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코로나19를 둘러싼 가짜뉴스와 문화현상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4.21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가짜 뉴스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반려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폐렴 백신을 사용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구강청결제로 가글(헹굼)을 하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마늘을 먹으면 신종 코로나 감염을 막을 수 있다?’, ‘항생제가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등이다이 물음들에 대해 WHO는 모두 아니다.’라는 답변을 냈다. WHO의 답변은 맞는 말이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에서 언급된 뉴스들은 모두 가짜일 수밖에 없다의학계에서 치료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가짜 뉴스들을 유심하게 살펴봤다그 이유는 뉴스가 아닌 이미 한 국가나 사회에서 대중들이 문화로 인식해 온 정보들까지도 모두 가짜 뉴스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터키 ‘콜로냐’와 코로나 바이러스 – 출처 : KAPSAM HABER YORUM

<터키 콜로냐와 코로나 바이러스 – 출처 : KAPSAM HABER YORUM>

 

한 예는 터키인들의 문화에서는 뺄 수 없는 콜로냐다콜로냐는 레몬향이 나는 코롱으로 3가지 간단한 성분(에틸 알코올향료)로 만들어진다주 마다 장미꽃(으스파르타), 감귤꽃(안탈랴), 올리브꽃(아이발륵), 사과(아마시아등 다양한 재료로 향을 입힌다귀한 손님들이 왔을 때 향이 가득한 콜로냐를 손에 뿌려 주면서 환대용으로 주로 사용한다알코올 성분이 강하기 때문에 느낌이 시원하고손님의 입장에선 깨끗하게 대접을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터키인들은 콜로냐를 일상에서 사용한다남성들의 경우 세면을 하고 나서 스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땀 냄새를 제거할 때도 사용한다화장실을 다녀 온 다음에도 사용하고병원에서도카페에서도 한다콜로냐는 터키인들에게 일상이고문화 그 자체이다.

 

콜로냐가 터키인들에게 문화로 자리 잡은 데는 역사적 근거 역시 존재한다지금은 콜로냐가 터키인들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일상의 문화가 됐지만콜로냐의 역사는 독일에서 처음 시작됐다. 1690년 독일 쾰른에서 Jean Paul Feminis라는 길거리 가판대 상인에 의해 제조됐다그 이전에 콜로냐를 누가 처음 발견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콜로냐가 처음 사용된 목적은 의료용이었다상처 난 부위에 살균을 하거나 입을 헹궈 균을 죽이는 목적으로 사용됐다근육통을 없애기 위한 치료목적으로도 쓰였다그 후로 터키에는 18세기 오스만 제국 때 수입하기 시작해서 1882년에 자체 생산에 들어갔다그리고 터키 공화국이 수립되고 1912년 터키 이즈미르 주(州)에 공장을 설립하여 본격적인 대량 생산라인으로 가동하게 됐다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터키인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일부분이 된 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소독제로 콜로냐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이즈미르 시민들 – 출처 : msn코로나 바이러스 소독제로 콜로냐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이즈미르 시민들 – 출처 : msn<코로나 바이러스 소독제로 콜로냐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이즈미르 시민들 – 출처 : msn>

 

이처럼 터키인들에게 일상의 문화가 된 콜로냐의 효능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는 가짜 뉴스가 됐다터키인들이 콜로냐를 코로나 바이러스 소독제로 사용한 데 기인한 것이다콜로냐를 구매하려는 모습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이전에는 볼 수 없을 정도였다한 때는 콜로냐 판매 대란이 날 정도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연출됐다터키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소독제로 콜로냐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터키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콜로냐 – 출처 : hepsiburada(좌) n11(우) 터키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콜로냐 – 출처 : hepsiburada(좌) n11(우)

<터키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콜로냐 – 출처 : hepsiburada() n11()>

 

통신원은 터키 대표 인터넷 쇼핑몰 두 곳에서 콜로냐를 검색해 봤다한 곳에서는 2,700건 이상이 검색됐고또 다른 사이트에서는 5,000건 이상이 검색됐다손 소독제부터 화장실 청소용남성 피부관리용심지어는 유아용까지 용도도 다양했다지금은 터키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세가 하루가 멀다 않고 증가하고 있지만확진자가 보고되기 전 국내 한 언론사도 터키인들의 콜로냐 사용에 대해서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과 국경 접한 터키확진자 0… 비법은 레몬코롱?’이란 제목으로 터키인들의 청결 유지법과 일상 속 자리 잡은 콜로냐에 대해서 소개했다.

 

과학적 혹은 의학적 사실이 아니라면 한 사회에 퍼진 문화도 가짜 뉴스가 될 수 있을까문화는 사실 여부를 논하기 이전에 동일한 영역 안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 온 사람들의 삶의 지혜와 경험이 축적된 산물이다콜로냐의 효능에 대한 맹신은 가짜 뉴스로 해석될 여지가 있겠지만콜로냐에 함유된 알코올 성분은 살균소염 효과를 주어 개인의 위생 관리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코로나19가 야기한 사회적 불안감은 가짜 뉴스를 양산해내고 있지만오랜 세월 축적되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된 문화를 단순히 가짜로 치부해야 하는 지는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참고자료

《KAPSAM》 (2020. 3. 13.) <Turk Kulturunde Kolonya ve koronavirus!>, https://www.kapsamhaber.com/guncel/turk-kulturunde-kolonya-ve-koronavirus-h57673.html

《Marmara HABER》 (2020. 4. 9) <Son gunlerde bas taci olan kolonya ne zaman ortaya cikti?>, http://www.marmarahaber.com.tr/haber/66487/son-gunlerde-bas-taci-olan-kolonya-ne-zaman-ortaya-cikti.html

《msn video》 (2020. 3. 13.) <Izmirliler, kolonya sirasina girdi>, https://www.msn.com/tr-tr/video/unluler/izmirliler-kolonya-s%C4%B1ras%C4%B1na-girdi/vp-BB1189rf

동아 사이언스》 (2020. 2. 4.) <〔팩트체크〕”마늘 먹으면 예방 효과?” WHO가 정리한 신종 코로나 가짜뉴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4062

머니투데이》 (2020. 3. 7.) <이란과 국경 접한 터키확진자 0… 비법은 레몬코롱?>,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30613292119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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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 약력 :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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