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하상한국학교 나의 꿈 말하기 대회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3.03.27

2월 교사 회의에서 한글학교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는 것 외에도 함께 모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학생들이 자신이 배운 한국어로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학교에서 좋은 추억이 되고 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3월 18일 수업 시간에 전체 학생이 참가하는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되도록 많은 학생이 참여하도록 학부모에게도 안내하여 학생들이 발표 원고를 만드는 것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였다.

발표를 가장 잘한 학생을 선발해 재미한국학교협의회에서 진행하는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 학교 대표로 추천하기로 하였다.


▲ 2023년 나의 꿈 말하기 대회(출처: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홈페이지, www.naks.org)

▲ 2023년 나의 꿈 말하기 대회(출처: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홈페이지, www.naks.org)


전체 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발표하면 발표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수 있어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발표하기로 하였다. 저학년과 고학년 또는 저학년 고학년 혼합하여 진행하자는 의견으로 나누어졌으나 저학년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혼합 그룹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발표장소에 먼저 온 학생들에게 이전 '나의 꿈 말하기 대회' 발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이전에 한국학교를 다녔던 형 혹은 언니들이 발표한 것을 들으며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에서 보내준 공문에는 2023년 '나의 꿈 말하기 대회' 부주제는 '나눔'이라고 하였지만 하상한국학교에서 진행하는 대회는 처음인 만큼 정해진 부주제를 활용하기보다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창의력을 기대하며 자유로운 주제를 선택하여 발표하도록 하였다.


▲ 유아반 학생들의 발표원고(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1. 촬영)

▲ 유아반 학생들의 발표원고(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1. 촬영)


발표 순서는 저학년부터 시작하였다. 행사를 기획하면서 시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많은 의견이 있었으나 학급별로 3명에게 상장을 주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학생들의 발표내용과 태도를 보고 채점하되 공정한 평가를 위하여 학교 차원에서 채점 기준을 만들었다.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고 있는지, 발음이 정확한지, 독창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 쉬운 표현을 사용하는지, 내용이 적합한지 등에 따라 점수를 주기로 하고 학교에서 미리 만들어 둔 채점표를 발표대회에 참관하는 모든 선생님에게 나누어 주었다.


▲ 나의 꿈 말하기 대회 채점표(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 나의 꿈 말하기 대회 채점표(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발표 시간이 다가오면서 학생들은 선생님과 함께 발표장소에 모였다. 대부분 학생은 발표하는 것보다 함께 모이는 것이 즐거워 이곳저곳을 뛰어다녔으나, 일부 학생들은 발표 자료를 다시 한번 읽으며 대회를 준비했다. 유아반의 현우는 원고도 없이 자신의 꿈을 술술 이야기하였다. 목소리가 큰 데다 머뭇거림도 없어서 더욱 신기했다. 유아반 학생이 한국어를 어떻게 이렇게 잘 할 수 있나 하며 듣고 있던 모든 선생님이 감탄하였다.


▲ 원고도 보지 않고 자신의 꿈을 큰 소리로 말하는 현우(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 원고도 보지 않고 자신의 꿈을 큰 소리로 말하는 현우(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다온반의 민규는 준비한 원고를 읽으려고 했으나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데다 원고의 글씨가 작아서 힘들었다. 서툰 한국어로 시작했지만 듣고 있던 언니와 형들은 민규가 발표를 마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 주었다. 민규는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라며 "예전에 디즈니랜드에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서 어른이 되면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하였다.


▲ 이제 막 한글을 깨친 민규의 발표(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 이제 막 한글을 깨친 민규의 발표(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다온반의 준호는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다. 훌륭한 선수가 되어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도 나가고 싶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한국에 살고 계시는데 자신은 한국 사람이므로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가 되어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인터뷰는 꼭 한국어로 하고 싶다."라며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를 말했다.


▲ 태극마크를 달고 축구하고 싶은 준호(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 태극마크를 달고 축구하고 싶은 준호(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깊은 바다에 관심이 많아 바다를 연구하는 해양학자가 되고 싶다는 지후는 지금부터 과학과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였고. 약사인 부모님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자란 경이는 자신도 열심히 공부해서 약사가 될 것이며 아픈 사람들을 더 많이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였다. 지훈이는 주말이면 아버지와 함께 축구한다며 손흥민과 같은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어 돈도 많이 벌고 한국을 세계에 자랑하고 싶다고 하였다. 지우는 아름다운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 좋아 미술가가 되고 싶다고 했고, 승마하는 서윤이는 처음에는 말이 무서웠으나 지금은 말을 타는 것이 너무 좋다고 하였다. 율이는 법을 몰라서 고생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법을 몰라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도와줄 것이라고 하였다. 기전이는 생물학자가 되고 싶고, 노아는 건축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유명이는 코딩을 비롯하여 다양한 프로그램 공부를 해서 훌륭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 하였고 형서는 유명한 게임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과학과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하였다. 가족들이 모두 수학을 좋아한다는 기건이는 NASA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였으며 은규는 태권도 마스터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춤추는 남자는 발레리노 그리고 춤추는 여자는 발레리나라고 알려준 한유는 장래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채점하면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선생님들의 고민은 점점 커졌다. 발표를 마치고 함께 모여서 의논한 결과 참여한 모든 학생에게 상장을 주기로 하였다. 그리고 내년에는 더 많은 아이디어를 모아 더 나은 대회를 만들기로 하였다.


▲ 하상한국학교 나의 꿈 말하기 발표(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 하상한국학교 나의 꿈 말하기 발표(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 3. 18. 촬영)


일리노이주의 샴버거(Schaumburg)시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자동차로 북서쪽을 달리면 대략 30분 지나 만날 수 있는 인구 8만 명의 작은 도시이다. 약 1,300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를 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사는 탓인지 이곳의 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장소로 인기가 높다. 1층 입구로 들어서면 아이들이 흥미롭게 책이나 미디어를 즐길 수 있도록 마치 놀이터처럼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 샴버거 도서관 1층(출처: 2023.3.19. 촬영)

▲ 샴버거 도서관 1층(출처: 2023.3.19. 촬영)


전통적인 도서관은 2층에 마련되어 있고 다양한 책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곳은 World Language 코너였다. 일리노이주에서는 다양한 민족들이 사는 만큼 이들의 후손이 민족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유럽, 중동, 인도, 중국, 일본어로 된 책들이 보관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어로 된 책들이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다. 머지않아 장래에는 미국의 공립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토요일 한국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면 공립 고등학교에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 샴버거 공공도서관의 월드 랭귀지 코너(출처: 2023.3.19. 촬영)

▲ 샴버거 공공도서관의 월드 랭귀지 코너(출처: 2023.3.19. 촬영)






이준수
 미국 이준수
 하상한국학교 교사
 한국 전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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