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를 비롯한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의 김치 성장세가 뚜렷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6년 전인 2017년 국산 김치의 말레이시아 수출액은 85억 3,100만 달러(약 11조 2,694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8년 109억 6,300만 달러(약 14조 4,821억 원), 2019년 157억 6,800만 달러(약 20조 8,295억 원)로 2년 사이 약 1.85배 증가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산 김치의 말레이시아 수출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미국(42.9%) 다음으로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산 김치 주요 수출국 10위를 차지해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다.

< 김치 축제에서 김치를 활용한 현지식을 선보이는 셰프 완 - 출처: 'Citizens Journal' >

현지에서 김치 수요가 높아지면서 의미 있는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처음으로 '김치 축제(Kimchi Festival)'가 열렸다. 고급 한국 식자재 유통업체인 케이플러스마켓(K PLUS Food Market)은 김치의 날(11월 22일)을 맞아 11월 20일부터 27일까지 김치 축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종가와 농심의 말레이시아 브랜드 앰버서더이자 유명 요리사인 셰프 완(Chef Wan)이 참여해 김치를 활용한 현지 볶음면인 김치미고랭(Kimchi Mee Goreng)을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 전자상거래에서 판매되는 김치 - 출처: 'Lazada' >

한국의 김치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현지 제조업자들의 김치 판매도 활발하다. 특히 현지 제조업자들은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젓갈 없이 채소만 들어간 김치, 할랄(이슬람 율법에 따른 식품) 김치 등 한국 김치와 유사한 맛을 내는 다양한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도 현지 김치가 한국산 김치보다 저렴해 판매량도 많았다. 통신원도 라자다(Lazada), 쇼피(Shopee) 등 전자상거래를 통해 현지 김치를 구매해 본 결과 만족도가 높았다. 통신원이 현지 김치를 구매한 이유는 제품군이 다양하며 국산 김치 대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맛김치, 배추김치, 깍두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반면 온라인에서는 오이소박이, 파김치, 열부김치, 갓김치 등 다양한 김장김치를 구할 수 있다. 현지화로 김치 맛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좋은 원재료로 신선한 맛을 내 만족스러웠다.

< 전자상거래로 주문한 현지 업체의 김치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지 업체는 '유산균' 등 김치의 효능을 내세우거나 김치찌개, 김치전 등 김치 활용 조리법을 홍보하며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한 김치 본래의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운 정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종교적 신념으로 돼지고기나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할랄', '채식'을 앞세운 김치를 내놓았다. 후기에서는 "김치가 신선하고 맛있다.", "할랄 김치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치를 활용해 김치찌개, 김치전과 같은 한국 음식을 해먹기 좋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찾을 수 있었다. 현지인들에게 김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말레이시아인들이 직접 김장한 김치도 판매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치를 즐겨 먹고 더 나아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등 현지인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김치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Citizens Journal》 (2022. 11. 27). Chef Wan hailed as kimchi expert,  

  https://cj.my/127004/chef-wan-hailed-as-kimchi-expert/

- Lazada 공식 홈페이지, https://www.lazada.com.my/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2020). 「김치 수출 호조세에 따른 주요국 김치소비현황 분석」,

https://www.kati.net/board/reportORpubilcationView.do?board_seq=91390&menu_dept2=49&menu_dept3=53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