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 한류 현상의 중심에 있음은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한국 문화와 관련된 행사는 다양하게 열리지만, 거의 모든 행사에는 케이팝 대회가 프로그램으로 포함된다. 그만큼 K팝은 한류 열풍의 중심축에 있다. 각종 K팝 관련 대회에는 커버댄스팀 외에도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를 연습하여 무대에 오르는 참가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시드니에서 열리는 K팝 대회에 참가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부르며 무대에 오르는 중국계 호주인 애나 리(Anna Li)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즐겼고, 그중 특히 케이팝을 좋아한다는 애나 리 씨는 각종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활동 외에도 1,040여 명이 구독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AnnaLiMusic’을 운영 중이다. 그녀에게 K팝, 노래에 관한 관심 그리고 현재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다.

<유튜버로 활동 중인 애나 리 – 출처 : 애나 리 제공>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애나 리예요. 저는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계 호주 가수입니다. 인터뷰로 제 이야기를 공유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주에서 태어나고 호주에서 성장했나요?

저는 시드니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저는 시드니의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했고, 8살 때 중국에 가서 2년 동안 공부했습니다. 그때 제가 라이브공연에서 노래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어요. 제가 호주로 돌아왔을 때는 영어를 모두 잊어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그 결과 저는 학교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언제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첫 번째로 불렀던 곡은 어떤 곡이었나요?

저는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오스트레일리안 아이돌(Australian Idol)>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제가 처음으로 노래를 부른 기억은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브라이언 아담스의 <Heaven>이라는 곡을 부른 것이에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처음 노래를 부른 것이어서 매우 부자연스러웠고 긴장했던 기억이 있어요.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는 노래하는 동안 계속해서 머리를 돌렸고, 아주 창피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2019년에 열린 음력 설 축제에 무대에 선 애나 리 – 출처 : 애나 리 제공>

호주에서 열린 여러 K-Pop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참가했던 K팝 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K팝 대회는 2013년에 열린 시드니 K팝 커버 콘테스트였어요. 당시에 가장 인기 있는 걸 그룹인 포미닛(4Minute) 멤버들이 심사위원이었어요. 저는 정용화가 불렀던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의 OST <그리워서>를 처음으로 무대에서 한국어 가사로 노래했어요. K팝 아이돌그룹의 멤버들이 제 무대를 봐줬다는 사실이 매우 좋았어요.

<애나 리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AnnaLiMusic' - 출처 : 애나 리 유튜브 채널(@AnnaLiMusic)>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AnnaLiMusic’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제 유튜브 채널인 ‘AnnaLiMusic’은 제가 고등학생이던 2011년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샤워할 때나 부엌이나 거실에서도 항상 노래하고 춤을 추었어요. 아버지가 녹음용 마이크를 사주셨고 그때부터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저는 소녀시대 팬이어서 초창기 몇 개의 영상은 소녀시대의 곡을 커버한 영상이었습니다.

<아이유와 방탄소년단 슈가의 콜라보로 잘 알려진 아이유의 '에잇(eight)'을 커버한 애나 리 - 출처 : 애나 리 유튜브 채널(@AnnaLiMusic)>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어떤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주로 어떤 영상들이 공유하고 있는지요?

제 유튜브 채널의 목적은 저의 음악과 노래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 음악이 제 일상의 한 부분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현재 제 유튜브 채널의 방향은 아시아 팝을 중심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제가 자주 듣는 서양 팝 음악도 부르고 있어요. 제가 K팝 팬이라 블랙핑크의 <뚜두뚜두(Ddu-du Ddu-du)>, 아이유의 <에잇(eight)>, 방탄소년단(BTS)의 <4시>, (여자)아이들의 <Oh My God>, 태연의 <11:11> 등 다수의 인기 K팝 곡을 제 스타일로 소화해서 바꿔 불렀어요.

K팝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또한 처음 K팝을 접했을 때의 느낌은 어땠는지요?

고등학교 때 절친이 한국인이었는데, 그 친구와 함께 많은 K팝 뮤직비디오를 공유했어요. 제가 가장 처음에 들은 곡은 원더걸스의 <Tell Me>였는데, 그 곡이 매우 재미있고 외우기 쉬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음을 느꼈어요. K팝의 수준 높은 뮤직비디오, 뛰어난 댄스안무가 저를 K팝 사랑에 빠져들게 한 것 같아요.

K-POP 아티스트 중에 롤모델이 있는지요? 그 이유는?

저는 소녀시대의 태연(본명 김태연)을 예전부터 좋아하고 있어요. 태연은 정말 실력 있고, 발라드곡과 OST 곡에 감정을 잘 살릴 줄 알고 있는 가수에요. 최근에는 무대에서의 강한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뽐내는 그룹 블랙핑크에 많은 영감을 받고 있어요.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서 매일 어떻게 연습하고 있나요? 노래를 취미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래하기 전에 목을 풀어주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어요. 퍼포먼스나 녹음을 준비하기 위해서, 저는 가사와 멜로디를 공부하고 매일 연습하고 있어요. 또한, 저의 진도를 확인하기 위해 연습한 것을 녹음하고 그것을 들으면서 제가 고쳐야 할 부분을 찾아요. 노래를 부르거나 유튜브에 노래 영상을 올리고자 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팁은, 자신을 신뢰하는 것과 완벽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는 것입니다.

2020년의 계획은?

제 목표는 특히 인기 K팝과 서양 팝송을 부르는 것을 비롯해 아시안 팝 영상들을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요. 수준 높은 제 음악, 그리고 팬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겁니다. 저의 앞으로의 활동들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린 시절 K팝을 좋아하던 팬에서 이제 가수 태연을 롤모델로 노래를 하고 유튜버로 활약하고 있는 애나 리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튜브 채널 AnnaLiMusic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발전시키고 아시안 팝 영상을 만들어가겠다는 애나 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혼자서 영상을 만들고 팬과 교류해나가는 이 시대의 문화 현상을 다시 한번 인식했다. 이제 1인 미디어의 시대를 맞아 문화의 흐름은 다양하면서도 개인적이고 소규모이지만 고품질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량 있는 많은 유튜버의 활약을 기대한다.

-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