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류팬들로 빛나는 데플림픽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07.25

지난 7월 18일, 터키 삼순(Samsun) 주에서 제23회 하계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30일까지 2주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데플림픽에 한국 선수단은 육상과 배드민턴, 볼링, 유도, 축구, 사격, 탁구, 태권도를 포함한 9개 종목에 79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한국 대표팀의 데플림픽 출전은 1985년 미국 LA대회를 시작으로 9번째에 이르나 ‘형제의 나라’인 터키에서 열리는 이번 삼순 데플림픽 참가는 특별하다.


환대부터 남달랐다. 한국 대표팀은 도착한 14일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한류팬들과 터키인 사물놀이단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고, 개막식에서도 한국 대표단이 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개막식장을 가득 메운 터키 시민들은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 시민은 “우리의 유일한 형제국은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그리고 한국 뿐”이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였다. 삼순 곳에서 한국드라마 또는 K-POP을 사랑하는 한류 팬들과 그 가족들이 한국선수들의 참전 경기에 찾아와 응원을 하고, 선수단과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몇시간이고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원정경기이지만 그들 덕분에 선수단이 느끼는 외로움은 결코 크지 않을 것이다.

삼순공항

 

<한국대표단을 환영하기 위해 삼순 공항에서 대기 중인 한류팬들 - 출처 : 현지일간지 Hurriyet>


한국대표단


<제23회 삼순 데플림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된 한국대표단 환영식- 출처 : 통신원 촬영 및 공유>

개막식 한국대표팀

 

<제23회 삼순 데플림픽 개막식 퍼레이드 중인 한국대표팀 - 출처 : 대한장애인체육회>


오직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4시간 떨어진 도시에서 온 한류팬도 있었다. 살리하라는 이름의 이 여학생은 자신 또한 소아마비를 겪은 장애인으로서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소식을 늘 지켜봐 왔다고 한다. 비록 지지대 없이는 거동도 불가능한 장애인이지만 한국의 팬으로서 삼순까지 온걸 보면 살리하의 한국에 대한 애정만큼은 세계 어느 한류팬에 뒤지지 않는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회장은 한국과 러시아의 축구 예선전을 관람하던 중 경기장을 찾은 살리하에게 크게 감동하여 각종 기념품과 덕담을 나누었다. 

한류팬

 

<한류팬 그리고 장애인으로서 데플림픽 한국대표단을 응원하기 위해 삼순을 찾은 살리하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류팬들의 활약이 돋보인 것은 바로 데플림픽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였다. 선수촌과 경기장, 도시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한국어를 알고 있어 한국 선수단과 임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봉사업무에 지원한 삼순 지역의 젊은이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 경기장과 상황실에서 통역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뷔쉬라의 경우 어릴 적부터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 대학에서 한국어문학을 전공하였으며, 한국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거주한 경험도 있다. 뷔쉬라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자신의 고향인 삼순을 안내하고, 선수들이 불편을 겪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며 대표팀에게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 되었다.


한국대표단 통역


<데플림픽에서 한국대표단 통역 중인 뷔쉬라와 필자 - 출처 : 통신원 촬영>


선수촌에서 한국대표단 지원스텝으로 지원한 하티제는 뷔쉬라와 같은 대학 같은 과(앙카라대 한국어문학) 2년 선배로 역시 한국어에 능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실에서 선수들이 차질없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티제 또한 고등학교 재학 당시 즐겨보던 한국 드라마들을 통해 한국어의 아름다움에 반해 해당 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어를 배운 터키인 자원봉사자들이 한국대표단을 위해 선수촌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한류팬들의 활동은 한류가 현지 청년들의 진로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시사한다. “한국드라마가 좋아서” 또는 “EXO가 좋아서”와 같은 단순한 계기로 한국문화와 한국어 학습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한국어 실력은 어느새 데플림픽과 같은 전문성과 세심함이 필요한 현장에서 사용될 만큼 매우 가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였고, 따라서 그들 자체가 소중한 인적자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이 좋기 때문에 한국팀을 응원하고 싶다”는 순수한 동기로 국제행사에 참여하는 경험을 얻게 되었다. 이는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갈망하는 이 청년들에게 중요한 캐리어가 될 것이다. 모쪼록 한국을 향한 자신들의 애정과 한국어 능력을 다시 한국을 위해 아낌없이 쏟는 이러한 터키 청년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마땅한 기회들이 주어지길 기대한다.


터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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