 응원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손에는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도록 하였고, 칼은 일회용 플라스틱 칼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깨끗하게 씻은 배추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2~3명의 아이가 함께 팀이 되어 만들었습니다. 많은 학생과 함께 김치 만들기를 해 보기는 처음인지라 처음부터 팀을 구성한 것은 아니었지만 학생들이 같이 준비하며 옆에 있는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배추를 다 자르고 준비가 끝나자 아이들이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를 순서에 따라 직접 자르며 준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재료를 다 썰고 난 후, 양념을 넣을 수 있도록 알려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동영상도 보고 선생님들이 준비한 PPT로 반에서 '김치 만들기' 공부를 하고 와서 그런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다진 마늘, 고춧가루도 넣어주고, 멸치젓도 넣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탕을 넣은 후 모든 재료를 함께 섞으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신난 시간이 배추와 고춧가루 그리고 김치 양념들을 섞는 시간인 듯합니다. 배추와 양념들이 잘 섞여 빨갛고 맛있어 보이는 김치의 모습이 제대로 나오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너무 좋아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만든 김치를 통에 담아서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투명 플라스틱 통에 본인들이 가져가고 싶은 만큼 김치를 담았습니다.

김치 만들기 하는 동안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님들께서도 주방 바깥쪽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김치 만들기가 끝나고 난 후 아이들은 본인이 만든 김치를 들고 선생님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요즘은 김치를 만들기보다 사 먹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학생 중에는 김치를 만드는 것을 보거나 만들어 본 것이 처음인 학생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을 통해 아이들에게 '한국의 맛! 김치'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한국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김치를 만들어 본 우리 아이들이 지금의 시간을 예쁜 추억으로 기억할 거라고 믿습니다. 난생처음 김치를 만들어 본 우리 아이들이 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먹는다면 앞으로 김치를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 부모님께 본인이 직접 만든 김치를 드셔보시라고 계속 권해서 맛있게 김치와 식사하셨다는 내용의 감사 메시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수업, 사실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정말 마음먹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하고 나면 정말 보람되고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보면 힘들어도 '정말 잘했다!' 싶습니다.

요즘은 미국 캔사스에서도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무엇보다 K-드라마, K- 뷰티, K-팝 등 한국의 문화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생겨나서 미국 사람 중에는 한국 음식 만들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분도 늘어나고 있고 특히 한국의 김치가 세계 사람들에게 건강한 음식으로 소개되어 요즘은 김치를 사 먹는 외국인들이 많아졌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캔사스시티 한국학교에서는 우리 한인 동포 자녀들과 외국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이렇게 의미 있는 한국 문화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한국문화와 한국 음식들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을 것을 믿습니다. 우리 한인동포 자녀들도 오늘 김치 만들기를 통해 우리의 것의 소중함을 느끼는 멋진 하루를 보냈습니다.

미국 안향미  캔자스시티한국학교 교장  캔자스시티한인회 보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