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마드리드 청소년문화회관에서 열린 케이팝 문화 행사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5.03

지난 토요일 마드리드의 한 청소년문화회관에서 한류 케이팝 팬들이 주최하는 케이팝 행사 행사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스페인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스페인 팬클럽(@StrayKids_spain)의 주도하에 열려 게임 및 장기 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스트레이 키즈 스페인 팬클럽은 2023년 1월 트위터를 통해 만들어진 그룹이다. 개별 멤버의 팬클럽도 구성해 각 정보들을 모아 스페인 팬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카페를 빌려 팬들과 함께 좋아하는 그룹들의 사진을 전시하고 포토카드를 나누어주는 아이돌 카페 외 이번 행사는 이들이 조직한 첫 문화 행사이다.


< 콘서트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열광하는 스트레이 키즈 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 콘서트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열광하는 스트레이 키즈 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청소년문화회관의 무대가 있는 아래층에는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세비야, 말라가 등 스페인 전 지역의 팬들이 모여들었다. 한류 커뮤니티가 아닌 팬클럽에서 조직한 문화 행사에 이렇게 많은 팬들이 결집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들은 다양한 게임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며 자신들이 사랑하는 아이돌, 그리고 한국문화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랜덤 댄스 시간에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음악 속에서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추는 모습이었다.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콘서트 영상 상영회였다. 생생한 음악과 섞인 팬들의 환호는 실제 콘서트가 열린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또한 멤버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될 때마다 실제로 콘서트를 보고 있는 것처럼 팬들은 건물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거나 목이 쉴 때까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상영장 뒤 공간에서 춤을 추는 팬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건물 밖을 지나던 몇 명의 사람들은 "안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냐?"며 질문하기도 했다. 한 동네 주민은 "익숙한 일"이라며 "케이팝 행사 때마다 많은 이들이 청소년회관을 찾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다. 또한 청소년문화회관의 관계자는 "많은 이벤트와 행사들을 조직하지만 케이팝 행사만큼 많은 방문객들을 부를 수 있는 행사는 없다."며 "10년 동안 그 케이팝이 성장하는 시간을 지켜봤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라 비웃기도 했지만 이렇게나 많은 팬들이 열정적으로 열광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자주 접하게 되면서 편견 없이 음악을 들어보니 50대인 자신이 들어도 신나고 멋지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 마드리드 청소년문화회관에서 열린 케이팝 문화 행사 - 행사 책임자 Dácil 씨 제공 >

< 마드리드 청소년문화회관에서 열린 케이팝 문화 행사 - 행사 책임자 Dácil 씨 제공 >


행사를 위해 말라가에서 온 미레야 씨는 "좋아하는 그룹을 지지하는 스페인 팬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마드리드까지 왔다."며,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새로운 이들을 만나 함께 게임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친구가 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말라가에서도 길거리에서 한국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케이팝의 인기는 대단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드리드의 칼라 씨는 "다음 주 시험이 3개나 있음에도 친구들과 함께 첫 시간에 맞춰 도착해 7시간째 행사를 즐기고 있다."며 "너무 행복한 날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물론 시험이 걱정되지만 좋아하는 그룹의 영상을 보고 사람들과 함께 소리 지르면서 그동안 쌓인 공부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우연히 SNS를 통해 스트레이 키즈의 노래를 감상했는데 완벽한 노래와 춤, 무대 매너, 빛나는 외모까지 갖춘 이들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미친 듯이 케이팝을 찾아 듣게 됐다."고 했다. 또한 "이제는 가족들 모두 팬이 돼 함께 무대 영상을 찾아보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절친이 되었다는 이네스 씨와 마리아 씨는 "혼자 행사장을 찾아 소심하게 둘러보던 중 인사하고 좋아하는 아이돌 이야기를 나누며 소울메이트처럼 죽이 척척 잘 맞아 소름이 돋았다."고 전했다.

팬들은 대부분 어린 학생들이나 20대 초반의 청년들로 같은 취미와 취향을 가진 이들을 만나며 소속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SNS를 통해서도 충분히 소통하고 있지만 직접 만나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오프라인 행사는 더 큰 의미를 가졌다. "과거에는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집에만 있었는데 케이팝을 좋아하게 된 후 같은 취향을 가진 이들을 만나 함께하는 것이 좋아졌다."는 한 팬처럼 케이팝은 개인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며 단순한 음악 이상의 기능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Dácil 씨 제공




정누리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