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글로벌 슈퍼파워가 되어가는 한국문화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09.22


BTS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은 2020 MTV 비디오뮤직어워즈에서 공연하고 있는 BTS
<BTS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은 2020 MTV 비디오뮤직어워즈에서 공연하고 있는 BTS>

 

2020년 2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면서 세계 영화계에서 차지하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굳건히 한 것에 이어 그동안 젊은 층을 위주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던 방탄소년단(BTS)이 빌보트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함으로써 이제 한국 문화의 위상은 더 이상 소수자들이 즐기는 비주류 문화가 아니라는 것이 확연하게 입증된 듯하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라프》지는 지난 9월 1일자 보도에서 베스트셀링 K-Pop 그룹 BTS가 미국의 빌보드 '핫 100'의 1위에 진입함으로써 글로벌 파워로 그 입지를 굳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로써 BTS는 ‘국제’ 밴드로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다. 연이어 동 일간지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수상을 한 이후 대한민국은 문화적인 글로벌 슈퍼 파워가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한류에 관한 집중적인 보도를 9월 5일에 게재했다. 이 보도는 대한민국 정부가 전 세계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 전파를 극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오스카 시상식에서 레드 카펫 위에서 셀피를 찍고 있는 '기생충’의 스탭들<오스카 시상식에서 레드 카펫 위에서 셀피를 찍고 있는 '기생충’의 스탭들>

 

<기생충>의 BTS는 2020년을 대한민국이 하나의 글로벌 문화 슈퍼 하우스가 된 해라고 한국 문화사를 새롭게 쓰게 만든 두 주역이 된 것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우선, <기생충>은 대한민국의 사회적 긴장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신비스럽고도 환상적인 영화로 오스카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어로 만든 영화가 베스트 픽쳐(Best Picture) 상을 받음으로써 일단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는 점은 비단 《텔레그라프》의 보도가 아니더라도 이미 수천 번도 더 언급된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또 9월 1일에는 K-Pop의 베스트 셀링 그룹 BTS가 미국 가요계에서 넘버원으로 진입함으로써 한국 대중 음악의 글로벌 파워를 과시함으로써 그 입지를 단단히 굳혔는데, 이로 말미암아 방탄소년단은‘국제’ 밴드로 또 다른 신기록을 세웠다. 이 두 대들보를 기반으로 이제 대한민국 정부는 전 세계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 전파를 극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텔레그라프》지의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첫째 주에 '한글'을 배우는 이들을 고무하기 위해 5,650만 파운드(약 858억원)를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거의 160만 파운드(약 25억원)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커다란 규모의 예산은 전 세계의 도시들에 22개의 세종학당을 여는 데에 투자될 것이라고 한다. 세종학당은 영국 문화위원회(British Council)에 상응하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소개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영국에 있는 4곳을 포함하여 이미 213개의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기관에서는 언어와 문화를 교육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공표는 BTS의 새로운 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출시와 우연히 시기를 같이 한다는 점이 띈다. 이로써 이 곡은 '빌보드 핫 100' 싱글 차트에서 탑을 차지한 가요가 되었고, 뮤직비디오는 역시 세 개의 기네스 기록를 깨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다이너마이트>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직후 24시간 동안 1억 110만 회를 달성해 신기록을 세웠다. BTS 이전에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한 또 다른 한국 아티스트는 싸이로, 2012년에 발표한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싸이와 BTS뿐 아니라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엑소, 몬스타 엑스 또한 전 세계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주지하듯이 한국 영화는 지난 2월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베스트 픽쳐 상을 포함한 4관왕을 수상함으로써 K팝 못지않은 성공을 영화계에서 거두었다. 이에 힘입어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학교들과 K팝 스타를 대표하는 매니지먼트 또는 에이전시들과 협력하여 ‘Learn! Korean with BTS’와 같은 슬로건을 내세워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교육용 페키지는 보통 4권의 교과서들뿐만 아니라 단어들과 어휘들의 발음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사운드 펜(sound pen)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에 출시된 이 제품은 미국에서는 20분 만에, 일본에서는 3시간 만에 완판되었다고 전해진다.

 

《텔레그라프》는 “한국은 중국과 일본과 비교하여 국제 사회의 눈에 비추어볼 때 인정받을 수 있는 합법성을 찾고 있고 이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방식”이라고 밝힌 서울여자대학교의 교육학과 데이비드 티자드(David Tizzard)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북한 역시 포함된다. 전 세계에 있는 누구든지, 신문을 펼치면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접하는 뉴스는 언제나 북한의 미사일과 김정은에 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이러한 내러티브로부터 벗어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국제 무대에서 이토록 강렬했던 적이 없다. 정부 또한 ‘한류(Korean wave pop culture)’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적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우리는 미국과 영국이 논란의 여지 없이 소프트 파워, 특히 문화 강국의 자리를 내주면서 세계의 문화적 질서의 재균형을 위해 일어나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고 있다. 지금 우리는 한국, 대만을 비롯한 다른 중견국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어는 세계에서 14번째로 가장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언어이다. 대략 7.730만 명이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것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우리는 한국어를 '한류'의 가장 중요한 기둥들 중의 하나로 구축하고 전 지구상에 걸쳐 이 영광스런 언어의 사용을 증진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캠페인을 발현시켰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우리는 방탄소년단을 과연 비틀즈와 비교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완전한 확신을 갖지는 않고 조심스럽게 다루던 영국의 주류 언론들의 보도를 접한 지 불과 몇 개월만에 이들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강해지는 현상을 실제로 목격하고 있다. 이론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를 내며 소프트 파워가 실제로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아쉬움은 보수적인 교육, 문화 기관들은 여전히 현실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실제로 원하더라도 그 역량이 훨씬 부족하다는 점이다. 언어를 배우는 이들은 급증하여 언어 교육에 투자는 많이 되고 있는 반면, 한국 영화나 문화 교육을 위한 대학 기관 등에 투자되는 지원은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느끼기 힘들고 소수의 교육 기관 또는 단체에 집중되어 통신원이 한국 소프트 파워의 효력을 실제로 강력하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 사진 출처: 텔레그라프

이현선 통신원 사진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약력 : 현) 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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