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할로윈 앞둔 장식에 대선 관련 메시지를 더했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0.23

가을철을 맞아 미전국으로 코로나19이 확산되며 재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월 말 할로윈 데이가 다가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 보건 당국은 위생 지침을 발표하며 시민들의 철저한 준수를 권고하고 있다. 10월 31일 할로윈 데이면 으레 어린이들은 할로윈 의상을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집집마다 방문해 사탕을 얻는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외치고, 대학생 등 젊은층은 클럽에서의 할로윈 파티를 열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올해는 생각치도 못했던 코로나19이 벌써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예년과 같은 할로윈 행사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 캘리포니아주 보건 당국은 지난 13일, 시민들에게 할로윈 데이 당일 계획했던 일체의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가족과 자택에서 즐기는 것으로 대체해달라고 권고하고 나섰다.젊은층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비교적 약한 증상 또는 무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할로윈 파티에 참석한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채 가족 중 중장년과 고령층을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이 높은 상황.

 

캘리포니아 보건국이 발표한 할로윈 데이에 지켜야 할 코로나19 위생 지침 중 첫번째는 할로윈 데이 당일날 ‘트릭 오어 트릿’ 행사부터 자제해달라는 것이다. 트릭 오어 트릿을 할 경우, 다수의 직접 대면 접촉 사례가 발생하며 코로나의 지역 사회 감염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구와 의료 행정 인프라를 고려할 때 감염자 추적, 역학 조사는 불가능한 만큼, 지역사회 감염이 야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할로윈 데이에 하려고 계획했던 야외 활동을 가족과 자택에서 함께하는 내부 활동으로 대체해달라고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보건국은 정말 자상하게도 유령의 집과 사탕 찾기(Candy scavenger hunt) 공간을 자택에 마련해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또 가족과 함께 자택에서 호러 영화 함께 보기, 페이스 페인팅, 호박 만들기 등을 즐기는 것으로 할로윈 데이 당일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자고 제안했다. 할로윈 의상 경연 대회, 파티 등은 온라인으로 즐기고 차량 내부에서 머무는 조건 하에 각종 컨테스트나 야외에서의 영화 시청, 할로윈 장식으로 꾸며진 거리 주행 등에 나서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할로윈 저녁의 식사는 가족끼리만으로 해달라고도 권고했다.

 

캘리포니아주 보건 당국이 트릭 오어 트릿 자제를 권고하자 베벌리힐스 시의회는 트릭 오어 트릿을 금지하는 긴급 조례안을 발빠르게 승인했다. 조례안은 또 자신의 가족 외의 다른 사람에게 사탕류나 장난감을 제공하는 것, 차량과 차량 사이에 사탕을 주고 받는 것(Car-to-car Trick or Treat)도 금지했다. 또한 타인에게 셰이빙크림을 뿌리는 것도 법으로 금지했다. 단, 자신의 집이나 거주지 안에서 또는 면허가 있는 이발소에서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는 허용된다. 만약 이 긴급 조례안의 규정을 위반했다 적발될 경우, 티켓을 발부받게 된다.

 

오렌지카운티 보건국 역시 할로윈을 온라인으로 즐겨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클레이턴 차우 오렌지카운티 보건국장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할로윈,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여러 명절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사람들의 모임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면서 “가장 먼저 맞게될 할로윈의 경우, 집에서 가족끼리 축하하는 것으로 끝내기 바란다. 그것만으로 아쉬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라면 화상을 통해 소통하고 함께 즐기라. 할로윈에 사람들이 예년과 다름없이 각자 아이들과 함께 이웃들을 방문할 경우, 바이러스가 확산되더라도 감염 경로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자기 자신, 자기 가족, 그리고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자제해달라. 다른 가정과 섞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사람들이 직접 대면하는 파티나 문 앞에서 만나는 것 등이 할로윈에 집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을 매우 높일 것이다.” 라고 지적했다.

 

LA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행콕팍(Hancock Park)의 주택가에는 정원에 거미, 호박, 해골 등으로 으시시한 분위기를 연출해놓은 할로윈 장식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예년과의 차이라면 흑인 인권 옹호 운동(Black Lives Matter)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커다란 표지로 만들어 꽂아놓은 집도 있었고 11월 3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의식한 듯, “바이든과 해리스 지지” 푯말을 세워놓은 집, “선거하세요.(Vote)”라고 커다란 사인을 들여놓은 집도 있었다. 손으로 만든 한 표지판에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보고자 하는 변화를 위해 선거하세요.”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적혀 있었다. 분명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도 있으련만 실제 앞마당에 지지 메시지를 설치한 이들은 모두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지지자였다. 또한 “마스크를 쓰는 친절을 베푸세요.”라는 코로나19 관련 메시지도 있었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대한 LA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은 주택가의 할로윈 장식에서도 흠뻑 느껴졌다.

 

거미줄과 해골 시체 등으로 장식한 앞마당. 마스크를 쓰라는 메시지, 민주당을 투표하라는 메시지가 보인다<거미줄과 해골 시체 등으로 장식한 앞마당. 마스크를 쓰라는 메시지, 민주당을 투표하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할로윈 장식 대신 대대적인 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행콕팍의 한 주택의 정원<할로윈 장식 대신 대대적인 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행콕팍의 한 주택의 정원>

 

대문에 커다란 거미를 장식했고 그 뒤에는 호박과 눈사람을 장식해놓은 주택<대문에 커다란 거미를 장식했고 그 뒤에는 호박과 눈사람을 장식해놓은 주택>

 

크고 작은 할로윈 호박 장식<크고 작은 할로윈 호박 장식>

 

무시무시한 장식들로 가득한 정원무시무시한 장식들로 가득한 정원<무시무시한 장식들로 가득한 정원>

 

잔디 위에 진열한 해골과 뼈 할로윈 장식<잔디 위에 진열한 해골과 뼈 할로윈 장식>

 

호박 랜턴과 함께 조 바이든 지지 푯말이 보인다<호박 랜턴과 함께 조 바이든 지지 푯말이 보인다>

 

호박 허수아비와 함께 서 있는 조 바이든 지지 푯말<호박 허수아비와 함께 서 있는 조 바이든 지지 푯말>

 

<손수 만든 표지, “당신이 이 세상에서 보고자 하는 변화를 위해 선거하세요.”>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박지윤 통신원 사진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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