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독일에서도 극찬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6.03

독일에서도 이견은 없었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두고 독일에서도 극찬이 쏟아졌다. 바로 옆 나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적 영화제에 대한 독일의 관심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높다. 베를린국제영화제 '보유국'인 독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5월 25일, 옆 나라에서 실시간으로 들려온 낭보에 통신원도 앉아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했다. 독일 미디어에서도 곧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 소식이 이어졌다. 하루종일 봉준호 감독의 얼굴과 <기생충>의 스틸컷이 독일 미디어의 주요 페이지에 자리했다. 거의 대부분의 매체가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받아야 마땅한 상'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영화 전문 사이트 'Filmstart.de'에 소개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 출처 : 필름스타트

<독일 영화 전문 사이트 'Filmstart.de'에 소개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 출처 : 필름스타트>

 

독일의 영화 전문매체 '키노차이트(Kinozeit.de)'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별점 5점 만점을 부여했다. 해당 매체의 영화평론가 베아트리체 벤(Beatrice Behn)은 '봉준호는 직접 우리의 얼굴 한가운데를 때려버리는 신랄한 사회비판을 하기 위해서 작가주의와 장르영화를 합치는데 정말로 능숙한 감독이며, 기생충은 또다시 아주 잘 다듬어진 방식으로 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웃픈 유머의 달인이다. 웃기는 순간은 극도로 악하게 변하고, 근본적인 운명이 닥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슷한 결의 영화로 올해 칸영화제에 함께 소개된 켄로치 감독의 ,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히로카즈 고레에다의 <어느 가족>를 함께 언급하면서 봉준호의 <기생충>은 이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그는 '봉준호는 이 영화들보다 깊이나 표현에 있어서 이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여기에 코미디, 드라마, 스릴러, 슬래셔 등 다양한 장르의 배경으로 전환하는데, 이는 사실적일 뿐만 아니라 은유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기생충>에서 봉준호가 관심을 가지고 동정심을 주는 대상은 지하에 사는 사람들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지만, 결코 이중적이지는 않다. 영화의 제목 기생충을 가난한 가족과 연관시키는 것이 쉬워 보인다. 하지만 진짜 기생충은 다른 사람들의 노동과 시간, 에너지로 살아가는 부잣집 박 씨네 가족이다. 이 노동자들은 박 씨네를 위한 풀타임 서비스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며, 스스로는 자유와 안전을 누리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젠 '봉준호 영화'의 특징으로 분류되는 장르 전환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키노차이트'는 '기생충이 봉준호의 영화가 아니었다면, 불의함을 푸념하거나 고발하는 데서만 끝났을 것이다. 격화되는 순간이 없다. 기생충은 바로 이 지점을 단호하게 잘 표현한다. 피가 낭자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미어터질 정도로 폭발 직전이다. 계급투쟁과 오랜 기간 업신여김 당하고 인간성을 박탈당한 데서 나온 분노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메라 촬영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발악은 하지만 훌륭한 카메라를 통해서 아주 깔끔한 형태로 절제되어 있다. 고요하고, 정확히 나누어져 있으며, 거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카메라는 정확한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마치 사건에 함께 참여하는 것처럼, 내막을 잘 아는 목격자처럼, 같이 복수를 꾀하는 사람처럼,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통제된 채로 말이다.'

 

'키노차이트'의 마지막 평가는 봉준호 감독에 대한 애정까지 느껴진다. 사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지극히 한국적인 모습을 바라보는 봉 감독의 시선이 이곳에서도 잘 전달되고 있다. '<기생충>이 궁극적으로 빛을 발하는 이유는, 봉준호가 사회적 약자층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그의 모든 캐릭터들을 합당하게 대했다는 사실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한쪽에 손가락질하기는 쉽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결국 모든 불쌍한 돼지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은 <기생충>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영화는 흑백에는 관심이 없다. 이 영화는 이윽고 핏빛 붉은색으로 뒤섞일 때까지 그 중간의 색을 보여 주고자 한다.'

 

또 다른 영화 전문매체인 '필름스타트(Filmstarts.de)'도 '봉준호는 또 한방 때렸고, 이번에도 역시 훌륭하게 연출된, 고약하게 웃기고 잔인하게 악한 사회적 폭발력을 지닌 희비극을 가지고 왔다'고 평가했다.

 

<독일 언론에 보도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 소식 – 출처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독일 언론에 보도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 소식 – 출처 : 쥐드도이체차이퉁(하)>

 

독일의 주요 종합 미디어들도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알리면서 극찬을 이어갔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이 결국 모든 다른 이들을 압도했다'고 썼다. 《FAZ》는 '걸작들과 훌륭한 영화가 많은 페스티벌에서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영화제 후반기에 영화의 품질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때 이 한국영화가 모든 이들을 다시 의자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장르가 훌륭하게 혼합된 이 정치적 영화는, 보는 즉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캐릭터의 앙상블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기자 블로그에 쓴 후기에서 '봉준호의 영화는 영화제 마지막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봉준호는 칸에서 이미 여러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엄청나게 가난하지만 똑똑한 가족이 엄청난 거부의 집에 침투하는 웃긴 순간들이 담긴 그의 드라마는 이번 영화제에서 받아 마땅한 상을 받았다'며 또 한 번 좋은 평가를 내렸다.

 

《벨트(Welt)》는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 기사를 실으면서 '봉준호는 그동안 '숨겨진 팁'이었다'면서 '거장 감독의 클럽에 막 가입한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라고 소개했다. 봉준호는 벨트와의 인터뷰에서 <기생충>에 표현된 한국의 빈부격차, 감독 개인의 장르 취향, 설국열차 당시 하비 와인스타인과의 갈등, 넷플릭스와의 협업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외에도 《쥐드도이체차이퉁》, '독일공영라디오' 등 독일 주요 언론에서 모두 '받을만한 상'이었다며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기생충>의 독일 개봉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른 곳보다 조금 느린 독일은 잊을만하면 영화가 개봉된다. 독일에서도 하루빨리 <기생충>이 극장에 걸리기를, 또다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자료

https://www.kino-zeit.de/film-kritiken-trailer/parasite-2019

http://www.filmstarts.de/kritiken/255238.html

https://www.faz.net/aktuell/feuilleton/kino/goldene-palme-fuer-gisaengchung-von-bong-joon-ho-16207157.html

https://www.deutschlandfunkkultur.de/72-filmfestival-in-cannes-goldene-palme-fuer-parasite-von.1013.de.html?dram:article_id=449765

https://www.sueddeutsche.de/kultur/cannes-filmfestival-goldene-palme-1.4462929

https://www.zeit.de/kultur/film/2019-05/filmfestival-cannes-goldene-palme-fuer-parasite-bong-joon-ho

https://www.welt.de/kultur/kino/article194239905/Cannes-Sieger-Bong-Joon-Ho-So-habe-ich-Weinstein-ueberlistet.html?fbclid=IwAR36lcaogpqXiEoPUe0bNczImVOrSTpQjOi8AxL85UNuc-HJrX78HOXJa-g



성명 : 이유진[독일/라이프치히],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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