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강제이주 전시회 신 선 화백 "화폭에 아픔 치유 담아"
출처
연합뉴스
작성자
코리안넷관리자
작성일
2021.06.22


고려인 아픔 자작나무로 표현한 신선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고려인 강제이주의 아픔을 치유하는 '익음'展을 개최한 신선 화백. 2021.6.21. wakaru@yna.co.kr

고려인 아픔 자작나무로 표현한 신선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고려인 강제이주의 아픔을 치유하는 '익음'展을 개최한 신선 화백. 2021.6.21. wakaru@yna.co.kr


"자작나무 껍질은 기름기가 많아 불쏘시개로도 많이 쓰입니다. 고려인 강제이주 철로 변의 자작나무 숲을 보면서 고통과 희생을 자양분 삼아 새 터전을 일군 1세대의 희생을 알리고 싶어 붓을 들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2층 우리은행 금융센터에서 30일까지 '익음' 전시회를 여는 신 선(52) 화백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고려인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던 길을 철로 변을 따라 답사했다"며 "무성한 자작나무 숲이 아름답기보다는 '살려달라'는 아우성처럼 들렸기에 눈물이 흐르는 것을 주체 못 했고 그때부터 치유를 위해 자작나무 그리기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등 주요 미술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호남대 초빙교수를 맡고 있는 신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 자작나무를 소재로 한 작품 10점을 선보였다.


그는 "졸지에 터전을 잃어야 했던 절망을 표현한 파랑, 총칼 앞에서 항의도 못 한 채 끌려가며 나라 없는 백성의 설움을 감내해야 했던 분노의 빨강,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땅에 벼농사를 전파하며 희망의 씨를 뿌린 연두를 배경으로 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색채를 쓴 작품이 많은 이유에 대해 그는 "구소련 해체 후 연해주로 재이주하고 또 모국을 찾는 등 이산과 재 이산을 반복해오면서도 내재한 아픔을 희망으로 승화했던 의지를 예찬한 것"이라고 했다.


신 화백은 "음식에서 '익음'은 열매가 여물거나 술이나 된장에 맛이 들은 것을 의미한다"며 "35여 년 고집스럽게 유화에 천착해왔는데 고려인과 자작나무를 만나 한층 숙성되었다고 느껴 전시회 제목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강제이주 길을 답사 후 한민족 이산에 관심이 커진 그는 각종 문헌을 뒤적이며 고려인, 조선족, 재일동포, 멕시코·쿠바 한인의 이주사를 익혔고, 장보고글로벌재단의 '장보고아카데미'에도 참여했다.


신 화백은 장보고글로벌재단의 의뢰를 받아 8월 완공 예정인 전남 완도군 소재 '장보고 한상 명예의 전당' 로비에 걸 대형 그림도 그리고 있다.


이 그림에는 1천200년 전의 장보고 청해진 대사와 오늘날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상이 뜨겁게 포옹하는 모습이 담긴다.


그는 "고려인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이산에는 역사적 아픔이 배어있다"며 "치유와 위로를 위한 그림을 계속 그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선의 '익음'展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우리은행 금융센터에서 열린 신선 화백의 '익음'展

신선의 '익음'展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우리은행 금융센터에서 열린 신선 화백의 '익음'展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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