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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범죄 심리학계에서 활약하는 한인 범죄 심리학자
출처
YTN
작성일
20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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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만연해진 아시아계 혐오 범죄.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베를린 자유대와 훔볼트대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선 아시아계 시민의 약 80%가 언어적, 신체적 공격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요.

유학생부터 현지 국적자까지 아시아계 외모를 가졌단 이유로 거리에서도 쉽게 범죄에 노출되는 상황.

이럴 때일수록 현지 한인들의 역할은 중요한데요.

아시아계가 드문 독일 범죄 심리학계에서 활약 중이고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한인 여성이 있습니다.

지난 2001년 독일에 온 유현승 씨는 현재 공인 인지 행동 심리치료자이자 베를린, 브란덴부르크주 형사재판소의 법정 소견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현승/ 범죄 심리학자 : 범죄자들과 범죄자들이 아닌 일반 환자들을 치료하는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고요. 그리고 법정 소견인 이라는 건 어떤 범죄자가 체포되었을 때 그 사람의 정신 상태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감옥으로 가지 않고 병원으로, 치료 감호소로 이동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저희 같은 법정 소견인이고, 어떤 범죄자들이 일정 기간 감호소나 교도소에 있다가 석방할 시기가 됐는지, 석방할 만큼 위험도가 높지는 않은지 결정을 하는 것도 우리가 하는 직업이라고 보시면 돼요.]

독일에서는 의대만큼 진학하기 어렵다는 심리학과에 들어간 현승 씨.

본(Bonn)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며 법학을 부전공하고 심리학 박사과정까지 모든 과정을 단 10년 만에 해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논술부터 발표까지 모두 독일어로 공부하는 건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도 역시 한 사건당 5~6천 장의 문서를 봐야 하는데요.

외국인 범죄 심리학자가 드문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현승 / 범죄 심리학자 : 소견인 일이나 실제로 범죄자들을 치료한 지는 한 10년 정도 됐는데 단 한 명도 외국인이라는 자체를 보지 못했는데 외국인으로서 이 분야에서 일한다는 건 거의 드문 일이기 때문에 (제가) 눈에 띄긴 하죠.]

독일 법정 소견인의 평균 연령대는 50대, 평균보다 젊은 편인 현승 씨는 나이와 성별, 국적을 뛰어넘어 인정받는 법정 소견인이 됐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편견 없이 남을 대하는 현승 씨의 태도가 무엇보다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로랜드 니그부르 /범죄 심리 상담가 : 상담사로서 이해심이 많고 잘 들어줘서 내담자의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범죄자와의 상담에서도 마음을 열게 해요. 왜냐면 범죄자들도 상담사를 믿어야 하고 대항하지 않도록 소통을 이어나가야 하니까요. 그게 그녀에게 정말 특별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먼 / 친구 : (옆에서 지켜볼 때) 유현승 씨는 내담자에게 이래라저래라 가르치려 하거나 돈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현승 씨가 범죄자들의 심리 상담과 치료를 해오며 느낀 건 범죄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

이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현승 / 범죄 심리학자 : 전과가 있지만, 지금은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멘토로 교육해서 지금 한창 범죄 경력을 시작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자들을 다른 길로 이끌 수 있는 멘토 프로그램을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데….]

독일 범죄 심리학계에 거의 없는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해외에서 온 이주민과 그 자녀를 위한 일과 연구를 하겠다는 현승 씨.

범죄 심리학 분야에서 차근차근 쌓아온 현승 씨의 경험이 코로나 이후 종종 발생하는 아시아계 관련 범죄 예방에도 보탬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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