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가 10월 14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이다. 블랙핑크는 올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발매 첫 주만에 2위로 기록하며 세계 걸그룹을 통틀어 12년 만에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또한 3주 연속 빌보드 200 톱 10에 머물면서 최고 순위를 경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서점에서 판매중인 블랙핑크 관련 책자 - 출처 : 통신원 촬영>

전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는 말레이시아에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블랙핑크는 신곡을 발매할 때마다 아이튠즈 ‘톱 송’, ‘톱 앨범’, 스포티파이 톱 200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면서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압둘라 국왕의 인터뷰 중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가운데 좋아하는 케이팝스타가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블랙핑크는 말레이시아에서 인기와 영향력이 있는 대표적인 케이팝스타로 꼽힌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인기와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케이팝 열풍에는 명암이 공존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나는 종교적 비난부터 짝퉁 논란까지 블랙핑크 열풍의 명암을 조명해보았다.

<인터뷰 중 압둘라 말레이시아 국왕에게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중 좋아하는 케이팝 스타가 누구인지를 묻는 모습 - 출처 : 'Astro Awani'>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에서 일부 이슬람 신자들은 케이팝이 어린 이슬람 신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블랙핑크를 비난했다. 최근에는 블랙핑크와 셀레나 고메즈의 ‘Ice Cream'이 논란에 휩싸였다. 말레이시아 그룹 라비타와 가수 피트리 하리스는 'Ice Cream'가사가 ’부적절‘하고 ’노골적‘이라며 이슬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사로 바꿔 부른 번안곡을 발표했다. 라비타는 “최근 블랙핑크의 노래가 유행하면서 유튜브와 온라인 플랫폼에 노래가 공유되고 있다”면서 “가사에는 부적절하고 노골적인 은유가 있어 종교에 대한 내용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기로 결심했다"라고 전했다. 라비타는 지난해 숀 멘데스와 카밀라 카베로의 'Senorita'도 종교적으로 다시 불러서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그들은 “많은 아이들이 가사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곡을 만들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Dynamite', 제니의 ‘Solo', 블랙핑크의 'Kill This Love' 등 케이팝도 이슬람 버전으로 바꿔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Ice Cream' 번안곡에 대해 ’이상하다‘, '블랙핑크 설교의 목적이 무엇이냐’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소수 네티즌들은 ‘원곡보다 낫다’고 호평했다.

<그룹 라비타는 이슬람 메세지가 담긴 'Ice Cream' 커버곡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 출처 : 'Malay Mail'/라비타 인스타그램(@rabithahofficial)/블랙핑크 유튜브 채널(@BLACKPINK)> 

블랙핑크 열풍은 종교적 반발 외에도 짝퉁 가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 데뷔한 말레이시아 걸그룹 돌라(Dolla)는 블랙핑크를 따라 했다는 논란에 휩싸기이도 했다. 4인조 걸그룹 돌라의 멤버 사브론조는 《Harian Metro》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블랙핑크의 퍼포먼스를 모방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다. 우리는 '돌라'만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돌라는 사브론조, 타비, 샤스야, 엔젤 4인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 걸그룹으로 지난 3월 'Make You Wanna'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와 동시에 멤버 구성부터 스타일까지 블랙핑크를 모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멤버 샤스야는 블랙핑크의 리사와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고수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러한 비난이 이어지자 돌라는 "그동안 말레이시아 걸그룹이 시도하지 않은 여성의 강인함과 자신감을 강조한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세대의 걸그룹“이라고 해명했고, 블랙핑크의 팬클럽인 블링크도 돌라는 트렌드를 따랐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말레이시아 걸그룹 '돌라'는 '블랙핑크'를 따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 출처 : 'Malay Mail'/돌라 인스타그램(@dolla.official)/블랙핑크 인스타그램(@blackpinkofficial)>

짝퉁 그룹 논란이 나올 정도의 케이팝 인기에 블랙핑크 팬들의 커버곡도 팬들 사이에서 단연 화젯거리가 된다. 최근 사바 출신의 무하드 라즈만샤 라흐만은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를 부른 영상을 틱톡에 공유해 인기스타가 됐다. 그는 수탉이 우는 집 마당에서 페인트칠을 하면서 ’Lovesick Girls'를 부르는 모습을 틱톡에 공유했다. 그의 틱톡 영상은 이틀 만에 37,300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트위터는 10,400개의 리트윗과 25,000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블랙핑크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보고 블랙핑크의 팬이 되었다”면서 “블랙핑크 멤버 가운데 리사를 가장 좋아한다. 리사의 춤실력과 유쾌한 성격이 좋다"라며 블랙핑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과시했다.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를 부른 틱톡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사바 청년 - 출처: 'Daily Express'> 

아이튠즈 차트와 스포티파이 차트 순위에서 블랙핑크는 매달 상위권을 갱신한다.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이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케이팝 스타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인기가 상승하는 것에 비례하여 한국 가수들의 노래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케이팝을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것은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의 종교에 맞게 번안곡을 발표하거나 한국 인기 그룹의 이미지를 모방하는 것은 한국 음악 더 나아가 한국 대중문화가 대세라는 점을 반증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산발적인 봉쇄가 진행되면서 이동이 자유롭지는 않지만, 케이팝은 코로나19에도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참고자료

《Malay Mail》 (20. 10. 27.) <Malaysian nasyid singers put ‘halal’ twist on Blackpink’s racy ‘Ice Cream’ (VIDEO)>,

https://www.malaymail.com/news/showbiz/2020/10/27/malaysian-nasyid-singers-put-halal-twist-on-blackpinks-racy-ice-cream-video/1916705

《Malay Mail》 (20. 10. 23.) <Malaysian girl band Dolla denies ripping off K-pop’s Blackpink, says critics entitled to their opinions (VIDEO)>, https://www.malaymail.com/news/showbiz/2020/10/23/malaysian-girl-band-dolla-denies-ripping-off-k-pops-blackpink-says-critics/1915667

《Daily Express》 (20. 10. 23.) <Sabahan achieves viral fame with casual cover of Blackpink>, 

https://www.dailyexpress.com.my/news/160439/sabahan-achieves-viral-fame-with-casual-cover-of-blackp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