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독일판 <너목보> 표절의혹-한국 예능 둘러싼 독일 방송국의 경쟁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7.22

엠넷의 예능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독일 방송업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독일 민영방송사 《RTL》은 해당 방송의 판권을 확보, 올 여름 ‘I can see your voice’라는 이름으로 방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또 다른 독일 민영 방송사 《프로지벤(ProSieben)》에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런칭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프로지벤》 방송국은 현재 〈FameMaker라는 새로운 음악 쇼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독일 예능 업계에서 유명한 슈테판 라브(Stefan Raab) PD의 작품인데 방송 컨셉이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매우 유사하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표절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RTL에서 판권을 구입해 방영예정인 'I can see your voice'와 표절의혹이 일고 있는 프로지벤의 'FameMaker '- 출처 : rtl.de(좌), famemaker.de(우)RTL에서 판권을 구입해 방영예정인 'I can see your voice'와 표절의혹이 일고 있는 프로지벤의 'FameMaker '- 출처 : rtl.de(좌), famemaker.de(우)

〈RTL에서 판권을 구입해 방영예정인 'I can see your voice'와 표절의혹이 일고 있는 프로지벤의 'FameMaker '- 출처 : rtl.de(좌), famemaker.de(우)〉

 

〈FameMaker〉가 소개한 프로그램 포맷을 먼저 보자. 출연자는 방음이 되는 유리 안에서 노래를 부른다. 이 중 심사위원에게 선택을 받은 이들만 유리 밖으로 나와 노래를 부르고, 심사위원들은 그 때서야 진짜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된다. 해당 프로그램이 공개되자 독일 코미디언 올리버 포커는 트위터에 “그런 예능이 이미 있으며 오리지널의 이름은 〈너의 목소리가 보여〉”라고 지적했다. 독일 미디어 《RND Online》도 “최근 또 다른 방송국 《RTL》이 올 여름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독일 버전을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예능은 2015년부터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방영되고 있는데, 현재 시즌7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제44회 에미상 국제 예능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라브 PD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복면가왕〉 독일방송상 수상-한국 예능, 독일에서도 주목

최근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독일 방송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며 판권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지난해 《프로지벤》 방송국은 〈복면가왕〉 판권을 구입해 〈The Masked Singer〉라는 이름으로 방영, 시즌 2까지 제작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시청점유율은 평균 13.6%, 14세에서 49세 사이의 젊은 층에서는 27.6%(시즌2 기준)까지 나왔다. 2020년 독일방송상 최고의 예능 부문과, 최고의 의상/무대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 복면가왕 독일판의 성공으로 한국 음악 예능 프로그램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복면가왕’의 경우에도 《RTL》과 《프로지벤》 방송국이 서로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했다.이 때는 《프로지벤》이 판권 구입에 성공했고, 성과도 훌륭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두고도 두 방송국이 판권 확보 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RTL》가 판권 구입에 성공했다. 독일 방송계에서는 판권 확보에 실패한 《프로지벤》이 해당 프로그램을 포기하기 못하고 자체적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보고 있다. 표절 의혹에도 《프로지벤》은 개의치 않고 프로그램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FameMaker〉는 올 가을 방영을 목표로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심사위원이 순전히 참가자의 무대만 보고 결정을 하고, 〈I can see your voice〉에서는 유명가수와 팬이 질문을 통해 참가자의 실제 재능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한다. 진행 방식에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참가자의 음악을 눈으로 먼저 듣는다’는 핵심적인 포맷이 같으며, 특히나 방송국 간 판권 경쟁이 있었던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표절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표절로 의심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슈테판 라브(Stefan Raab) PD는 가수, 사회자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해 온 예능계 유명 인사로, 유로비전송콘테스트 독일 방송을 기획 및 제작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두 민영방송사 간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며 상황을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다.

 

아직 프로그램이 방영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포맷이 어떻게 구현될지는 알 수 없다. 표절 의혹이 많이 제기된 탓에 기존에 공개된 방식과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표절 의혹으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독일 방송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한국 음악 예능 콘텐츠를 둘러싼 독일 방송국간의 경쟁은 이곳 독일에까지 퍼진 한국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 참고자료

https://www.famemaker.de/start/

https://www.watson.de/unterhaltung/tv/317435350-rt-greift-prosieben-mit-show-an-i-can-see-your-voice-aehnelt-stefan-raabs-format

https://www.rnd.de/medien/stefan-raab-ist-seine-show-famemaker-nur-abgekupfert-5Q6T5IOQ3ZHPXBZUSOXFQOVLKI.html

https://www.rtl.de/cms/i-can-see-your-voice-rtl-bringt-mega-show-aus-suedkorea-nach-deutschland-4567864.html


이유진 통신원 사진
    -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전) 2010-2012 세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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