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가 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5.31

지난 5월 14일, 2016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프랑스 칸에서 공개된 이후 영화에 관한 현지 언론의 평은 조금씩 엇갈렸지만 뤼미에르 극장에서 <아가씨>를 본 《르 몽드》 기자 이사벨 레니에르(Isabelle Regnier)는 섬세하게 작품을 비평하며 극찬했다. 


지난 5월 18일자 《르 몽드》지 제15면에는 ‘일본과 한국사이 관계의 에로티시즘’이라는 제목으로 <아가씨>에 대한 이사벨 레니에르의 비평이 실렸다. 기사의 서두는 영화를 보기 전 기자의 걱정으로 시작하였다.

《르 몽드》지가 극찬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기사 - 출처 : 《르 몽드》 웹사이트

 

<《르 몽드》지가 극찬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기사 - 출처 : 《르 몽드》 웹사이트 >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로 한국 박스오피스 챔피언을 차지하였고, 왜곡과 디지털식 과장의 전문가이자 폭력적인 가학적 고통의 재해석에 대가인 박찬욱 감독은 미묘함과 섬세함을 작업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지난 5월 14일 아침 8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를 보기 위해 뤼미에르 극장으로 향하던 우리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상영이 끝난 후, 기자는 그것이 선입견이었음을 고백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한 3막으로 구성된 에로틱하면서도 페미니즘적인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상영시간 2시간 25분 동안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기자는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Sarah Waters)의 소설 「핑거스미스(Fingersmith)」에서 영감을 받은 <아가씨>는 이성 간의 전쟁과 계급투쟁을 배경으로 한 조정과 복수의 이야기”라고 소개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영화에 관한 구체적인 평을 하였다.


<아가씨>는 영국 빅토리아 양식의 일본 저택에 갇혀 있는 네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되는 재미있는 유희이다. 각 파트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면서 이전 파트에서 보여준 것에 관해 의문을 제시하여 영화의 줄거리가 무겁지는 않다. 다만, 관객을 무시하는 약간의 냉소적인 방식에 한계를 만나지만 이것이 영화가 주는 순수한 미적인 즐거움을 망치지는 않는다. 마치 만화와 흡사하고, 영화 속 무대장치와 소품들, 아름다운 여배우의 얼굴과 육체를 페티쉬로 삼는다. 박 감독의 연출은 두 여주인공의 그래픽적이면서도 강렬한 동성애 장면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이 장면은 가증스러운 감시인의 도서실에 가득 차 있는 에로틱한 판화들을 연상시켰다. 기자는 이 장면들이 더 보고 싶어진다는 평을 남기면서 기사를 마쳤다.


지난 5월 11일부터 시작된 ‘2016년 칸 영화제’가 12일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22일(일) 폐막하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이외에도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과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출품되어 현지 바이어의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박영주 감독의 <1킬로그램>, 윤재호 감독의 <히치하이커>가 출품되었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안타깝게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한국영화를 전 세계 영화인에게 선보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영호 프라스/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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