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터키문화 홍보 기관,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 사무소 개원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9.01.21

해외에 터키 문화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유누스 엠레* 문화원이 마침내 서울에 개원했다. 문화원은 협력 협정을 체결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 캠퍼스 내에 위치하며 곧 터키어와 터키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 및 강좌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누스 엠레 문화원은 터키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기관 중 하나인 유누스 엠레 연구소의 직속 산하 기관으로 2007년 터키 정부에 설립되어 2009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 첫 공관을 설립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 세계 38개국에서 46개의 문화원을 운영 중이다.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산하의 한국문화원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서 자국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유누스 엠레 연구소는 매년 한국을 포함해 터키어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 청년들을 터키에 초청해 터키어 연수와 여행 기회를 제공하는 ‘터키어 여름학교’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 관련 정보 : https://www.turkceyazokulu.com/)


* Yunus Emre : 13세기경 인물로 추정되며 아나톨리아 문화와 사상을 집대성한 수많은 시를 남겼다. 터키통화 200리라 지폐의 뒷면에는 그의 초상화와 대표적인 시구 '사랑합시다, 사랑을 받읍시다(Sevelim sevilelim)'가 삽입되어있다.


(※ 관련 리포트 : 터키문화의 세계화를 꾀한다. 유누스 엠레 문화원 (2017.10.16.)


<한국사무소 개원 소식을 알리는 유누스 엠레 연구소의 포스터 - 출처 : 유누스 엠레 연구소>


<한국사무소 개원 소식을 알리는 유누스 엠레 연구소의 포스터 - 출처 : 유누스 엠레 연구소>


유누스 엠레 문화원의 한국 사무소는 사실 수년전부터 개원을 추진해왔으나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공관 위치에 대해 유관기관 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2016년 쿠데타 시도가 발생하면서 연기를 거듭해왔다. 이번 개원 소식이 더욱 반가웠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지난 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이 방한한 것을 계기로 개원을 위한 노력이 추진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 사무소 담당자로는 유누스 엠레 연구본원에서 근무하던 외즈귀르 잔 이을드즈(Ozgur Can Yildiz) 씨가 파견됐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터키어 문학을 전공했다. 최근 그와 면담을 가진 에르신 엘친(Ersin Ercin) 주한 터키 대사는 터키를 형제국가로 여기는 한국에서 터키의 문화적 가치를 제도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엘친 대사는 본 문화원의 활동들이 △터키 언어와 문화의 적절한 홍보와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터키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한국 내 터키 문화 홍보 영역에 침투해 쿠데타 시도의 배후인 FETO 및 산하기관들의 활동을 점진적으로 제거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100% 터키 정부의 지원으로 운용되고 있는 기관인 만큼 외교뿐만 아니라 터키 국내정치를 위한 목적으로도 본 기관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주한 터키 대사를 방문한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 사무소 책임자 이을드즈 씨 - 출처 :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사무소>


<주한 터키 대사를 방문한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 사무소 책임자 이을드즈 씨 - 출처 :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사무소>


FETO는 터키의 저명한 교육가이자 이슬람 사상가인 페툴라 귤렌(Fethullah Gulen)이 설립한 단체로 전 세계에 회원 및 봉사자들을 파견해 학교를 운영하고 터키 문화를 홍보해왔다. 하지만 2016년 7월 15일 발생한 쿠데타 시도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때 자신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조언자였던 귤렌과 FETO가 쿠데타를 계획했다고 확신하고 수년째 그 세력을 추적 중이다. 그 과정에서 터키 정부는 귤렌의 송환을 두고 미국과 마찰을 빚었던 것과 유사하게 다른 국가들과도 관련자 송환, FETO 산하 기관들의 폐쇄 요구 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 공식적으로 드러난 바는 없지만, 한국 내에도 FETO에서 파견됐거나 FETO를 정신적·물질적으로 후원해온 상당한 수의 터키인들이 체류했거나 아직도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엘친 대사가 유누스 엠레 문화원의 역할을 두고 위와 같이 언급한 것은 그 존재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터키의 국내정치적 배경이 어찌 됐든 터키에 관심이 있는 한국시민들과 특히 터키에서 터키어 또는 터키학을 전공한 한국인들에게 국내에 이러한 물리적 공간이 생긴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본 문화원이 점차 활동을 확대해감에 따라 이러한 터키 유경험자들에게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돈다. 단순한 호기심 또는 유학, 해외 취업 등을 목적으로 터키어를 배우고자 했던 시민들에게도 어학의 기회가 확대됐다. 그동안 이러한 시민들은 과외나 온라인 강좌 또는 한국외대에 유일하게 개설된 터키어문화교육원 퇴메르(TOMER)에서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터키어를 접해왔다.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 사무소는 다가오는 3월 터키어 강좌를 여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고, 이 외에 터키의 문화예술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터키 정부가 후원하는 ‘터키 학술·과학 협력(TABIB)’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 참고자료


ABIB 프로젝트의 공식 홍보영상(터키어), https://youtu.be/f5h58v5_O3k

유누스 엠레 문화원 한국 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https://seul.yee.org.tr


엄민아 터키/앙카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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