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말레이시아 한류 이상무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04.05

최근 한 달 간 말레이시아에는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끈 사건으로 의도치 않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월 13일, 김정남이 피살당한 사건이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40년 이상 우방국의 관계를 지속해왔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 주재 대사에게 추방령을 내리거나 각국에 거주하고 있는 상대국 주민에게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국교 단절에 버금가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무비자 협정을 이루었을 정도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본 통신원의 한 지인은 북한에서 온 학생과 같은 학교를 다녔을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천여 명의 북한인들이 말레이시아에서 거주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사립대학교인 Help University에 다니는 현지 친구 Sophia는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서 학교로 가는 길이 너무나 복잡해졌어.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전 세계의 취재진들이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 몰려있어서 그렇게 된 것 같아. 우리 학교 위치가 북한 대사관이 차로 3분 거리일 정도로 가까운데 이전까지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서 북한 대사관이 위치한 도로를 지나갈 때마다 왠지 기분이 꺼림칙한 것은 사실이야. 게다가 대사관 앞에 취재진도 너무 많아서 이번 사건이 국제적으로도 심각한 사안임을 느낄 수 있었어.”라고 말해주었다.

북한 대사관 앞에서 북새통을 이루는 현지 취재진들

 

<북한 대사관 앞에서 북새통을 이루는 현지 취재진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말레이시아 내에서도 심각한 사안으로 여겨지는 사건인 만큼 말레이시아 국민들도 관련 사항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학교 교수님들은 “모두가 추측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이 사건이 정말로 북한의 소행이라면 이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용서받지 못할 잘못입니다. 게다가 사건 현장인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금지된 독극물을 이용하여 발생한 이 사건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강경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음식점에서도 필자가 한국인임을 알아본 현지인들은 “Are you from North or South Korea?'를 물어보며 필자의 생각을 물어보기도 했다.


김정남의 소식을 다룬 현지 언론 ‘New Straits Times’
 
<김정남의 소식을 다룬 현지 언론 ‘New Straits Times’ - 출처 : 통신원 촬영>


유례없는 국제적인 사건으로 말레이시아 전역이 북한 소식으로 시끄러운 나날이었다. 이 사건의 연장선으로, 현재 우리나라가 북한과 같은 민족이라는 점에서 남북 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현지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무쪼록 현재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반감이 한류 콘텐츠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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