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공연예술제(FIBA)에서 심청이를 만나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3.21

주재국 및 국제 초연작, 초청작 및 공모작 등을 소개하는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국제공연페스티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공연예술제(FIBA-Festivales Internacional de Buenos Aires)'가 지난 3월 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정부가 주관, 주최하는 이번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공연예술제에서는 주재국 내외 1,500개의 공연 팀이 참여해 시내 50개 이상의 공연장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을 포함한 13개 이상의 국가에서 온 아티스트들은 단독 작품부터 톡톡 튀는 콜라보 작품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기획한 '2022-2023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 '춤을 부르는 판소리, 편지(Dancing in Pansori: a letter)'의 공식 포스터 - 출처: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CC.Coreano) >

< '춤을 부르는 판소리, 편지(Dancing in Pansori: a letter)'의 공식 포스터 - 출처: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CC.Coreano) >


페스티벌의 마지막 주말이었던 3월 4일과 5일 저녁 8시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야외극장인 에바페론 원형극장(Anfiteatro Eva Peron)에서 한국 아티스트 그룹 후컴퍼니(Hoo Company)가 작품을 선보였다. '춤을 부르는 판소리, 편지'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번 공연은 유선후 감독이 <심청가>를 모티브로 기획 및 각색한 작품이다. 특히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혼합된 작품'으로 소개되며 많은 현지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를 방증하듯 무더웠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불문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1,6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원형극장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공연 리플릿을 들고 공연의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부에노스아이레스의 100주년 공원(Parque Centenario)에 위치한 에바페론 원형극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부에노스아이레스의 100주년 공원(Parque Centenario)에 위치한 에바페론 원형극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건반과 보컬, 안무, 판소리, 타악기를 맡은 5인의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랐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건반과 보컬, 안무, 판소리, 타악기를 맡은 5인의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랐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무대에 등장한 유선후 안무가는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심청이, 그리고 심봉사를 섬세한 표정과 몸짓, 동작으로 재현해냈다. 감미롭고도 애달픈 판소리 심청가는 건반, 타악기, 보컬과 판소리 소리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보컬과 판소리의 가사는 모두 한국어였지만 심청이의 심정이 현지인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 장이 바뀔 때마다 무대 아래쪽에 펼쳐진 자막과 배경에 투영된 애니메이션 이미지는 작품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야외극장이라는 특수성도 공연장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특히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가지 소리는 깊은 감성을 더했다.


 < 심청이가 인당수로 향하는 장면에서의 애니메이션 배경은 무대를 더 격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심청이가 인당수로 향하는 장면에서의 애니메이션 배경은 무대를 더 격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고 꽃잎이 휘날리는 장면에서 무대가 끝이 났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고 꽃잎이 휘날리는 장면에서 무대가 끝이 났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판소리의 구슬픈 소리는 심청이의 줄거리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관객들이 심청이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무대 중앙과 전면에 애니메이션을 비춰 극의 시각적 미를 더했는데 이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안무가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에게 연꽃을 선물하고 소통하며 더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순간에는 주아르헨티나 이용수 대사를 무대 위로 초대하는 등의 깜짝 이벤트에 많은 관객들이 환호했다.


< 무대 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후컴퍼니 아티스트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무대 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후컴퍼니 아티스트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무대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많은 관객들이 남아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한 관객은 "한국의 전통과 현재가 조화롭게 녹아 있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다."면서 작품 제작의 배경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무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유선후 안무가는 "이 작품은 특히나 해외 관객들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작품인 만큼 말씀하신 두 가지가 적절하게 반영되기를 바랬다."며 "관객께서 그렇게 느꼈다니 너무 기쁘다."며 심정을 전했다. 또한 "날씨나 바람 소리와 같은 환경이 더할 나위 없이 맞아떨어졌고 무엇보다도 무대 장막이 걷히기 전 관객들의 기다림이 느껴져 긴장되면서도 설렜다."고 설명했다.


< 무대 후 이어진 아티스트와의 질의응답 시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 무대 후 이어진 아티스트와의 질의응답 시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CC.Coreano),
    https://www.facebook.com/centroculturalcoreano/





이정은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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