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20년 간의 한류열풍: 과정과 공감대 형성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9.12.06

최근 싱가포르계 일간지 《채널 뉴스 아시아(Channel News Asia, 이하 CNA)》는 11월 24일 기사 ‘20년 동안 한국문화에 사로잡힌 미얀마, 현재 몰아지는 한류 강풍’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동 보도는 미얀마 대중들의 한국문화를 향한 인식과 그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했다. 기사는 미얀마인 Zay Linn Htike 씨, 한국인 박진 씨와의 대담 내용을 담았다. 미얀마에 거주하는 이 두 사람은 미얀마에서 한류가 어떻게 흘러왔고, 사회적으로 어떤 공감을 형성하고 있는지 자세히 언급했다.

 

Zay Linn Htike 씨가 기억하는 한류에 대한 첫 이미지는 ‘집에서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기다렸던 것’이다. 그가 20여 년 전 처음 접했던 한국 드라마는 <가을동화>였다. 발전기가 없었던 당시, 정전이 되면 어머니가 그를 데리고 다른 집으로 가서 <가을동화>를 시청했다. 또 그 집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회고했다. 그 정도로 한국 드라마에 열광했던 2000년대 초반의 미얀마는 당시 군부 독재 시기였고, TV를 틀면 단 2개의 채널만이 존재했기에 선택지가 없었다. 《MKCS》의 박진 과장은 하루 종일 TV에서는 뉴스, 선전, 민족 고유의 노래만이 방영되던 당시,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한국 드라마는 지금의 미얀마 한류 열풍의 시초였다고 평가한다.


미얀마 한류 20년 관련 기사 – 출처 : CNA

<미얀마 한류 20년 관련 기사 – 출처 : CNA>

 

Zay Linn Htike 씨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한류 열풍의 영향권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다. 현재 ‘JAY’(이하 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그는 미얀마의 K-Pop 그룹 ALFA의 리더다. 양곤 북부의 한 작은 스튜디오에서 제이 씨는 동료들과 춤을 연습 중이며 6명으로 구성된 ALFA는 모두 서울 거리에서 볼법한 헤어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들은 주로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ᄄᅠᆯ친 방탄소년단, 엑소와 같은 그룹의 히트곡을 커버하는데, 향후에는 한국인이 작사, 안무를 맡은 곡에 미얀마어로 가사를 입히고, 현지 대중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곡을 발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양곤에 이어 기타 지역에서도 공연을 개최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니콘서트를 소화할 예정이다. 멤버 모두 JBJ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통해 멤버로 영입되었다. 리더 제이 씨는 “현재 ALFA의 멤버들만 보더라도 한국문화와 언어를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미얀마 대중들은 수년에 걸쳐 한국어 말하기를 연습한다. 한국어 학습자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그중에는 나보다 한국 아이돌과 문화에 대해서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 많아 놀라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는 2016년 1,826명에서 작년 3,393명으로 증가한 바 있다.

 

박진 과장은 “기본적인 한국어 표현에 더불어 음식과 문화는 이미 현지 대중들에게 익숙하다. 한류는 단지 대중문화뿐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다. 누구나 ‘안녕’, ‘고마워’ 정도는 말 할 줄 알고, 그 의미도 알고 있다”고 언급한다. 1989년 미얀마 이주 이후 미얀마 문화 언어를 습득한 박 과장은 10년 후 소규모 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어 학원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로 TV 방송국에서도 강연했는데, 당시 함께했던 배우 Grace Swe Zin Htaik는 “과거 중국드라마가 미얀마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우선, 번역 때문이다. 한국어는 미얀마어와 비교했을 때 구조적으로 유사성이 있어 이해하기 쉬웠던 반면, 중국어는 달랐다는 점이다. 또 다른 요인은 공감대 형성 실패였다. 한국드라마는 ‘가정 중심’, ‘고부갈등’ 등, 공감할 수 있는 소재 설정 덕에 큰 인기가 있었다.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관심은 음식, 패션으로도 확장됐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어 “한국에게 미얀마는 지난 20년 동안 태국이나 베트남처럼 인프라가 성숙한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라였다. 최근에는 (미얀마에) 관심을 조금씩 보이고 있으나, 이익 창출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현재 시장성보다는 양 국가의 문화를 잘 알고 가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중계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혹자는 ‘미얀마 한류는 끝났다’고 말하지만, 통신원은 한류 새롭고 다양한 형태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 예측한다. 한국에서는 케이팝임에도 잘 모르는 노래, 아티스트를 미얀마 사람들의 그 정체를 단번에 알아낸다. 문화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형성되거나 변화하는 것이기에, 그 변모 과정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 https://www.channelnewsasia.com/news/asia/myanmar-has-been-obsessed-with-korean-culture-kpop-12065570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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