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국경이 닫히면서 많은 동포가 경제적 타격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가 활동이 크게 위축된 필리핀 세부 동포사회,
세부 한인여성회는 현지에 얼마 남지 않은 동포들을 챙기는 일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양성애 / 세부한인여성회 회장 : 지난달에 어떤 우리 교민 중 한 분이 빌리지에서 혼자서 쓸쓸히 돌아가셨는데 우리가 아무도 그것을 모르고 있다가 필리핀 사람에 의해서 발견이 됐다는 소리를 듣고 아 우리가 이렇게 가만히, 우리가 힘들다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구나, 우리가 우리 동포의 손을 잡아주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서….]
살림이 어려운 한인 동포 가정 열 군데를 방문해 쌀과 라면 등 생필품을 지원하는 날,
몇 가정 안 되지만 산동네 곳곳에 멀리 떨어져 있어 모두 방문하려면 서두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성애 / 세부한인여성회 회장 : 지금 세부의 몇 명 남지 않은 교민 중에 아주 특별히 많이 힘든 분들 찾아서 조금 나눔하고 있습니다. 힘들지 않아요. 이렇게 도울 기회만 많이 주어지고 여건만 되면 많이 하고 싶어요.]
"많이들 도와주셔서 잘 버티고 있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어렵게 사는 동포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지만 작게라도 도움의 손길을 전할 수 있어 힘든 줄도 모릅니다.
[윤경화 / 세부한인여성회 회원 : 힘들 건 없고요. 어쨌든 이게 좀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평소 현지의 빈곤 가정을 도울 때면 지역 단체에 협조 요청을 하거나 일일 식당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상황인 만큼 그동안 모아둔 회비로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로버트 / 필리핀 세부 :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이 시기에 오토바이도 기증해주시고,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한 마음뿐 입니다. 감사합니다.]
[자네 / 필리핀 세부 : 우리 구에서만 5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한인 여성회에 저와 도움을 받은 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몇 남지 않은 세부 한인여성회 회원들 모두 한뜻으로 봉사를 계속해 나갑니다.
[윤경화 / 세부한인여성회 회원 : 여성의 눈으로 외국에 살면서 현지인들과 교류하고 같이 만나서 교류하면서 우리 문화도 전파하고 동포사회도 돌아보면서 동포들끼리 한국인이라는 것도 느끼고 할 수 있는 좋은 곳인 거 같아요.]
세부 한인여성회는 척박한 필리핀 땅에서 한인들의 단합과 유대, 그리고 현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2011년에 창단됐는데요.
2008년 세부에 처음 온 양성애 씨는 2016년부터 2대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며, 안주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한인의 날 유공 정부 포상자에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세부 한인여성회 회장으로서 동포들의 권익에 앞장서고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치며 세부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건데요.
[오순화 / 세부 한인여성회 회원 : (양성애 씨는) 가까이에서 보기에는 좋은 언니 같으신 분이지만 어쨌든 넓게 보시는 거 같아요. 넓게 보시고 부분부분 세세한 거 놓치지 않으시고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한국 사람들끼리만이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하고의 융화를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시는 거 같아서 그런 분이 하고 계신다는 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려운 시기일수록 주변을 살피고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세부 여성한인회,
힘든 시기를 지나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사업을 할 날을 기다리며 현지 사회에 따뜻한 손길을 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