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베트남 생수시장에 부는 한류바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4.03

베트남에는 두 개의 큰 강이 흐르는데, 하나는 메콩강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이공 강이다. 음력 8월에는 추석 전후로 약 2개월 동안 조수 간만의 차가 커지고, 밀물 시간에는 해수면이 높아져 강과 하천이 범람하면서 농경지가 침수하는 곳이 발생한다. 침수로 인해 농경지가 유실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강물과 하천의 범람으로 농경지가 비옥해져 거름 없이도 농사가 잘 되기도 한다.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이 기간 밀물 시간에는 하수구의 역류로 도로에 물이 차오르기도 한다. 하수처리 정비시설이 잘 되어있는 시내 1군이나 한인타운(푸미흥 지역)이 있는 7군도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긴다. 이외의 다른 지역은 성인 무릎 높이까지 도로가 침수되고, 침수된 물이 집안으로 흘러들어 집이 침수되기도 한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은 집을 짓거나 보수할 때 침수로 인한 도로의 물이 집안으로 흘러들어오지 못하도록 대지 위에 약 1미터 정도 시멘트로 바닥을 높이고 집을 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썰물 시간이 되면 물이 싹 빠져서 도로에 물에 젖은 흔적만 남는다. 만약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없다면 이 기간에는 수인성 질병이 창궐할지도 모른다.

 

깨끗한 위생환경이 되지 못하니, 베트남에서는 수돗물을 믿고 마실 수 없다. 정수시설로 지하수를 정수하지만, 수돗물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면 배탈이 난다.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어 끓여 먹어도 안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 사람들조차도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사람은 드물다. 시내 1군이나 7군 한인타운이 있는 푸미흥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지역 정수시설이 비교적 잘되어 있지만, 다른 지역들은 정수된 수돗물에 불순물이 더 많이 들어있어 식수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은 생수를 많이 구입한다. 더불어 최근에는 가정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여러 외국 브랜드의 정수기가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웅진코웨이 정수기가 요즘 베트남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생수 중 가장 대표적인 생수는 펩시의 ‘아쿠아피나(AQUAFINA)’와 네슬레의 ‘라비에(LA VIE)’가 있고, 최근에는 코카콜라의 ‘다사니(DASANI)’까지 3종류의 생수를 가장 많이 구입한다. 펩시의 아쿠아피나는 수돗물을 화학적으로 여과한 후, 역삼투압방식으로 재처리하고 미네랄을 첨가한 제품이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많이 구입하는 제품 중 하나이다. 네슬레의 라비에는 펩시의 아쿠아피나와 달리 화학적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광천수이다.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끓이면 미네랄이 응고되어 가라앉아 침전물이 발생하는데, 그 탓에 음식물을 조리(가열)할 때 사용하지 않고, 식수로만 사용한다. 코카콜라의 다사니는 펩시 아쿠아피나처럼 정제수이다. 식수로도 사용 가능하고, 물을 끓여도 상관없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가열)할 때에도 많이 사용된다.

 

아쿠아피나, 라비에, 다사니 – 출처 : SPEED L

<아쿠아피나, 라비에, 다사니 – 출처 : SPEED L>

 

베트남 생수 시장의 빅3 구도에 롯데마트도 뛰어들었다. 롯데마트는 자체 브랜드 ‘초이스엘 1DAY2’를 런칭하고 판매중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롯데기업 이미지가 좋은 편이어서 특별한 제품광고 없이도 베트남 현지인들의 ‘초이스엘 1DAY2’ 구매는 가파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3월부터는 롯데마트의 ‘초이스엘 1DAY2’뿐만 아니라, 한국브랜드 생수가 하나 더 늘어났다. 바로 베트남 현지에서 식품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해 나아가고 있는 오리온이 ‘제주 용암수’를 베트남에 수출하여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초이스엘 1DAY2’와 오리온의 ‘제주 용암수’ - 출처 : 롯데마트, 오리온<롯데마트의 ‘초이스엘 1DAY2’와 오리온의 ‘제주 용암수’ - 출처 : 롯데마트, 오리온>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물어봤을 때, 한국에 방문한다면 가장 가보고 싶은 명소로 손꼽히는 여행지는 제주도와 서울이다. 통신원의 베트남 지인들도 제주도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한국드라마에서 보던, ‘자연이 아름다운 청정지역’이다. 이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생수 ‘제주 용암수’는 현지인들이 인식하는 제주도의 이미지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마트에 가면, ‘제주 삼다수’를 수입해서 판매하는데 가격은 보통 10,000동(한화 약 500원)이다.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다른 생수 제품들의 가격을 살펴보면 500ml 기준로 3,000~5,000동(한화 150~250원)이다. 이들 제품과 비교해보면 제주 삼다수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마트에 간다면 다른 제품들보다 삼다수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 삼다수가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면에서 다른 제품들보다 신뢰도가 높기 때문인 것 같다. 2018년 다사니와 아쿠아피나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동 제품들의 신뢰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이 상황이 어찌 보면 한국 생수 수출시장에는 신뢰도 향상의 계기가 됐던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한류의 영향으로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산 제품에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롯데마트 초이스엘 1DAY2에 대한 신뢰감과 오리온 제주 용암수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높다. 우리 기업들이 우수한 제품의 질로 소비자들의 믿음을 지켜나간다면 베트남 생수 시장의 구도는 재편될 것으로 기대된다.


    - 성명 :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통신원]
    - 약력 : 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사 호치민시토요한글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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