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카자흐스탄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 '영화 비즈니스', 고려인 감독 박루슬란 출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7.17


카자흐스탄 국영방송사 ‘하바르24’의 방영 프로그램 ‘영화 비즈니스’ - 출처 : 24.kz
<카자흐스탄 국영방송사 ‘하바르24’의 방영 프로그램 ‘영화 비즈니스’ - 출처 : 24.kz>

 

최근 카자흐스탄 시청자들은 국영방송사 《하바르 24(Khabar 24)》에서 방영하는 영화 관련 프로그램, <영화 비즈니스(Кино бизнес)>를 즐겨 본다. 동 프로그램은 작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비교적 신규 프로그램으로 주로 국내외 영화산업과 영화감독, 배우를 소개한다. 해외 영화도 종종 소개되지만, 카자흐스탄 관련 내용이 더 많은데, 카자흐스탄 영화 인력의 해외 인력과의 협력, 해외에서 제작되는 카자흐스탄 관련 영화도 소개된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스튜디오에는 감독, 배우가 초대되어 영화의 제작 스토리, 목적, 방법 등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예산과 소요 비용 등을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프로그램은 매주 배우나 감독을 중심으로 하나의 테마가 구성되고, 국내외 여러 작품을 소개한다.

 

우즈벡 출신의 고려인 감독이 ‘영화 비즈니스’에 출연했다.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 출처 : 24.kz<우즈벡 출신의 고려인 감독이 ‘영화 비즈니스’에 출연했다.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 출처 : 24.kz>

 

지난 7월 2일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루슬란 박(Руслан Пак)이 출연했다. 카자흐스탄 우쉬토베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자란 루슬란 박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2006년 영화공부를 위해 한국으로 떠났다. 현재 서울에서 지내며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는 그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진행됐다. 그가 카자흐스탄 영화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는 그가 감독한 영화, <쓰리(Three, Три)>가 카자흐스탄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소련 시기, 가장 악명 높은 연쇄살인마 니콜라이 쥬마갈리에프(Nikolai Dzhumagaliev)를 잡으려는 젊은 경찰의 이야기를 담았다. 루슬란 씨는 동 영화 제작에 함께했던 조명과 음향 담당은 한국인, 나머지는 카자흐스탄인으로 구성해 카자흐스탄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살인자를 검거를 위해 이동 중인 소비에트 경찰과 군인들 - brod.kz<영화 속 살인자를 검거를 위해 이동 중인 소비에트 경찰과 군인들 - brod.kz>

 

앞서 언급한 연쇄살인마는 소련 시기, 한동안 언론에서 언급조차 금지됐던 인물이다. 그 이유는 모방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지만, 다소 이념적인 요인이 존재했다. 소련이 처한 사회적 문제를 외부로 알리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소비에트연방 정당의 지도자들은 사건을 숨기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이야기는 박루슬란의 감독 하에 작품화될 예정이다. 제작비는 46만 달러(약 5억 5,430만원)로 상대적으로 적다. 박 감독은 “한국에서는 같은 예산으로 만족할만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카자흐스탄 배우들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고,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주어 감동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도 카자흐스탄에서 영화를 계속 찍고 싶다”며 차기작으로는 스포츠 영화를 언급했다. 박루슬란은 영화 <쓰리>에 삽입될 사운드트랙도 중 카자흐스탄 록 밴드 Molto Loud가 연주한 곡 <리더(Leader)>도 선보였다. 배우진은 카자흐스탄, 러시아인으로 구성돼있다. 영화 <쓰리>는 연말까지 카자흐스탄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며, 여러 축제와 영화제에서도 관객을 만날 준비 중이다.

 

카자흐스탄 영화 감독 자미 베이세노브(Джами Бейсенов)와의 인터뷰 화면 – 출처 : 24.kz<카자흐스탄 영화 감독 자미 베이세노브(Джами Бейсенов)와의 인터뷰 화면 – 출처 : 24.kz>

 

7월 9일 동 프로그램에는 카자흐스탄 코미디 영화감독 자미 베이세노브가 출연했다. 그가 감독한 영화 중 이번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작품은 2018년작 <내 머리를 ‘이집트’ 하지마!(Do not Egypt my brains!)>로, 처음 이 영화를 이집트에서 촬영하다가 군인들에게 제재를 당해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오게 됐고, 이후 스리랑카와 카자흐스탄에서 재촬영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영화는 여자 스턴트맨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버지는 식당에 여권을 두고 가 스리랑카의 한 감옥에 갇힌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일주일.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여성의 이야기다.

 

스리랑카에서 촬영한 영화, ‘내 머리를 ‘이집트’ 하지마’ - 출처 : video.zhykrecords.biz<스리랑카에서 촬영한 영화, ‘내 머리를 ‘이집트’ 하지마’ - 출처 : video.zhykrecords.biz>

 

프로그램 ‘영화 비즈니스’는 여러 흥미로운 주제로 카자흐스탄의 영화산업을 소개한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카자흐스탄에서 영화를 찍고 싶거나, 찍었던 외국 감독들을 소개하며 자국의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대중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루슬란박 감독의 사례처럼 카자흐스탄이 한국을 비롯, 여러 나라의 감독들이 협력하여 좋은 작품을 제작할 것을 기대해본다.  


아카쒸 다스탄 통신원 사진
    -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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