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대만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오케이 마담>의 순조로운 출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9.18

영화 <오케이 마담>이 지난 11일 대만 극장가에서 개봉한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현지 박스 오피스 순위 3위를 기록했다.

 

9월 17일 기준 대만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한 한국영화 ‘오케이 마담’<9월 17일 기준 대만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한 한국영화 ‘오케이 마담’>

 

한국의 박스오피스 순위와 마찬가지로,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연이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의 열풍으로 한동안 코로나19로 잠잠했던 극장가에는 활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영화 <오케이 마담>은 앞서 언급한 할리우드 영화 <테넷(TENET)'과 <뮬란>에 이어 발 빠르게 흥행 영화 대열에 올랐고, 박스오피스 순위에는 3위에 올랐다. 올여름 <부산행>의 후속편이라 불리는 <반도>가 한동안 박스오피스 성적 1위를 석권했었고, 코로나19로 잠잠해진 현지 영화 시장을 불태우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컸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에 <반도>에 이어 개봉한 영화 <오케이 마담>은 오랜만에 개봉한 코미디 장르의 한국영화로,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며 활동한 엄정화 씨의 활약이 돋보이는 영화라 할 수 있겠다. 현지 매체는 이 영화가 ‘액션, 코믹, 열정, 감동, 멜로 장르를 두루 갖춘 영화’라 호평하면서, 현지 영화감독 취요닝(瞿友寧)도 ‘감탄사를 자아낸 영화’라고 언급한 점을 덧붙였다. 취요닝 감독은 영화 <오케이 마담>을 관람한 뒤, “끊임없이 진보하는 한국영화를 보며 화가 날 정도”라고 위트있게 평가하며 영화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물론 한국에서 <오케이 마담>은 예상보다 적은 누적 관객수, 관람객 평점을 남겼지만 대만에서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적지 않은 영화 평론가들이 <오케이 마담>의 개연성, 현실성, 해학적인 면을 지적했지만, 오히려 대만에서는 앞서 언급한 맹점이 강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지 관람객들은 '웃다가 힘 빠지는 영화,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세심한 연출이 느껴지는 영화! 강력 추천(아이디: Dai Yu)',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영화, 웃다가 눈물까지 흘린 영화(아이디: Barbie, Lee)', ‘늘 극장에서 잠만 자던 남편마저 깨운 영화(아이디: 熊嬤)’,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기 좋은 영화(아이디: promise 庭)’ 등의 반응을 보였고, 관람객 평점은 5점 만점 중 4.2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화 ‘오케이 마담’ 중에서<영화 ‘오케이 마담’ 중에서>

 

통신원은 개인적으로 영화 <오케이 마담>을 관람하진 않았으나 한국과는 사뭇 다른 현지의 반응을 보며, 여전히 존재하는 현지 문화의 해학적 의미, 그리고 그 차이 속에서 양국 문화가 확연히 다름을 느꼈다. 예를 들어 전 세계를 열풍 시킨 영화 <기생충> 관람객이 느끼는 감흥이 국가마다 다르듯, 영화 <오케이 마담>을 향한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동 작품은 이미 현지 매체에서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극한직업', '엑시트'와 버금가는 영화로 수식되고 있다.

 

한편, 현지 영화 관계자들에게 '한국영화'라는 타이틀은 이제 브랜드화된 듯하다. 그래서 영화를 제작하는 이들도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도 한국영화를 대할 때, 조금 더 날카롭고, 예리한 기준으로 영화를 평가한다. 물론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졌고, 신임을 얻은 한국영화의 성과를 통해, 한국영화를 대하는 또 그 영화를 관람하는 관람객의 시선이 더 예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나라마다 존재하는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은 동일한 문화콘텐츠를 접해도 또 다른 반응을 낸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우리가 자라온 배경과 문화 코드에는 썩 부합하지만, 오히려 다른 문화권에서는 다른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한국영화가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하는 공통의 문화 코드를 보여준다기보다 때로는 특정 국가의 고유한 문화 코드를 잘 살리는 문화적 촉진제가 되기도 한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러한 영화는 애초 작품 제작시 계획했던 의도는 더욱 배가되기도 하는 듯하다.

 

영화 <기생충>이 동 작품에 등장시킨 짜파구리처럼, 작은 요소마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짜빠구리'를 직역보다도 그 나라 문화 코드에 맞는 표현으로 신중하게 바꿔 자막을 제작했던 것처럼, 한국영화의 수출은 이같이 현지 문화 코드에 더 알맞게 재생산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기생충’으로 화제를 모은 짜파구리<영화 ‘기생충’으로 화제를 모은 짜파구리>

 

영화 <오케이 마담>은 과연 <극한직업>, <엑시트>의 동원 관객 수 만큼의 흥행 기록을 세울는 영화가 될 수 있을까. 현지 관람객들의 ‘모처럼 무겁지 않고, 남녀노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는 평가에 미루어 볼 때, 오랜만에 개봉한 한국 코믹 영화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 출처: 대만 야후 영화(Yahoo Taiwan Movie)

박동비 통신원 사진
    - 성명 : 박동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 약력 : 현) 대만사범교육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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