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이란 한류 커뮤니티의 '원조', 코리아선(Koreasun) 멤버들과의 만남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9.12.03

한국과 한국문화, 특히 케이팝을 사랑하는 팬 커뮤니티는 전 세계적으로 포진돼있다. 이란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에야 10대 청소년들이 팬 커뮤니티 모임을 결성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이란 내 한류가 처음 소개되던 당시에는 대학생들이 커뮤니티 활동의 주축을 이뤘다. 한국 문화와 한류 전파에 누구보다 열정을 보이고 앞장섰던 대학생들은 이제는 시간이 흘러 직장 생활을 하거나, 학업을 이어 대학원에 진학해 생활 중이다. 한류 커뮤니티의 ‘원조 리더’라 불리는 이들은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한류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통신원은 이들의 초대를 받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란 한류의 중심을 이루는 케이팝 리더들의 모임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란 한류의 중심을 이루는 케이팝 리더들의 모임 – 출처 : 통신원 촬영>

 

미팅 장소는 테헤란 소재의 한 레스토랑이었다. 잘 가꿔진 야외 정원과 함께 프라이빗 룸도 잘 갖춰진 곳이었다. 알고 보니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방문이 가능한, 이른바 핫 플레이스였다. 약속 장소에는 예전 크고 작은 케이팝 관련 모임이 있을 때마다 모두 한 번씩은 만났던 멤버들이었다. 모임의 회장 시나를 비롯한 알리, 메흐르다드, 나자닌, 시와, 바허레, 마흐셔, 마티에, 사라, 사바까지 10명의 멤버들은 모두 대학교는 졸업한 상태였고, 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대학원에 다니는 중이라 늦은 저녁 시간에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케이팝 아티스트의 사진이나 앨범, 기념품을 가지고 와 서로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란에서 케이팝 굿즈를 어떻게 구할 수 있었는지 물어보았더니, 한국에서 유학 중이거나 어학연수를 간 친구들이나 한국인 팬클럽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우편으로 받아보았다고 답변했다.


레스토랑 정원 속 프라이빗 룸 – 출처 : 통신원 촬영

<레스토랑 정원 속 프라이빗 룸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란 내 결성된 케이팝 커뮤니티의 ‘원조’이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클럽은 2009년 결성된 ‘한류 센터’라고도 불리는 ‘프라클스(Pracles)’다. 현재는 코리아선(Koreasun)이란 이름으로 변경됐다. 한편, 프라클스는 지금의 다양한 커뮤니티 결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라클스를 결성하고 지금의 코리아선까지 이끌어 온 회장은 시나 씨로, 당시 케이팝 팬이라면 모두 프라클스, 코리아선에 소속돼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코리아선은 결성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커뮤니티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고, 블로그 및 라디오 활동에도 영역을 확장했다고 한다.


이란 케이팝 커뮤니티 ‘코리아선’의 온라인 활동공간 - 출처 : 인스타그램(@koreasun.ir)(좌), 텔레그램(@Koreasun_)(우)

<이란 케이팝 커뮤니티 ‘코리아선’의 온라인 활동공간>

<출처 : 인스타그램(@koreasun.ir)(좌), 텔레그램(@Koreasun_)(우)>

 

코리아선의 구독자는 현재 2,300여 명으로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 사이트를 시나 씨 혼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그동안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각자 사회활동이 너무 바쁘고 사는 곳과 출퇴근 시간이 많이 달라 모이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란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은 모두 군대를 2년씩 다녀와야 하는데, 한국과는 다르게 대학교를 졸업한 다음에야 갈 수가 있으며, 대학 재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입대가 불가능하다. 코리아선의 남성 멤버들은 군입대 때문에, 여성 멤버들은 직장 생활, 유학, 결혼 생활 때문에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후문이다. 지금이야 각자 어느정도 사회에서, 가정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운영이 재개됐고, 모임도 다시금 결성해오고 있는데, 초기 멤버들이 다시 모이면 코리아선은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 방식을 개편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리아선 멤버들을 처음 만났던 당시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멤버들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어를 몰랐던 리더들이 모두 테헤란 세종학당, 사설 한국어 학원에 등록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익혀 현재는 모두 수준급으로 구사하게 된 것이다. 통신원이 이란 한류 커뮤니티 모임에 초대받게 된 것은 2015년께부터였는데, 당시 ‘엑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멤버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당시 리더들은 대부분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했는데, 케이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을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고 익혔다고 한다.

 

최근 이란 내 한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팬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는 연령대는 중학생이 대부분이다. 한류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초기에 비해 연령대가 대폭 낮아진 이 시점, 커뮤니티 활동을 오랜 기간 이끌었던 코리아선과 프라클스의 운영 방식 개편을 두고 연구 중이라고 하니, 신규 팬덤 견인에 더불어 운영의 효율성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성명 :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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