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베트남 사람들의 국기(國技), 태권도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19.08.21

대한민국 전통 ‘국기(國技) 태권도’가 베트남에서 한류(韓流)를 넘어, 베트남 국기(國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베트남 호치민시에선 한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7군 푸미흥(Phumyhung)에서만 태권도장을 볼 수 있었다. 푸미흥의 2~3개 정도 태권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학생은 한국인 학생들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푸미흥 지역에 태권도장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푸미흥 지역 외의 로컬지역에서도 태권도장을 볼 수 있다. 태권도장에 다니는 학생들도 예전 같이 한국 학생들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학생들과 다른 외국인 학생들도 많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이 태권도 사범도 예전에는 한국인밖에 없었지만, 요즘은 태권도를 가르치는 베트남인 사범도 많이 볼 수 있다. 태권도가 베트남에 보급되고,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받을 만큼 베트남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다는 증거일 것이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태권도는 베트남 사람들 속에서 국기(國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물론 베트남도 전통 무술 ‘보비남(vovinam)’이 있다. 하지만, 보비남의 역사는 태권도만큼 그리 길지 않다. 보비남은 1936년 무술가 응웬 록(Nguyen Loc)에 의해 창시(당시 여러 종류로 전해 내려오는 베트남 무술을 한데 모아 정리함)된 무술이다. 베트남 문화가 중화권이라 보비남도 중국의 여러 무술을 종합해 놓은 느낌이며, 실제 외세와 전쟁이 많았던 베트남 역사의 특성상 전투 무술에 가깝다. 이러한 보비남의 특성으로 베트남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지 못하고, 대중들에게도 전파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태권도는 신체를 강건하게 하고, 심신 수련을 통하여 인격을 도야하며, 기술단련으로 자신의 신체를 방어하는 호신의 무술이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러한 태권도의 특성이 베트남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태권도에 매료되어 태권도를 익히고, 사랑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베트남 현지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업을 운영한다. 학생들의 신체 발달과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몇몇 태권도 한국인 사범들이 현지 초등학교에 재량 기부 차원에서 교육 봉사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정규 체육교과 시간에 태권도 사범을 초빙, 정식으로 수업하고 있다. 현지 학생들의 호응도 높아 태권도 수업은 인기가 대단하다.

 

008년 호치민시 롱안(LongAn) 초등학교 태권도 수업 장면 – 출처 : 대한태권도정도관(롱안)

008년 호치민시 롱안(LongAn) 초등학교 태권도 수업 장면 – 출처 : 대한태권도정도관(롱안)

2008년 호치민시 롱안(LongAn) 초등학교 태권도 수업 장면 – 출처 : 대한태권도정도관(롱안)

 

 베트남 출신의 70개 이상의 매달을 획득한 세계적인 태권도 그랜드 마스터 호탄퐁(Ho Thanh Phong) - 출처 : VTV 베트남 출신의 70개 이상의 매달을 획득한 세계적인 태권도 그랜드 마스터 호탄퐁(Ho Thanh Phong) - 출처 : VTV

 

8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베트남 다낭시(DaNang City)에 위치한 Tien Son Sports Palace에서 ‘제3회 Hong Bang International Taekwondo Prize Cup’ 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대회 조직 위원회는 매년 베트남 다낭 시청(DaNang City)의 문화·스포츠국과 협력하여 대회를 운영한다. 대회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베트남 내에서 태권도 경기 중 손꼽히는 경기에 해당한다.

 

경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번 대회에는 태국과 라오스에서 참가한 국제 대표단과 베트남 전국에서 시도별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27개 대표단의 약 200명의 남녀 선수가 출전하였다. 태국과 라오스에서 참가한 대표 팀들은 자국 내에서 입상한 팀들로 우수한 기량을 나타냈으며, 베트남 본선 참가 선수들도 지역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팀들로 기량이 우수하여, 대회 경기 수준이 아주 높아 관중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번 대회는 18개의 금메달을 놓고 대회 참가 선수들의 열띤 경기가 펼쳐지는데, 경기 운영은 팀 경기와 클럽 경기로 진행되었다. 대회 관람객 입장에서는 이틀간의 짧은 경기 일정으로 볼거리에 대한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경기였지만, 대회 참가 선수들은 자신이 참가한 종목의 짧은 경기 시간에 지금껏 쌓아 온 모든 역량을 쏟은 경기였다.

 

11일 마지막 폐회식에 앞서 시상식에서는 클럽 경기 부문에서 1위는 태국 대표단, 2위는 홍손(Hong Son) 클럽, 3위는 홍쾅(Hong Quang) 클럽이 수상하였고, 팀 경기 부문에서 1위는 Danang National Training Center의 대표단, 2위는 Hong Tri Viet Cup, Danang Training Center의 대표단, 3위는 Third People's Police League의 대표단 팀이 수상하였다. 대회에 참가했지만 메달 순위에는 입상하지 못한 많은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남았지만 입상 선수들에게 큰 박수와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며 축하해주었고, 시상식이 끝난 다음에는 선수들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서로 격려해주는 축제의 장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스포츠 정신과 태권도의 정신이 실감 나는 장면이었다. 

 

제3회 Hong Bang International Taekwondo Prize Cup 대회 – 출처 : TTXVN

제3회 Hong Bang International Taekwondo Prize Cup 대회 – 출처 : TTXVN제3회 Hong Bang International Taekwondo Prize Cup 대회 – 출처 : TTXVN제3회 Hong Bang International Taekwondo Prize Cup 대회 – 출처 : TTXVN제3회 Hong Bang International Taekwondo Prize Cup 대회 – 출처 : TTXVN

 

베트남에서는 태권도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등의 국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국가 대표단을 모집 선발하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것 이외에도 많은 국내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많은 베트남 일반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를 수련하고 연마하여 클럽이나 팀, 개인별 자격으로 국내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태권도는 이제 단순히 코리아의 전통 운동 종목이 아닌 베트남 사람들이 신체를 단련하고 정신을 수양하는 하나의 국기(國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현재 한류(韓流)는 문화의 여러 장르로 확산되고, 해당 나라의 문화와 한데 어우러지고 융합되어 새로운 문화로 창조되고 발전되어 가고 있다. 21세기는 첨단과학기술의 영향으로 문화가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탈융합적인 형태로 발전되어 나아갈 것이다. 우리의 한류가 문화의 여러 장르에서 기저가 되고 초석이 되어 21세기 문화의 선도로 자리 잡아 나아가길 바란다.



성명 :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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