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류의 중심지가 되어가는 마켓 낀 쇼핑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2.06

한국이야 별스러울 것도 없는 쇼핑몰이 LA에서는 한류 문화의 중심지로 각인되기도 한다. 가주 마켓 플레이스가 그런 장소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2015년 12월, 1층의 마켓이 문을 열고 이후 2층 소매점과 3층 푸드코트에 세입자가 들어서면서 가주 마켓 플레이스는 CGV 시네마가 들어서 있는 마당몰과 함께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현지인과 한국 동포들의 발걸음이 많은 쇼핑몰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가주 마켓 플레이스의 2층에는 꽃집, 미용실, 부티크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화장품 소매점도 여럿이라 방탄소년단 핸드크림과 마스크팩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덕분에 그 외의 K-뷰티 아이템들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 소매업자들은 얼굴에 희색이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제이홉의 캐릭터인 망아지가 그려진 팩을 살까, 뷔의 캐릭터인 하트가 그려진 팩을 살까 고민하는 현지인 소녀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판단이 안 선다는 듯, 7개 모두를 챙겨가는 통큰 소비자들도 자주 만날 수 있다. 2층 한 가운데 중앙 정원에는 동양적 분위기의 대형 항아리와 잉어 모양의 조형물을 화단과 함께 장식해 놓았다. 곳곳에는 쇼핑하다 지친 다리를 쉬어 갈 수 있는 벤치, 테이블과 의자가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3층은 푸드코트와 각종 전문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다. 또한 도심 속 녹색 공간인 로프트 탑을 꾸며놓은 것이 마치 공원이라도 산책하는 듯한 여유를 느껴볼 수가 있게 설계돼 있다.

 

도심 한복판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도 마땅치 않은 이들은 가까운 거리의 가주 마켓 플레이스를 찾아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간만의 한가로운 시간을 즐긴다. 특히 주말 이곳은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LA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사람 북적이는 흥겨운 분위기를 만든다. 3층에 현재 성업 중인 레스토랑들로는 명랑시대 쌀 핫도그, 카폐 예, 한식 전문점 븟, 빙수 전문점 밀탑(Meal Top) 등이 있다. 백종원의 구이 전문점 본가는 곧 개업을 앞두고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빙수 전문점 밀탑에는 각종 빙수 뿐만 아니라 인절미 토스트, 인절미 팬케이크 등 토속적인 맛이 가득한 디저트까지 갖춰놓아 현지인들의 디저트 취향을 바꾸어가고 있다.

 

갈 때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는 명랑시대 쌀 핫도그 점은 그 인기가 대단하다. 명랑시대 쌀 핫도그는 나무젓가락 하나에 소시지를 꽂고 이를 반죽해서 튀겼다는 점에서는 예전 학교 앞에서 먹어봤던 핫도그와 다를 바가 없는데 뭔가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일단 반죽은 쌀반죽이라 밀가루 반죽보다 훨씬 더 담백하면서도 찰진 맛이 있다. 안의 내용물도 예전 학교 앞의 핫도그처럼 육류보다 밀가루가 더 들어간데다가 분홍색 색소만 더한 소시지가 아니라 고기 맛이 훨씬 더 많이 나는 고급진 소시지이다. 안의 내용물이 꼭 소시지만 있는 것은 아니고 종류에 따라 치즈만 들어간 것, 가래떡만 들어간 것도 있다. 모짜렐라 핫도그, 체다치즈 핫도그, 통가래떡 핫도그, 오징어먹물 핫도그, 감자 핫도그, 모짜체다 핫도그 등 다양한 종류의 핫도그들은 가공육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언론의 보도와는 상관 없이 엄청난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핫도그 하면 미국이 원조이건만 어째서 한국식 핫도그 점이 이처럼 인기인 걸까. 줄 서 있는 한 현지인 남성에게 물어보니 “이제껏 먹어왔던 핫도그 맛과는 달리 겉에 두른 반죽이 바삭하고 고소해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요즘은 가장 한국적인 한식도 광적으로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한둘이 아닌 세상이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현지인들 경우에는 자신들에게 친숙한 식재료와 조리 방식을 사용한 요리에다가 약간의 한국적 요소를 더한 음식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즉 불고기 샌드위치 또는 갈비 햄버거처럼 친숙한 메뉴에 약간의 한국적 요소를 더한 음식들의 경우, 거부감이 덜해 부담 없이 시도해보는 것이다. 명랑시대 쌀 핫도그 역시 가장 미국적인 음식 핫도그라는 점 때문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접근하는 것이다. 그런데 핫도그이지만 이제까지 먹어왔던 것과는 뭔가 조금 다른 맛, 그 맛의 기억이 나쁘지 않았을 때, 현지인들의 호기심은 호감으로 변하고 결국에는 충성스런 고객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이제껏 한국식 닭튀김 집이 그처럼 인기를 끌었던 현상으로도 어느 정도 설명된다. 한국 요리 조리법을 다루는 유튜버 동영상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불고기도 갈비도 김치도 아닌 한국식 닭튀김이다.

 

이런 여러 매장과 레스토랑을 찾기 위해 가주 마켓 플레이스를 찾았던 현지인은 자연스레 1층의 마켓으로 내려가 한국 음식 재료들을 구입한다. 마켓과 한국 식당, 그 외 여러 한국 제품을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는 쇼핑몰은 LA에서 한류의 전파 현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3층에서 내려다본 가주 마켓 플레이스 2층 쇼핑몰<3층에서 내려다본 가주 마켓 플레이스 2층 쇼핑몰>

 

공원처럼 녹색 인조 잔듸에 테이블을 갖춰 LA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가주마켓플레이스 3층<공원처럼 녹색 인조 잔듸에 테이블을 갖춰 LA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가주마켓플레이스 3층>

 

도심 속의 공원처럼 꾸며진 가주 마켓 플레이스 3층<도심 속의 공원처럼 꾸며진 가주 마켓 플레이스 3층>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사진 찍는 현지인 여성<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사진 찍는 현지인 여성>

 

마켓 플레이스 3층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현지인 소녀<마켓 플레이스 3층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현지인 소녀>

 

가주 마켓 플레이스 최고 인기 먹거리로 등장한 명랑시대 쌀 핫도그<가주 마켓 플레이스 최고 인기 먹거리로 등장한 명랑시대 쌀 핫도그>

 

가장 미국적인 메뉴 핫도그의 한국식 변신<가장 미국적인 메뉴 핫도그의 한국식 변신>

 

이 시간이 가장 한가했던 때. 보통 때는 발 디딜 틈 없고 줄도 무척 길다<이 시간이 가장 한가했던 때. 보통 때는 발 디딜 틈 없고 줄도 무척 길다>

 

핫도그의 무한 변신<핫도그의 무한 변신>

 

한국적 분위기로 꾸민 화단<한국적 분위기로 꾸민 화단>

 

가주 마켓 플레이스의 화장품 코너에 진열된 BTS 핸드크림<가주 마켓 플레이스의 화장품 코너에 진열된 BTS 핸드크림>

 

가주 마켓 플레이스의 화장품 코너에 진열된 BT21 마스크팩<가주 마켓 플레이스의 화장품 코너에 진열된 BT21 마스크팩>

 

3층의 식당과 2층의 매장에서 쇼핑을 즐긴 현지인들은 자연스레 1층의 한국 마켓인 가주 마켓에 내려와 식료품들을 쇼핑해간다<3층의 식당과 2층의 매장에서 쇼핑을 즐긴 현지인들은 자연스레 1층의 한국 마켓인 가주 마켓에 내려와 식료품들을 쇼핑해간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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