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설날을 맞이하며 미얀마인들과 함께 먹은 떡국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3.07

설날을 맞이하며 미얀마인들과 함께 먹은 떡국


2024년 갑진년이 시작돼 어느새 2월 10일 음력설을 맞이했다. 미얀마는 2021년 군부정권이 들어선 뒤로 군정과 시민군 사이 지속적인 교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2023년 말부터 현재까지 그 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고조되고 자국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국민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사실 웃을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양곤의 쇼핑몰을 방문해 보면 이러한 상황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쇼핑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내전 중인 국가가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2월 10일 음력설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에서도 기념하다 보니 미얀마의 바깥 사정과는 다르게 베트남 기업이 운영하는 미얀마 플라자(Myanmar Plaza) 1층 중심부에서는 거대한 용 조각상을 배치하고 사자춤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현지 식당은 모두 '춘절(Chinese New Year)'이라며 설날에 맞는 메뉴를 준비해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했다. 사실 미얀마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설날이지만 현지인들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음력설을 맞이해 미얀마의 유명 쇼핑몰(미얀마 플라자)에서 진행한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 음력설을 맞이해 미얀마의 유명 쇼핑몰(미얀마 플라자)에서 진행한 행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미얀마에는 약 2~3,000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한인회에서는 음력설을 맞이해 한인 식당과 협업해 떡국을 제공했다. 코리아 센터(Korea Center), 새마을, 강남식당, 바나나, 파란집, 수랏간, 풀문, 운현궁, 해운대, 본죽 등의 식당에서 무료로 떡국을 제공했다. 떡국뿐만 아니라 전, 나물, 떡 등 각종 명절 음식을 함께 내놓았다. 통신원은 미얀마의 지인들과 같이 '서라벌'이라는 식당을 방문했다. 미얀마인들에게는 제공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떡국을 별도로 구매해 지인들에게 맛보게 하려고 했으나, 미얀마인들에게도 떡만둣국과 나물, 각종 반찬이 무료로 제공됐다. 평소 한식당에서 떡국이나 떡만둣국을 먹을 수는 있지만 대중적인 음식은 아닌데 제법 많은 현지인들이 웃으며 맛있게 먹는 모습이었다.


< (좌)음력설 당일 여러 한식당의 떡국 나눔 행사 배너, (우)식당에서 제공한 명절 상차림 - 출처: 통신원 촬영 >

< (좌)음력설 당일 여러 한식당의 떡국 나눔 행사 배너, (우)식당에서 제공한 명절 상차림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 현지인(Ms. Poe Poe)는 "태어나서 떡만둣국을 처음 먹어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찬으로 나온 묵은 조금 물컹거리는 식감에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떡만두국은 고기 육수에 간간한 감칠맛이 돈다고 맛이 좋다."고 전했다. 이어 "음력설을 맞이해 미얀마인들에게도 이렇게 좋은 음식을 무료로 제공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이는 미얀마의 정 문화와 비슷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현지인(Mr. Naing)은 "최근 미얀마에 좋은 소식이 없어 어려웠다. 음력설이 미얀마와 큰 상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음에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받아 기쁘다. 떡보다 만두가 익숙하지만 국물이 있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추후 서라벌 식당의 페이스북 계정을 확인해 보니 미얀마어와 영어로 2월 10일 한국의 갑진년 음력설을 맞이해 떡국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더불어 떡국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둔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 서라벌 한식당에서 게재한 떡국 무료 제공 관련 안내 - 출처: 서라벌 페이스북 계정(@Sorabolmyanmar) >

< 서라벌 한식당에서 게재한 떡국 무료 제공 관련 안내 - 출처: 서라벌 페이스북 계정(@Sorabolmyanmar) >


물론 떡국 무료 제공 소식을 듣고 해당 식당을 찾은 사람도 있겠지만, 식사를 하러 왔다가 우연히 한국 음식을 제공받고 한국의 정을 느낀 사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미얀마인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많은 미얀마인들이 방문해 보고 싶은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뽑기도 한다. 이곳에서 TV를 포함한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한국의 이미지는 '선진국', '멋진 연예인이 많은 국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국가' 등이지만 이렇게 떡국 한 그릇으로도 미얀마인들을 감동시키는 정의 문화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매체를 통해서는 직접 느낄 수 없는 한국의 정 문화는 미얀마인들을 매료시키기 좋은 요소로 보인다. 2024년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한국과 미얀마 양국의 정이 깊어지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관계가 형성되길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서라벌 페이스북 계정(@Sorabolmyanmar),

   https://www.facebook.com/share/p/GNqLrNUDHa3vnwCa/?mibextid=oFDknk







곽희민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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