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카스피해 휴양지 반다르에안잘리에서도 판매되는 김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2.05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채소 발효식품으로한겨울에도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독특한 보존과 저장 방식으로 만들어진다한국을 대표하는 김치는 이제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져서 다른 나라에서도 김치를 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보급되어 있다하지만 이란에서 여전히 김치는 생소한 외국 음식이다수도 테헤란에서도 한국 식당이나 한국 슈퍼마켓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이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도 김치를 구하기가 어려워 직접 만들어서 먹는다그러나 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고춧가루와 젓갈이 필요한데외국인 슈퍼마켓에서 배추를 구할 수는 있지만 매운맛을 내는 고춧가루젓갈을 구하기가 어렵다그런데 이란 카스피해 소재의 유명 휴양지 반다르에 안잘리에서는 한국 김치가 판매되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스피해 반다르에안잘리 소재의 한 슈퍼마켓. 김치를 판매 중이며, 포장에는 한국어로 ‘김치’라 쓰여있다카스피해 반다르에안잘리 소재의 한 슈퍼마켓. 김치를 판매 중이며, 포장에는 한국어로 ‘김치’라 쓰여있다<카스피해 반다르에안잘리 소재의 한 슈퍼마켓김치를 판매 중이며포장에는 한국어로 김치라 쓰여있다.>

 

이란에서는 흔히 쇼멀이라 불리는 카스피해 휴양지는 여러 인기 휴양지가 밀집한 곳으로반다르에안잘리도 그중 하나다반다르에안잘리는 테헤란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라쉬트 도시에서도 자동차로 1시간 정도를 가야 하고테헤란 수도에서는 자동차로 6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이렇게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테헤란에서도 구하기가 어려운 김치를 판매한다니놀라울 따름이다김치가 담긴 포장 상자에는 한글로 김치라는 단어가 맛있게 드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쓰여있었다양에 비해 가격도 저렴했다직접 구매해 먹어보니 한국산 고춧가루젓갈 맛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분명히 김치의 맛이었다슈퍼마켓을 다시 찾아 김치를 만든이가 누구냐는 통신원의 질문에가게 주인은 한국인이 아닌 이란인 여성이라 답변했다.

 

포장에 한글이 쓰인 김치를 직접 만들어 슈퍼마켓에 공급하고 있다는 대학생 샤하르 씨<포장에 한글이 쓰인 김치를 직접 만들어 슈퍼마켓에 공급하고 있다는 대학생 샤하르 씨>

 

슈퍼마켓 주인의 연락 덕분에 판매용 김치를 직접 만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현재 대학생이라는 샤하르 씨(23)는 라쉬트대학교에서 생물학으로 학사학위를 받고 현재 대학원 진학 준비 중이라고 한다한국어 구사 여부를 질문하니 배우지 않아서 모른다고 답변했다한국어이란어로 김치’, ‘맛있게 드세요라는 문구는 인터넷으로 찾아보고그림과 글씨는 카피한 것이라 말한다.

 

한국 김치를 먹어보거나 만드는 것을 배웠냐고 물어보니김치를 직접 만들기 전에는 한국 김치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다한국 드라마한국영화를 보면서 한국에 관심이 많아졌고현재는 케이팝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샤하르 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김치가 너무 맛있게 보였다고 한다그러던 중 작년 초겨울시장에서 배추를 파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이는 김치를 직접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반다르에안잘리에서는 초겨울 1~2개월 정도만 배추를 파는 곳이 있는데이란 사람들은 이 배추를 샐러드용으로 사서 먹는다.

 

샤하르 씨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유튜브 자료를 최대한 활용했고이란산 고춧가루와 소스마늘을 사용했다고 한다김치를 만들어서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자랑삼아 나누어 주었고, “처음 먹는 새로운 맛인데 맛있다”, “또 만들어달라는 반응이 많아 올해 배추가 나오자마자 김치를 담그고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한다이후 김치를 사 먹겠다는 사람들도 생겼고이에 슈퍼마켓에 김치를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한국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종종 라면과 김치를 찾는 경우를 종종 접했고김치는 한국 드라마에도 등장하기에 김치를 찾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고도 말했다또 샤하르 씨는 배추가 김치의 주재료이기에 배추 재배되는 계절에만 김치를 담그고수익이 목적이라기보다 김치를 먹고 싶다며 찾는 사람들을 위해 공급을 하는 데 재미를 느낀다고 전했다주변의 친구들도 김치에 흥미를 가지고먹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냐는 질문에는 친구들보다 어머니를 비롯한 어른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한국어도 모르고한국 김치도 먹어본 적도 없는 이란인 대학생이단지 한국과 문화에 관심으로 김치를 만들고또 현지인들에게 판매한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기쁜 일이었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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