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건낸 따뜻한 연대의 손길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6.03

사상 초유의 전염병, 코로나19를 피해 가는 나라는 없다지만 백신과 치료제 없이 긴 겨울을 버티는 것은 남미 대륙의 개발도상국에게는 걱정스러운 일이다. 특히나 북반구에는 날이 따뜻해지고 봄이 오면서 많은 유럽과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 증가폭이 정점을 찍었다는 낙관 아닌 낙관론이 들려오는 한편, 남반구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전 국민 의무 자택격리가 계속 연장되는 가운데, 브라질과 같은 확진자 수의 급증은 막았지만 경제 활동이 제한되고 가계수업이 줄어들면서 시민들의 초조함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암울한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한인회는 물론 한국대사관, 그리고 교포 청년들의 마스크와 식료품 등의 기부 행렬에 대한 소식이 전해져 아르헨티나 사회의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아르헨티나 한인회 백창기 회장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 디에고 산띨리(Diego Santilli) 부시장과 악수 대신 팔꿈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출처 : 인포바에<아르헨티나 한인회 백창기 회장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정부 디에고 산띨리(Diego Santilli) 부시장과 악수 대신 팔꿈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출처 : 인포바에>

 

페르필(Perfíl)은 국립 뉴니스 병원(Hospital Nuñiz)에서 치러진 기부 물품 전달식을 기사화했다 – 출처 : 페르필<페르필(Perfíl)은 국립 뉴니스 병원(Hospital Nuñiz)에서 치러진 기부 물품 전달식을 기사화했다 – 출처 : 페르필>

 

지난 5월 21일, 아르헨티나 유력 언론사 《인포바에》와 《페르필》은 7만 개의 마스크를 코로나19 방역구호 물품으로 지원하는 한편, 210가구를 대상으로 한 식료품과 1,200명의 지역 노인들을 위한 마스크 2만2,000개도 함께 기부했다. 한국대사관과 아르헨티나 한인회는 이미 지난 3월 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플로레스와 플로레스타 지역의 경찰서에 불우이웃과 노인들을 위해 5,000개의 마스크를 기부했으며, 까리따(Caritas), 몬떼까스뜨로(Monte Castro)협회, 플로레스의 자원봉사 소방서(Bomberos Voluntarios San José de Flores) 등에 긴급 물품을 지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기사에서는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과 아르헨티나 아우스트랄 대학(Universidad Austral) 간의 '세계유행병의 미래'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통한 협력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실 한국의 방역 케이스에 대해서는 3월 초, 중순부터 아르헨티나 언론과 정치계에 끊임없이 회자되어왔다. 한 예로, 초기 미국과 유럽국가에서는 “마스크는 환자가 아닌 이상 쓸모가 없다”는 인식이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사용을 하지 않았는데, 뒤늦게 아르헨티나 내에서도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방역 경험을 토대로 마스크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 제고되기 시작했다. 특히 4월 15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으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하였고, 가격도 천차만별로 규제가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치솟은 가격 때문에 집에서 마스크를 자체 제작하는 수십 개의 튜토리얼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떠돌 정도였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인 3월 15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는 시민들. 각양각색의 마스크가 눈에 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인 3월 15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는 시민들. 각양각색의 마스크가 눈에 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4월 8일 자 ‘라 나시온’에는 마스크 구입을 위해 줄 선 한국 시민들이 모습이 실렸다. - 출처 : 라 나시온<지난 4월 8일 자 ‘라 나시온’에는 마스크 구입을 위해 줄 선 한국 시민들이 모습이 실렸다. - 출처 : 라 나시온>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4월 8일, 아르헨티나 주요 일간지 《라 나시온》은 '한국은 어떻게 마스크 사태를 해결했나?'라는 주제로 기사를 게재, 한국의 초기 마스크 부족 문제 해결 과정을 다루어 다시금 화제가 됐다. 기사는 “마스크 품귀현상과 가격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전체 마스크 생산량 80%을 구입하여 시중 약국에 배급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 이렇게 마스크 5부제의 실시로 마스크 대란을 극복했다”며 “앞으로 아르헨티나 정부도 한국의 경험을 토대로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 배급 보장을 위해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말에는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한인 청년들도 마스크 제작과 기부 캠페인 ‘Corea Se Une’을 기획해 사회·문화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암비토(Ambito)》는 '격리기간의 연대'라는 제목으로 4월 9일 자 기사에서 한인 청년들의 활동을 다뤘다. 아르헨티나 한인은 80% 이상이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유레오나르도, 김나탈리아 두 한인 교포 청년이 주축이 되어 의류 제작 공장과 자원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방역에 가장 시급한 마스크와 감염방지 의료복 제작 프로젝트를 고안했다. 이 두 청년은 같은 뜻을 가진 청년들과 공동작업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물질적, 기술적 도움을 통해 마스크를 제작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총 10개의 의료기관에 마스크를 기증했다고 한다.

 

‘Corea se une’의 목적을 소개한 ‘암비토’의 기사. 동 캠페인은 '한국도 하나로 뭉쳐'로 번역된다 – 출처 : 암비토<‘Corea se une’의 목적을 소개한 ‘암비토’의 기사. 동 캠페인은 '한국도 하나로 뭉쳐'로 번역된다 – 출처 : 암비토>

 

이처럼 세계적으로 한국의 방역 사례는 우수케이스로 소개되며 각 국가의 방역 시스템을 보완하는데 직,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한편, 아르헨티나 사회 내에서 직접 발 벗고 나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는 한국대사관과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연대 활동에 덕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는 이웃들이 늘어나고 있다.

 

※ 참고자료

《Perfíl》 (2020. 5. 21.) <Coronavirus: la comunidad coreana donó 70 mil barbijos a la Ciudad>, https://www.perfil.com/noticias/coronavirus/coronavirus-comunidad-coreana-dono-70-mil-barbijos-a-ciudad-buenos-aires.phtml

《infobae》 (2020. 5. 21.) <La comunidad coreana realizó una colecta solidaria y le donó 70 mil barbijos a la ciudad de Buenos Aires>, https://www.infobae.com/sociedad/2020/05/21/la-comunidad-coreana-realizo-una-colecta-solidaria-y-le-dono-70-mil-barbijos-a-la-ciudad-de-buenos-aires/

《La Nacion》 (2020. 4. 8.) <Coronavirus: como soluciono Corea del Sur 'la crisis de los barbijos> , https://www.lanacion.com.ar/el-mundo/como-soluciono-corea-del-sur-escasez-mascarillas-nid2352065

《Ambito》(2020.4.9), <Solidaridad en tiempos de cuarentena>, https://www.ambito.com/lifestyle/coronavirus/solidaridad-tiempos-cuarentena-n5094719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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