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소고기를 사랑하는 국가 필리핀으로 한우 수출 기대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12.05

소고기를 사랑하는 국가 필리핀으로 한우 수출 기대


2008년 한우협회는 한우의 날 선포문을 통해 '최고', '제일', '으뜸'이라는 뜻을 담아 1년 중 숫자 1이 세 번 겹치는 11월 1일을 한우의 날로 선포했다. 올해로 제15회를 맞는 한우의 날은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한 날이자, 과거 농업의 근간이자 현재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한우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날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에서는 2023년 한우의 날을 맞아 강원도를 시작으로 전라도, 제주도, 충청도 등 전국 곳곳에서 숯불구이 축제와 한우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국내에서 으뜸으로 자리 잡은 한우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해외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2015년 첫 해외 수출 이후 2022년까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집계한 2022년 한우 수출량은 44.6톤, 금액으로는 약 307만 달러(약 39억 7,000만 원)이다. 그러나 한우의 경쟁상대라 할 수 있는 일본 와규(和牛)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규모다. 일본 와규의 2022년 해외 수출량은 3억 6,600만 불(약 4,738억 원)에 달하는 7,847톤으로 한우 대비 물량은 176배, 금액으로는 119배나 많다. 와규의 첫 수출이 1976년이니 한우 수출보다는 39년이나 빠른 셈이기에 단순히 액수나 물량으로 수출 실적을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하지만 구제역,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와규 수출 실적이 더 높은 것을 보면 일본 와규 시장이 지난 40여 년 동안 축적한 다양한 방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필리핀 한식당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소고기 - 출처: 통신원 촬영 >

< 필리핀 한식당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소고기 - 출처: 통신원 촬영 >


와규 시장 규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올해부터 한우의 말레이시아, 몽골, 캄보디아 수출길이 열렸다. 냉장으로만 가능했던 한우 수출이 냉동으로 확대되면서 홍콩 수출에도 활기가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 럼피스킨병이 확산되면서 한우 수출에 위기가 찾아왔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럼피스킨병에 걸린 한우가 발견되면서 수출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이다. 지난 10일 전국 모든 소가 예방접종을 마쳤다고는 하나 이제 막 수출이 시작된 말레이시아, 몽골, 캄보디아 소비자들이 전염병으로 인해 한우 소비를 꺼릴 수 있어 위기도 예상된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출 시장을 확대 및 개척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한우가 수출되고 있는 만큼 소고기 소비 수요가 높은 필리핀 시장을 적극 고려해 봐야 한다.  

2021년 기준 필리핀인들의 소고기 소비량은 3.6kg으로 전년 대비 5.88% 증가해 소고기 수요가 높은 국가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필리핀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는 닭고기를 포함한 가금류(14.05kg), 돼지고기(10.66kg)다. 이는 소고기에 비해 가금류와 돼지고기 가격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2년 필리핀의 육류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수입된 육류는 돼지고기(52%)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가금류(30.3%), 소고기(13.72%) 순이었다. 소고기는 가금류와 돼지고기와 달리 상대적으로 맛이 좋고 값비싼 고급육(Superior Meat)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소비되지는 않지만, 고급화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13~39세가 전체 인구의 46%를 차지하는 필리핀 SNS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으로, 필리핀 젊은 세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필리핀 소고기 요리를 뽐내거나 값비싼 한식당이나 일식당에서 소고기를 주문한 사진을 자랑하고는 한다.


< (좌)필리핀식 스테이크, (우)필리핀식 소고기 스튜 칼데라타(caldereta) - 출처: 통신원 촬영 >


< (좌)필리핀식 스테이크, (우)필리핀식 소고기 스튜 칼데라타(caldereta) - 출처: 통신원 촬영 >

< (좌)필리핀식 스테이크, (우)필리핀식 소고기 스튜 칼데라타(caldereta)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러한 관점에서 한우의 필리핀 진출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한우는 가공품에 한해서만 필리핀 수출이 가능한 반면 고급육으로 분류되는 와규는 이미 필리핀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최근 와규 수요가 높아지면서 필리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에 와규 전문 식당이 지난 2020년 10월 31일 문을 열어 고급 일본 소고기를 주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와규 스튜디오는 고기구이만이 아니라 일본식 소고기 덮밥인 규동을 비롯한 스테이크 산도, 햄버거 등의 단품도 판매하고 있다. 또한 'Yukke'로 표기하는 육회도 판매하고 있으며 여기에 캐비아와 성게소 등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는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식당에서 선보이는 재료와 가격이 일반적인 필리핀인들이 접근하기에는 가격이라는 진입 장벽이 꽤 높아 보이지만 그럼에도 미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와규 스튜디오는 일본인 요리사가 고급인 고베규를 조리한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와규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요리를 홍보하고 있다.


<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와규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음식 - 출처: 와규스튜디오 페이스북 계정(@WagyuStudioManila) >


<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와규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음식 - 출처: 와규스튜디오 페이스북 계정(@WagyuStudioManila) >

<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와규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음식 - 출처: 와규스튜디오 페이스북 계정(@WagyuStudioManila) >


일본 와규를 구이류 이외에도 여러 요리 형태로 선보이고 있는 것처럼 한국 역시 양질의 한우를 실력 있는 요리사가 조리해 내놓는다면 젊고 경제력이 있는 필리핀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필리핀인들은 한식당이라고 하면 삼겹살을 판매하는 바베큐를 쉽게 떠올린다. 이는 필리핀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는 한식당이 삼겹살 뷔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리핀에는 한국 곰탕 또는 갈비탕 유사한 '불랄로(Bulalo)', 갈비찜과 유사한 '칼데레타(Caldereta)' 그리고 소꼬리를 넣어 만드는 '카레카레(Kari Kari)' 등 소고기를 재료로 활용하는 다양한 요리가 있다. 따라서 필리핀 요리에 한우를 접목하는 방식, 혹은 한우에 고급 식재료를 더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한우 요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협업 과정은 단순히 한우를 수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한국 음식을 포함한 전반적인 한국문화를 필리핀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전국한우협회 홈페이지, 

  https://www.ihanwoo.org/1995


- 아시안 애그리비즈 홈페이지, 

  https://www.asian-agribiz.com/


- 《Philstar》 (2023. 1. 9). Philippine imports of meat, meat products up 16% in 2022,

https://www.philstar.com/business/2023/01/09/2236212/philippine-imports-meat-meat-products-16-2022

- 《한국농정신문》 (2023. 8. 13). [농정춘추] 세계 소고기 시장 한·일전 완패에서 벗어나려면,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1136

- STATISTA(2023),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756518/philippines-meat-consumption-per-capita-by-type/

- 와규 스튜디오 페이스북 계정(@WagyuStudioManila), 

https://www.facebook.com/wagyustudio/







조상우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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