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MZ세대, 서울의 현대적 매력에 빠져

유럽인들에게 부활절은 큰 명절이다. 인구 70% 이상이 가톨릭과 기독교를 믿는 헝가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새해 달력을 보며 한국인이 구정, 추석과 같은 명절 연휴를 먼저 확인하는 것처럼 헝가리인들은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연휴를 확인한다. 그중 부활절 연휴는 새해가 시작되고 처음 맞는 긴 연휴이다. 올해 부활절은 3월 31일 일요일이다. 이에 헝가리 정부는 2024년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를 공식 국경일로 정했다. 헝가리 학교들은 부활절 연휴에 맞추어 봄 방학을 갖고 직장인들은 추가로 휴가를 내 일주일 이상의 긴 연휴를 즐긴다. 긴 부활절 연휴에 많은 유럽인들이 그렇듯 헝가리인들 역시 세계 각지로 여행을 떠난다.

현지 여행사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각종 여행 상품을 홍보하기에 바쁘다. 부다페스트 시내를 지나다 보면 오프라인 여행사들이 비치해 놓은 부활절 여행 상품 광고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다수의 업체가 대표 여행 상품 중 하나로 한국 여행을 홍보물 전면에 배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한국 여행 상품 홍보는 한층 더 활발하다. 한국 여행을 검색해 보면 많은 현지 업체가 앞다투어 한국 여행 상품을 홍보하고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헝가리 대형 은행 오피티(opt)에서 운영하는 오피티 여행사(opt Travel)는 서울을 "고대 역사와 초현대적인 디자인 및 기술이 교묘하게 결합한 활기차고 흥미로운 도시"라고 극찬했다. 특히 "서울은 실내외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완벽한 관광 명소"라며 "남산타워, 인근 공원을 탐방하다 실내의 미술관으로 이동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라고 평했다. 이어 오피티 여행사는 서울을 여행할 때 꼭 가봐야 하는 명소 10곳으로 남산타워, 북촌 한옥마을, 국립중앙박물관, 롯데월드타워, 경복궁, 청와대, 봉은사, 광화문, 청계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추천했다. 또 다른 기사를 통해서는 부산의 명소나 경주를 소개하며 서울 이외의 지역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 오피티 여행사가 추천하는 서울 명소 10곳 - 출처: 오피티 여행사 홈페이지 >

부다페스트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Eötvös Loránd university) 세종학당에 다니고 있는 헝가리인 리자(Liza, 22)는 2022년 말부터 친구들과 함께 2024년 부활절 연휴에 맞춰 한국 여행을 계획했다. 어릴 적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팬이 되면서부터 한국 여행은 그의 버킷 리스트였다고 한다. 이번 한국 여행에 가장 방문하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묻는 말에 "카페요! 한국 카페 너무 가고 싶어요. 2주 동안 머물 예정인데 하루에 두 군데 이상의 카페를 갈 계획이에요. 그리고 한강 둔치에 가고 싶어요. 한국인들처럼 편의점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공원에서 한강 노을을 바라보면서 케이팝을 듣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처음 방문하는 한국인데 유명 관광지에 가보고 싶지 않냐는 물음에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현지인처럼 소소하게 한국을 즐기고 싶어요. 카페에 가고, 쇼핑하고, 서점에 가고, 한강에 가는 것이 목적이에요.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이 모든 것들을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답했다. 한국 콘텐츠에서 비친 서울의 현대적인 이미지와 현지 트렌드를 경험하고자 하는 MZ세대의 모습이었다.

< 서울 여행 중 회오리 감자를 맛보는 체세 아틸라 - 출처: 체세 아틸라 유튜브 계정(@Csecse Attila) >

헝가리 젊은 세대의 여행 흐름을 방증하듯, 474만 팔로워를 보유한 헝가리 유튜버 체세 아틸라(Csecse Attila)의 지난 서울 여행 영상 두 편은 각각 조회수 약 15만 회를 기록했다. 다른 언어의 자막 없이 헝가리어로 서울 여행을 소개한 영상이다. 체세 아틸라의 서울 여행 영상에는 한국의 전통적인 관광 명소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서울에 도착하고 처음 그가 찾는 곳은 다름 아닌 카페다. 커피빈에 들러 바닐라 빈 크림 콜드브루를 구매하는 그의 여행은 편의점, 길거리 음식, 화장품 쇼핑, 서점 방문 그리고 벚꽃 관광으로 이어진다. 그는 회오리 감자, 설탕을 묻힌 핫도그, 계란빵 등을 소개하며 헝가리와는 다른 한국의 이색적인 식문화를 소개했다. 특히 "화장품, 문구류, 식자재 등 서울 여행의 꽃은 쇼핑에 있다."고 강조하며 매일 구매한 물품을 공개한다.

약 15만 회를 기록한 체세의 서울 여행 영상은 한국의 현대적인 모습과 흐름에 맞춰 여행을 즐기는 MZ세대가 상당히 많음을 방증한다. 세대에 따라 다양화되는 관광 트렌드에 맞추어 전통적인 관광 명소뿐만 아니라 다양한 쇼핑 정보부터 길거리 음식에 이르기까지 해외여행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체세 아틸라 유튜브 계정(@Csecse Attila), https://www.youtube.com/watch?v=W8RVXsPQtjU&t=389s,%20https://www.youtube.com/watch?v=v10N4W3DuRs

- 오티피 여행사 홈페이지, https://www.otptravel.hu/inspiraciok/10-legjobb-hely-szoulban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