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테러로 시작된 터키와 프랑스 갈등, 화해와 평화를 바라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2.08

프랑스의 한 중학교 역사교사가 사회윤리 과목 수업 도중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만평을 보여줬다가 참수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5년 이 만평을 실었던 주간지 샤를리 엡도는 신랄한 풍자를 내세운 프랑스의 풍자 주간지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무슬림들에 대한 자극적인 만평을 실어온 샤를리 엡도는 지난 2006년 무슬림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근본주의에 압도돼 울고 있는 내용의 풍자 만화를 싣기 시작해 계속해서 이들을 자극하는 만평을 실어 오고 있다. 2011년에는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그렸다가 화염병 테러를 당하기도 했고그 이듬해엔 무함마드가 원색적인 누드 영화를 찍은 장면이라면서 만평으로 실었다또 지난 2013년에는 무슬림이 총알을 이들의 경전인 코란으로 막고 있는 그림에 코란은 똥에서 나왔다는 문구로 또 한번 무슬림들을 조롱했다.

 

2013년 ’샤를리 엡도’가 무슬림을 조롱한 만평 - 출처 : YTN<2013샤를리 엡도가 무슬림을 조롱한 만평 - 출처 : YTN>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 이슬람교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그러나 2016년 기준프랑스 내에서 이슬람교도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9%로 소수 종교에 속한다이번 참수 사건도 프랑스 내에서 계속 되어 왔던 자유와 종교 간 빚어왔던 여러 갈등 중에 하나였다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숨진 교사를 영웅으로 묘사하고 무함마드 만평을 표현의 자유라고 강조하면서프랑스 자국 내 갈등이 이슬람 국가 전체로 번졌다프랑스의 오래된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고이슬람 지원 단체들을 해산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공분을 샀다.

 

프랑스·터키 갈등…유럽 對 이슬람권 확산 - 출처 : 연합뉴스<프랑스·터키 갈등유럽 對 이슬람권 확산 출처 연합뉴스>

 

이번 일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무슬림과 무슨 문제가 있나소수 종교를 믿는 자국 내 수백만 명의 국민들을 이런 식으로 다루는 국가 원수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터키와 프랑스 두 정상 간 감정싸움이 유럽권과 이슬람권으로의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이번 참수 사건에 원인을 제공했던 샤를리 엡도는 다시 에르도안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평을 게재했고이란의 걍경 신문은 마크롱 대통령을 악마의 얼굴로 묘사하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터키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프랑스 제품 보이콧 시위, 앙카라(상)와 이즈미르(하) - 출처 : 카밀 의장 제공<터키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프랑스 제품 보이콧 시위앙카라()와 이즈미르() - 출처 카밀 의장 제공>

 

급기야는 중동 국가들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이에 터키도 이스탄불과 앙카라이즈미르를 중심으로 프랑스 제품 보이콧 운동이 소셜미디어와 여러 시민 단체들을 통해서 활발하게 나타났다시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랑스 제품 리스트들을 공유하면서 보이콧을 독려하고 있다통신원은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현장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취재하기 위해 보이콧을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 의장과 시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그리고 여러 매장들을 돌면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터키 내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펴봤다.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을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 의장 카밀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을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 의장 카밀 씨 – 출처 통신원 촬영>

 

프랑스 공공기관에 걸린 무함마드 만평 그림 – 출처 : linehaber<프랑스 공공기관에 걸린 무함마드 만평 그림 – 출처 : linehaber>

 

이즈미르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을 이끌고 있는 카밀씨는 이번 사태에 원인은 이슬람교의 거룩한 선지자인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만평을 프랑스 공공기관 건물들에 걸어 놓은 것과 이것은 프랑스 정부가 지지한다는 것입니다이는 프랑스에서 기독교인들 다음으로 많은 무슬림들이 믿는 이슬람교에 대한 분노입니다또 프랑스에 있는 모스크(이슬람 사원)들이 급습 당해 폐쇄된 것과 프랑스 정부가 무슬림들을 테러 단체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지금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의 원인입니다.”라고 말한다.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하니, “프랑스 불매 운동은 지금 터키에서만 있는 게 아닙니다전 세계 무슬림 국가들의 반응이 됐습니다이번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과 프랑스에 대한 적대 관계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이슬람의 거룩한 가치들을 모욕하는 행위들을 중단해야 합니다그 어떤 종교도 자유라는 이름으로 모욕해서는 안 됩니다우리도 자유를 지지합니다.”고 답했다그러면서 터키 수도 앙카라와 이즈미르에서 각각 있었던 프랑스에 대한 제품 불매 운동과 항의 시위 소식을 전했다.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터키 이즈미르 시내 분위기 – 출처 : 통신원 촬영<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터키 이즈미르 시내 분위기 – 출처 통신원 촬영>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현장에서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시내에 있는 프랑스 제품 매장들을 돌아봤다시내 곳곳에 있는 프랑스 브랜드 상점 중 몇 곳은 아예 문을 닫은 곳이 있었다그러나 몇 곳은 프랑스 불매 운동 이후 고객들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전 품목들을 수거하는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했다다음으로 프랑스의 대형 유통업체인 까르푸에 가 봤다쇼핑몰에 들어서자 코너마다 가득 채워져 있는 제품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러나 그 큰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까르푸 매장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터키 시민 인터뷰 – 출처 : 통신원 촬영<까르푸 매장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터키 시민 인터뷰 – 출처 통신원 촬영>

 

한 시민 부부에게 이번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부부는 자신들도 이번 불매 운동에 동참한다면서도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이번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의 원인은 프랑스가 무함마드를 모독하고언론을 통해 무슬림들을 마치 테러리스트 집단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마크롱은 자유를 말하고 있지만무슬림들의 믿음의 자유는 뺏고 있다고 했다자신들이 프랑스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도 같은 무슬림이지만 믿음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쇼핑하는 것도 자유롭게 한다면서 하루 속히 갈등이 해결 됐으면 좋겠다며 의견을 밝혔다.

 

터키 이스탄불 해협에 등장한 사이페의 손 그림 작품 - 출처 : BBC NEWS<터키 이스탄불 해협에 등장한 사이페의 손 그림 작품 - 출처 : BBC NEWS>

 

한 시민이 말했던 화해의 바람이 시작된 걸까터키와 프랑스 정상 간에 오갔던 독설들 때문에 기독교와 이슬람교 종교 간 대립까지 치달으면서 척박해진 국제 관계 속에서 화합과 평화를 보여주는 대형 그림이 터키 이스탄불에 설치됐다서로 악수를 하면서 단단히 맞잡은 두 명의 손 그림이 이스탄불 해협을 따라 평화롭게 떠다닌다이 대형 설치 작품은 프랑스 출신 사이페의 그림이다그는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진 터키와 프랑스의 갈등이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스탄불에 입국하게 됐다고 한다그는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이자 다리 역할을 하는 이스탄불 해협에 본 작품을 띄워 보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정말 서로의 위로가 필요한 시기이다프랑스는 이 백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고터키는 코로나19에 더해 이즈미르 지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귀한 생명을 잃었다이는 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모든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다바라기는터키와 프랑스 양국간을 너머 이번 사태로 냉랭했던 모든 국가들 간에도 평화와 화해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 참고자료

오피니언뉴스》 (20. 10. 29.) <중동에 프랑스 제품 보이콧’ 확산… 프랑스 증오 멈춰라” 당황>, 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353

연합뉴스》 (20. 11. 5.) <”마크롱이슬람 국가에 특사파견 검토”… 관계 개선 시동(종합)>, https://www.yna.co.kr/view/AKR20201105009851081

매일경제》 (20. 10. 27.) <독설이 촉발한 프랑스·터키 갈등… 유럽 vs 이슬람권 확산>,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0/10/1098759/

《YTN》 (15. 1. 8.) <프랑스 풍자 주간지 테러… 만평 때문?>, https://www.ytn.co.kr/_ln/0104_201501081806212403

《yenikalem》 (20. 11. 10.) <Boykot Edilecek Fransiz Mallari>, https://www.yenikalem.com/haber/29509/boykot-edilecek-fransiz-mallari.html

《linehaber》(20. 10. 24.) <Fransa’da kamu binalarina Hz. Huhammed’e hakaret içerikli karikatürler yansitildi>, https://linehaber.com.tr/fransada-kamu-binalarina-hz-muhammede-hakaret-icerikli-karikaturler-yansitildi

《BBC NEWS》(20. 10. 26.) <Grafiti sanatcisi Saype’den, Istanbul’da uc dev cizim>


임병인 통신원 사진
    -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 약력 :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