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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 다시 보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7.03

올해 초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화제다.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그린 드라마는 첫 회 약 5%, 마지막 회(16회)가 약 1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특히, <이태원 클라쓰>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에서 연재된 웹툰이 원작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금기가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섯 젊은이(복수를 준비했던 박새로이, 소시오패스 인플루언서 조이서, 조폭 출신 직원 최승권, 트랜스젠더 셰프 마현이, 혼혈인 김토니)를 통해 드러나고,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과 싸우는 모습을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태원 클라쓰>는 한국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되었다.

 

이태원 클라쓰의 주요 등장 인물<이태원 클라쓰의 주요 등장 인물>

 

최근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앙(Le Point)》 인터넷판은 한국인 아버지와 라이베리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1980년대 초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와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에 대우건설이 참여하였다)의 이야기가 <이태원 클라쓰> 제작자들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주었는지 물으며, <이태원 클라쓰>가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가 겪는 불의를 강조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 혼혈청년의 인터뷰를 인용하여 “드라마가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전하며, 드라마에서 아프리카 기니 출신의 혼혈인 역할을 맡은 ‘김토니’의 역할을 본인이 했었어야 했다는 농담 섞인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이태원 클래스>의 ‘김토니’는 한국인 아버지와 기니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인물로, 피부 색깔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영어를 잘 구사할 것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이 혼혈인은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뿐이다. 외모만 놓고 보자면 한국인의 외모와 전혀 닮지 않았고, 여권 등의 증명서류가 ‘김토니’가 한국인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이 등장인물은 그저 아버지 나라에 사는 일개 외국인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라이베리아에 남겨진 30여 명의 한국인 아버지와 라이베리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들은 ‘김토니’와 다를 바 없다. 단지, 드라마 속의 ‘김토니’는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간 아버지를 찾기 위해 서울에 왔을 뿐이다.

 

드라마에서 '김토니' 역할을 맡은 크리스 라이언<드라마에서 '김토니' 역할을 맡은 크리스 라이언>

 

사실 원작인 웹툰에서 ‘김토니’라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사는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하여 “웹툰에서는 특정 요소가 없어서 드라마를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웹툰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로 드라마 7화에서는 ‘김토니’와 관련되어 기니 출신이라 영어를 못하는 에피소드가 추가되고, 11화에서 가족(할머니)의 이야기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르 푸앙》의 지적은 한국 드라마의 치명적 약점이기도 하다. 기사는 “아시아 드라마에서 (<이태원 클라쓰>와 같은) 다양성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태원 클래스>는 흥미롭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 드라마가 질적, 양적 발전을 거듭하고 지상파를 비롯한 여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선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부갈등, 혼인, 상속, 출생의 비밀, 불륜 등에 기댄 드라마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태원 클라쓰>는 청춘극을 표방하지만, 기존 한국 드라마의 공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이방인의 눈에 흥미롭게 보인 듯하다.

 

한국에서 이민자의 비율은 지난 10년간 2배나 증가하였고,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약 4%에 이른다. 그런데도, 대중교통에 탑승한 흑인 등 유색인종을 향해 냄새가 나거나 더럽다고 말하는 사람들, 식당과 클럽에 출입을 제한하는 것 등은 여전히 한국에서 인종차별이 진행 중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사를 통해 ‘김토니’ 역할을 맡은 배우 ‘크리스 라이언(Chris Lyon)’ 역시 이런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히며, 한국 드라마에서 결여된 인종차별과 사회적 차별을 다루는 “김토니와 같은 주요한 배역을 (한국에서) 매일같이 보는 것은 드물지만, 이미 대단한 진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사진 출처

http://tv.jtbc.joins.com/itaewonclass

 

※ 참고자료

《Le Point》 (20. 6. 14.) <« Itaewon Class », la série coréenne qui dénonce les discriminations>, https://www.lepoint.fr/afrique/itaewon-class-la-serie-coreenne-qui-denonce-les-discriminations-14-06-2020-2379803_3826.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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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 약력 : 현재)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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