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영화 <보랏 2> 개봉과 국기 모욕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0.29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국기’에 관한 이슈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 문제는 영국인 코미디언 사차 보랏 코엔이 출연한 영화를 시작으로 카자흐인들의 불만을 초래했다. 문제의 영화는 <보랏>으로, 2006년에 1탄이 개봉되었다.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Benefit Glorious Nation of Kazakhstan)’는 부재를 단 동 작품은 2020년 10월 23일, <보랏 2>로 다시 관객을 만났다. 그러나 영화 개봉 전부터 카자흐스탄에서는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코미디 영화 <보랏>은 카자흐스탄의 방송국의 리포터 보랏 사가디예프가 미국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다룬다. 영화는 카자흐스탄 정보부의 요청으로 미국을 여행하며 미국인들과 지내는 일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는 내용이다. 영화에는 성적인 소재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일들이 다소 담겨있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카자흐스탄 지명들이 언급된다. 실제 촬영지는 카자흐스탄이 아닌 루마니아이며, 등장인물 모두 카자흐스탄인이 아니다. 이러한 점들은 카자흐스탄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작용했다.

 

또 영화에는 유치원 아이들이 총기를 가지고 놀고, 유치원과 마을 집집마다 총이 놓여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사실과는 당연히 거리가 있는 지점이다. 또 무슬림 인구가 많은 카자흐스탄을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오해받을 수 있도록 묘사된 장면도 있다. 당연히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영화 속에서 보랏은 자신의 여동생과 키스를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 가족끼리는 연인 사이처럼 키스하지 않는다. 카자흐스탄 집의 내부를 소개하는 장면도 사실과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집안 내부에서 소를 기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카자흐스탄은 유목 국가이기는 하지만, 집안 내부에서 소뿐만 아니라 가축을 기르지는 않는다. 카자흐스탄을 방문해보았거나, 국가와 관련된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적으로 꾸며진 내용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겠지만, 자국민의 입장에서는 영화로 인해 오해를 받을까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10월 23일에 개봉된 <보랏> 2편에서 보랏은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대다수의 카자흐스탄이 영화를 비판하고 나섰을까. 영화 반대 운동에는 문화계를 넘어 정치계까지도 가세했다. 카자흐스탄 국기를 조롱했다는 이유에서다. <보랏> 2편 역시 카자흐스탄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호주 시드니 소재의 해변에서, 보랏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맨키니’를 입은 남성들이 카자흐스탄 국기를 들고 춤을 추며, 보랏 배역을 밭은 사차 배런 코언의 동상을설치하며 플래시몹을 했다는 데서 붉어졌다. 카자흐스탄 언론은 영화가 개봉되기 1주일 전 일어난 이 ‘이상한 행사’를 보도하며 “보랏의 가발, 가면을 쓴 40명의 남성들이 호주 시드니 해변 모래밭에서 카자흐스탄의 국기를 옆에 두고 요가를 했다”고 전했다. 또 “보랏의 거대한 동상이 해변에 설치됐다”며 “동상은 타월을 들고, 웃긴 포즈를 취하고 있었으며 길이는 6미터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소식을 접한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분노를 표했다. 혹자는 영화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으 정도다. 카자흐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 민족들도 비판에 나섰다.

  영화 ‘보랏 2’ 플래시몹. 카자흐스탄 국기를 조롱해 카자흐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 출처 : https://newtimes.kz/скрин из видео ZTB

<영화 ‘보랏 2’ 플래시몹. 카자흐스탄 국기를 조롱해 카자흐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 출처 : https://newtimes.kz/скрин из видео ZTB>

 

<보랏 2>의 개봉일, 왜곡된 연출을 비판하며 카자흐스탄 인터넷 공간에서는 ‘우리 국기는 자랑스럽다(Мен туымды мақтан етемін!)’는 플래시몹이 시작됐다. 이 운동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진행됐다. 알마티의 젊은이들은 미국 영사관에 모여 영화 <보랏>의 왜곡된 시선을 비판했다. 카자흐스탄의 외무부 역시 영화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국민들은 명백한 인종차별적 공격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우리 국기는 자랑스럽다’는 플래시몹을 시작했다. - 출처 : https://newsroom.kz<현재 카자흐스탄은 ‘우리 국기는 자랑스럽다’는 플래시몹을 시작했다. - 출처 : https://newsroom.kz>

 

고려인 연극배우, 올레그 사프로노비츠(Олег Сафронович Ли)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 국기는 자랑스럽다’ 플래시몹에 참여했다.  - 출처 : 인스타그램(@Korean_theatre)<고려인 연극배우, 올레그 사프로노비츠(Олег Сафронович Ли)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 국기는 자랑스럽다’ 플래시몹에 참여했다. - 출처 : 인스타그램(@Korean_theatre)>

 

현재 카자흐인들은 영화 <보랏> 측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외무부의 공식 발표로, 요구는 공식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 나라의 국기를 조롱하는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영화로 불거진 문제는 문화계뿐 아니라 정치계 등 사회 다양한 부문으로 번졌다. 여러 민족이 함께 사는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을 포함한 소수민족도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국기는 카자흐민족뿐 아니라 이곳에 사는 모든 민족을 위한 것이며, 다양한 민족적 배경은 카자흐스탄이 보유한 소중한 자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국기든 다시는 조롱받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 참고자료

https://tengrinews.kz/kazakhstan_news/nedovolnyie-vyihodom-borata-2-almatintsyi-prishli-konsulstvu-417923/

https://informburo.kz/novosti/mid-prokommentiroval-film-borat-2-nashi-grazhdane-spravedlivo-vozmushcheny-otkrovennymi-rasistskimi-vypadami-113125.html

https://newtimes.kz/obshchestvo/119137-kazakhstantsy-vozmutilis-fleshmobom-v-podderzhku-borat-2

 

※ 사진 출처

https://newtimes.kz/obshchestvo/119137-kazakhstantsy-vozmutilis-fleshmobom-v-podderzhku-borat-2

https://newsroom.kz/nrnewsqaz/qogham2330490.html

https://instagram.com/korean_theatre?igshid=13ug67ehrippn


아카쒸 다스탄 통신원 사진
    -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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