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일본 초등학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K-Pop 커버댄스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9.01.23

음악방송서비스 리서치 기업 ‘USEN’에서 일본 전국의 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좋아하는 아티스트’ 설문 조사 결과 20위 안에 트와이스, 샤이니, 방탄소년단, 빅뱅 등 총 4팀의 K-Pop 아티스트가 이름을 올렸다. K-Pop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패션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한류를 이끄는 계층은 청소년 세대라고 생도 과언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인이 되고 싶다’란 해시 태그를 검색하면 그 수는 2018년 12월 기준 무려 1만 8,000건이 넘는다. 게시물의 대부분은 얼짱 메이크업 방법과 셀카, K-Pop 스타의 사진과 함께 한국 문화를 동경하는 내용이다. 10대 사이에서 한국 문화가 폭발적인 지지를 받게 된 이유는 제2차 한류붐이 일어난 2010년 이후의 일이다. 2000년대 중반에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대 히트를 계기로 제1차 한류 붐이 일어났는데, 당시는 중년 여성 외에 세대까지는 한류 붐이 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소녀시대, KARA, 동방신기 등 K-Pop이 붐을 견인했고, 그들의 노래는 일본 언론에서도 활발히 다뤄져 더욱 넓은 세대까지 한류 붐이 이를 수 있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 2차 한류 붐 때부터 유행이 되고 있는 것이 있다. K-Pop 인기곡에 맞춰 춤을 추는 커버 댄스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2018 오사카 그룹댄스 페스티벌에서 K-Pop에 맞춰 커버 댄스를 선보이고 있는 댄스팀 - 출처 : 통신원 촬영>

<2018 오사카 그룹댄스 페스티벌에서 K-Pop에 맞춰 커버 댄스를 선보이고 있는 댄스팀 - 출처 : 통신원 촬영>


<2018 오사카 그룹댄스 페스티벌에서 K-Pop에 맞춰 커버 댄스를 선보이고 있는 댄스팀 - 출처 : 통신원 촬영>


오사카에서 2010년부터 K-Pop 전문 댄스 스쿨 <헤이요>를 운영하고 있는 댄서 김성수 씨와 유지 씨에 따르면 K-Pop 커버 댄스가 고조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1년 겨울부터라고 말한다. 김성수 씨는 “그 무렵부터 K-Pop에 맞춰 일명 ‘군무’라 일컫는 여러 명이 함께 추는 커버 댄스 써클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일본 각지에서 커버 댄스 경연대회가 열리면서 고등학교나 대학교 동아리가 생성되면서 커버댄스 문화가 확산됐다”고 말한다. 유이 씨는 “물론 그 이전부터 취미로 춤을 추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카라와 소녀시대가 일본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실력의 그룹 댄스를 선보였다. 그 영향으로 젊은 세대에게 K-Pop이 유행했고, K-Pop 하면 빠질 수 없는 댄스도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Pop 커버 댄스는 당시 일본 언론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댄스팀들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위해 유튜브를 통해 자신들의 댄스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실력을 가리기 위한 댄스 콘테스트가 열리면 실제 K-Pop 그룹의 팬들이 참여해 콘테스트를 즐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댄스 경연대회의 참여 연령대는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 다양하다. 보통 댄스 콘테스트라고 하면 학교에서 하는 학예회 정도의 수준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의 그룹은 상당한 실력을 뽐낸다. 내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오사카 유니버셜 댄스 콘테스트’에서는 K-Pop 댄스 그대로를 재연해 내는 팀이 많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면서 “콘테스트의 재미 중 하나는 콘테스트를 보러 오는 관객들의 반응이다. 자신들이 아는 K-Pop 노래가 나오면 마치 실제 아티스트가 무대에 서기라도 한 것처럼 뜨거운 함성과 응원을 보내는데 그 열기가 어마어마하다”고 김성수 씨는 전한다.


하지만 한일 관계 악화와 K-Pop 그룹의 잇따른 활동 중단 등으로 커버 댄스 붐이 줄어들었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유이 씨는 “확실히 2014년에는 커버 댄스 붐이 이전만큼 못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런 흐름 때문에 <헤이요> 댄스 스쿨도 한산했지만, 제3차 한류 붐의 주동자가 되고 있는 트와이스의 등장으로 또다시 청소년들로 댄스 스쿨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초등학생이 무척 늘었다. 어린 친구들이 미국의 팝에 맞춰 춤을 추기엔 무리가 있다. 아시아인과 미국인은 몸집이 다르며 댄스가 너무 격하거나 섹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일본인과 몸집이 비슷해 춤을 따라 하기에 수월하다. 초등학생의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운동을 위해서 찾기도 한다”고 말한다. 최근 방탄소년단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일본 곳곳에는 K-Pop에 맞춰 군무를 추며 땀을 흘리는 이들로 가득하다.


박하영 오사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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