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 젓가락, 누르술탄에서 전시 중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7.29

전시회 기간에 대한 광고판전시회 기간에 대한 광고판

 

모든 나라는 저마다 독특한 식사문화를 보유한다. 지리적 특성상, 예를 들면 바다 가까이에 사는 민족, 바다가 없는 대륙에서 생활하는 민족 간 식사문화는 확연히 다를 테지만, 모든 문화에는 배경이 있고, 철학이 있다. 앞서가거나 뒤처지는 경우는 없다. 어느 대륙에 위치하는지에 상관없이, 인류는 보편적으로 식문화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차이점은 처한 환경에 따라 발생하며, 중요성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예법, 식기 사용법도 달라진다.

 

박물관 내 진열된 젓가락박물관 내 진열된 젓가락

 

한편,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은 한국 문화 행사를 종종 개최하는데, 이번에는 식문화 관련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어 상기 언급한 식문화, 특히 한국의 식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고 있다. 전시회 및 국제 행사 개최지 대통령박물관 ‘나자르바예프 오르탈르그(Nazarbayev ortaligi)’에서 전시 중인 ‘젓가락 특별전(K-Chopsticks: Connection)’이 그 주인공이다.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주최, 청주시, 청주시문화재단, 카자흐스탄 대통령박물관의 협력으로 성사된 동 전시회는 2019년 6월 11일부터 시작돼 8월 11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국 식사 도구인 젓가락을 주제로 한 전시회는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CIS 지역에서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자르바예프 센터는 도시의 왼쪽 아크오르다(Akorda) 대통령궁 인근에 위치한 건물로, 최근 카자흐스탄 대규모 행사 및 국제 행사 개최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서 한국 식문화, 젓가락이 소개된 것은 처음이다. 전시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해당 장소가 대통령궁 근처라는 점, 다른 박물관에 비해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 때문에 현지인, 외국인 모두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통신원이 전시회를 방문했던 날에는 현지 학생들도 견학차 방문, 큐레이터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큐레이터는 한국 젓가락의 특징에 더불어 식문화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청주시 지역 예술가와 협력, 특화된 제품에 더불어 수저 유물들이 전시됐는데, 통신원의 눈에는 청주시 로고가 새겨진 젓가락이 눈에 띄었다. 전시된 젓가락은 나무, 쇠, 금, 은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됐다. 일반 백성들이 사용했을법한 젓가락부터 양반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고급 젓가락까지 다양했다. 

 

통신원은 큐레이터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누르술탄 소재의 중학교 학생들은 여름 방학 동안 학교의 기획으로 그룹을 구성해 동 박물관을 방문하며, 누르술탄 외 지역 초등 및 중학교 학생들도 시청의 후원으로 방문한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학생들에게 대통령의 역할, 업무와 누르술탄, 카자흐 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은 카자흐스탄과 수교 관계를 맺고 교류를 활발히 하는 국가 수장들과 교신한 편지, 주고받은 선물, 관련 사진 등 다양한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동 건물 3층에 마련된 전시회장 내부에는 전시품마다 자세한 설명문이 붙어있었는데, 카자흐어, 러시아어, 영어까지 총 3개 국어로 번역돼 카자흐스탄뿐 아니라 다국적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아무래도 나자르바예프 센터가 국제회의 개최지로도 이용되다 보니, 다국어 지원은 사실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큐레이터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젓가락을 설명하고 있다 큐레이터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젓가락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 및 케이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현지인이라 할지라도, 사실 한국만의 식문화나 식기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들은 그동안 한류를 체험했던 경험, 미디어를 통해 젓가락 사용법의 인지 여부에 상관없이 한국의 식사 및 식기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언론 보도를 통해 한국 젓가락을 접해본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간단한 소개가 전부이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해보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카자흐인들은 식문화 및 식기에 관심이 많은 편이며, 그 역사도 깊어 독립 이후 국가 차원에서 홍보 중이다. 

 

나무젓가락과 젓가락 관련 한자 서적 나무젓가락과 젓가락 관련 한자 서적

 

증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고대시대부터 중국과 교류해왔다. 이에 카자흐인들은 중국문화 및 젓가락 문화를 잘 알고 있다. 이번 전시는 중국식 젓가락, 한국식 젓가락을 비교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카자흐스탄 내 한식당을 방문해 한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마 젓가락에 깃든 역사와 문화, 정확한 사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다. 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카자흐인들에게 이번 전시회는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들 역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현지인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던 나뭇잎 모양 그릇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던 나뭇잎 모양 그릇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아카쒸 다스탄 [카자흐스탄/아스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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