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의 보은이 캐나다 참전 용사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7.10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는 캐나다 전쟁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1차, 2차 세계 대전 기념비와 더불어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전쟁 기념비(Monument to Canadian Fallen) 역시 자리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단 5일 후인 6월 30일 캐나다 의회는 한국 파병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총 2만 6791명의 캐나다 군인들을 한국 전쟁에 파병하게 된다. 이로써 캐나다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국가 중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병사를 파견한 나라가 되며 한국과 깊은 우정을 맺게 된다.

 

지난 6월 21일, 코로나 19로 여전히 10명 이상 모이는 것이 금지된 상황 속에서도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과 캐나다 보훈부, 한국전참전용사회(Korean Veterans Association) Unit 7은 한국전 참전 기념헌화행사를 개최하였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였고, 한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 및 캐나다 참전 용사들에게 마스크를 직접 전달하였기에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로 행사 캐나다 한국전쟁 기념비 앞에서 제한된 인원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함께 기념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실시간 온라인 중계가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되기도 했다. 또한 6월 25일에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평화와 자유를 위해 참전한 캐나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목숨을 바친 516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하였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출처 : 주캐나다 한국대사관<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출처 : 주캐나다 한국대사관>

 

한국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군인들께 감사하는 캐나다 총리 트뤼도 - 출처 : 주한 캐나다대사관<한국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군인들께 감사하는 캐나다 총리 트뤼도 - 출처 : 주한 캐나다대사관>

 

지난 21일 개최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행사는 다시금 캐나다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고, 한국전쟁에 대한 역사와 한국과의 우정과 교류에 관한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 캐나다 내에서 잊혀진 전쟁(Forgatten War)으로 불리던 한국전쟁이 다시금 조명받게 되고, 한국전쟁에 참여한 참전 용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캐나다 유력 언론들은 참전 용사들을 인터뷰하고 한국전쟁에 대한 조사 내용을 기록하면서,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 캐나다로 돌아왔을 때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과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들을 환호하던 군중도, 퍼레이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전 참전용사회 UNIT 7의 빌 브레이크(Bill Black) 회장은 캐나다 국영 방송 《C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에 대하여 캐나다인들은 마치 집단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동안, 한국 사람들은 우리에게 끊이 없이 존경과 감사를 전했고, 이는 우리들의 삶을 보생해 주었다”고 언급하면서, ‘잊혀진 전쟁’을 되살려준 한국에 감사했다.

 

또한 캐나다 유력 언론인 《내셔널 포스트(National Post)》는 1950년의 한국전쟁이후 캐나다와 전 세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언급하였다. 실제로 한국전쟁이 일어나게 되면서, 당시 소련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판단한 캐나다는 국방 예산을 3배 이상 늘리고, 여성 병사들의 신규 채용이 추진되면서 40년 가량 캐나다 군사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면서, 한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처리뿐 아니라 한국 정부가 캐나다 참전 용사와 가족들에게 보내온 우정의 선물, 마스크에 대해서도 각종 언론들이 집중 보도하였다.

 

한편,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할리팩스 등에 이르기까지 캐나다 전역 한국전 참전 용사들에게 전달된 의료용 마스크 3만 5,000장에는 “당신이 청춘을 바쳐 지켜준 대한민국이 이제는 당신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습니다”라는 편지가 함께 동봉되어 있었는데, 그들을 찾아가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마스크를 들고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고, 라디오 생방송에서 전화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한국 정부의 작은 선물이 캐나다에서 한국전쟁과 참전 용사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일으키고 있었다.

 

《CBC》 라디오 방송에서 참전 용사는 “이러한 한국과의 관계는 저에게도 많은 의미가 있지만, 제 자녀와 손주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는 한국과 친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우리를 초청해 번영해가는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우리는 여기에 항상 자긍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우리가 얼마나 서로 가까운지 늘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만, 캐나다 사회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교육을 좀 더 강화해 주기를 바랍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한국전쟁을 다룬 캐나다 언론들 - 출처 : 구글

<한국전쟁을 다룬 캐나다 언론들 - 출처 : 구글>

 

한국에서 보내준 의료용 마스크를 손에 쥔 참전 용사 - 출처 : CBC<한국에서 보내준 의료용 마스크를 손에 쥔 참전 용사 - 출처 : CBC>

 

캐나다는 한국전을 이제 아픔과 고통이란 단어보다는 두 국가의 우정과 존경의 시작점으로 기억하고 있다. 먼 나라 한국를 도우라는 국가의 부름에 응하였던 캐나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은 근 반세기를 조국 캐나다로부터 잊혀지고 환영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발전과 문화 발전에 함께 기뻐하고, 응원하는 그들을 잊지 않고 존경과 감사로 표현해 온 한국의 꾸준함에 캐나다인들도 함께 반응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조명, 한국전쟁이 캐나다와 전 세계 군사역사를 어떻게 바꿔 왔는지에 대한 연구, 한국전 참전 용사들에 대한 새로운 인터뷰와 구술 조사와 한국과 캐나다와의 관계와 우정에 이르기까지 양국 간 이야기는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반세기 전 우리를 도운 용사들을 잊지 않고 보은하고 있는 한국의 책임감 있는 자세는 한국이 이뤄놓은 경제발전과 문화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담론의 장을 펼치고 있고, 이는 앞으로의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 교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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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약력 :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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