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재즈로 즐긴 아리랑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7.08.02

LA 한국문화원(원장, 김낙중)은 올해초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전시, 공연, 워크샵, 영화, 태권도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주제로 <한국 문화가 있는 날>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의 <한국 문화가 있는 날> 행사는 지난 7월 26일(수), ‘엔쿠엔트로(Encuentro, 조우)’라는 제목으로 LA 문화원 3층의 아리홀에서 펼쳐졌다. 재즈 음악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날 공연을 담당한 밴드는 LA를 기반으로 여러 차례 크고 작은 무대에서 재즈 음악을 공연한 바 있는 ‘켈리 최와 체스톤디 프로젝트(Kelly Che and the Chestondi Project)’였다. ‘체스톤디 프로젝트’는  LA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즈 뮤지션들이 결성한 밴드이다. 구체적으로 멤버들을 살펴보면 보컬에 한국인인 켈리 최(KellyChe), 키보드에 조우 로톤디(JoeRotondi, 이탈리아계 미국인), 베이스에 에드워드 레스토(Edward Resto, 푸에르토르코 계 미국인), 트럼펫에 해리 김(Harry Kim, 쿠바계 미국인), 드럼에 애런 서퍼티(AaronSerfaty, 베네주엘라인), 퍼쿠션에 조이 데 레온(Joey De Leon,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등 총 6명이다.

체스톤디 프로젝트

 

<엔쿠엔트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켈리 최와 체스톤디 프로젝트>


다양한 문화적 배경은 곧 각자 멤버들 음악 세계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여러 문화적 배경을 지닌 멤버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만들어내는 음악에는 인류 보편의 정서와 함께 역동적인 에너지가 가득 느껴졌다. 이날 공연에는 약 200여 명의 LA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뮤지션들의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만큼 이날 객석을 채운 관객들 역시 다채로웠다. 멤버들 각자가 공연 소식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이를 본 멤버들의 지인들이 여럿 공연 장소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체스톤디 프로젝트’의 독특한 음악 세계에 대한 호기심에 라틴 재즈 뮤지션과 힙합 뮤지션 등 다른 음악을 하는 이들도 다수 공연을 찾았다. 또한 세종학당에서 현재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일부 객석을 채웠다.


오후 7시 30분 공연이었는데 관객들은 6시 30분경 일찌감치 도착해 와인과 치즈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었다. 공연 장소인 아리홀은 그날 공연의 성격을 고려해, 평소의 극장식과는 달리, 재즈 라운지 형식으로 재배치되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촛불도 밝혀 놓아 관객들로 하여금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도록 했다. 관객들은 리셉션에서 마시던 와인 잔을 그대로 가지고 와 마시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공연은 7시 30분부터 시작돼 9시까지 중간 휴식 시간 없이 계속 진행됐다. 켈리 최씨는 중간 중간, 자신들이 공연하는 레퍼토리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이며 토크 컨서트 형식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덕분에 관객들은 몇몇 곡들이 다소 생소한 음악이었음에도 이해와 함께 편히 즐길 수가 있었다.   


이번 공연은 <한오백년>, <도라지타령>, 한국의 3대 아리랑에 포함되어 있는 <밀양 아리랑>과 <진도 아리랑>, <새야 새야 파랑새야>, <뱃노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해바라기 곡), <어느새>(장필순 곡) 등 한국의 전통 음악과 가요, 그리고 미국의 스윙 재즈, 사우스 어메리칸 음악, 페루 리듬과 라틴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하이브리드로 결합해 새로운 크로스오버 재즈를 들려줬다.


특히 <밀양 아리랑>은 기타와 보컬을 중심으로 편곡했고 <진도 아리랑>은 록 분위기가 나는 재즈로 변신시켰다.<한오백년>은 매우 빠른 업템포 재즈 스윙으로 재탄생됐고 <뱃노래>는 완전 라틴 재즈로 바꾸어 분위기를 업 시켰다. 본래 삼박자인 <도라지타령>은 11박자로 바꾸어 독특한 분위기를 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는 페루의 전통 음악 가운데 하나인 마리네라(Marinara)스타일로 편곡을 했다. 객석의 페루계 미국인이 듣더니 “이건 우리 음악인데요.”라는 추임새를 넣는다.

 

한국인 관객들은 한국 노래가 나올 때마다 편곡으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지만 따라하는 모습들이었다.

“저희가 2년 전, 문화원에서 공연을 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관객들이 좋다는 표현도 많이 하시고 아는 노래는 따라하기도 하면서 참여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면 ‘앙콜’도 먼저 외쳐주시고 신나는 노래가 나가면 어깨를 들썩들썩해주시네요. 한국인 관객들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뭐니뭐니해도 <아리랑>인 것 같아요.” 이날 공연에서 노래를 부른 켈리 최씨의 말이다.

체스톤디 프로젝트

 

<공연을 끝낸 후 멤버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끝곡으로는 <리베르탱고(Libertango)>와 장필순의 <어느새>를 믹싱해서 공연했는데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멤버들을 향해 기립박수를 쳤다. ‘켈리 최와 체스톤디 프로젝트(Kelly Che and the Chestondi Project)’는 이번 공연의 제목인 ‘엔쿠엔트로(Encuentro,조우)’를 타이틀로 한 2집 앨범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녹음은 시작됐다. 이날 공연에서 새롭게 선보인 곡들을 2집 앨범에 넣을 계획이고 1집 앨범에 수록했던 <엄마야 누나야>는 5박자로 새롭게 편곡해 삽입했다.


“저희 2집 앨범은 안드레아 보첼리의 기타리스트인 라몬 안드레아와 제가 공동으로 프로듀싱했어요. 라몬이 한국 노래를 잘 몰라서 오히려 더 신선하게 편곡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켈리 최씨는 말한다. 


몇몇 EP는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진도 아리랑과 밀양 아리랑 EP 싱글은 이날 공연에 참가했던 이들도 구입해가는 모습이었다. 김낙중 한국문화원 LA 원장은 “문화원에는 전통 공연이 대부분인데 모던한 공연을 보니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 음악과 재즈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관객들도 2년 전 1회 공연 때보다 더 많이 즐기는 모습인 것 같아요. 그만큼 한국 문화가 미국 주류 사회 저변에 많이 알려지고 있다는 얘기이겠지요.”라고 말했다.

 

* 사진 제공:  Kelly Choi

미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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