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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토리 15화. "입양인은 최고의 한국 홍보대사"…벨기에 한인 입양인 이민진
출처
YTN
작성일
2022.03.14

이민진 벨기에 한인 입양인동영상 기사 보기


"안녕하세요. 저는 민진입니다, 나이는 34살이고 1989년 6월 벨기에에 도착했습니다. 벨기에 가족에게 입양됐습니다."

"내게 부모님은 사랑으로 길러주신 분"

따뜻한 가정에서 자라 현지사회 엘리트로 성장

[이민진 / 벨기에 한인 입양인 : 저는 입양을 아주 잘 간 사람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양부모님이 아주 열린 분이셔서 저랑 (한국에서 입양된) 누나는 한국 이름을 간직할 수 있었죠. 입양 당시 한국 이름이 '이민진'이었는데 이 이름을 계속 쓰고 있어요. 이름을 간직한 게 정체성 형성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두 문화를 다 간직하게 해줬거든요. 제게 부모님은 입양해 키워주시고 부족한 부분을 보듬고 사랑해주신 분들이에요.

지금 부모님은 언제나 제 부모님일 거예요. 외가 친척들이 가끔 어머니 보고 임신했을 때 어땠는지, 출산은 어땠는지를 물어봐요. 어머니가 저희를 직접 낳은 건 아니지만, 우리가 어머니 자녀라는 사실이 자연스러운 거죠.

저는 파리에 있는 경영대학원을 나와서 국제 금융학을 공부했어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선 유럽연합에서 프랑스 이익을 지키는 일을 3년 반 동안 하고 있죠.]

부족함 없던 삶에도 잊을 수 없는 '한국인 뿌리'

[이민진 / 벨기에 한인 입양인 : 살면서 한국을 한 번도 저버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를 깊이 알아가려고 노력했죠. 늘 한국에 가보는 것이 꿈이었고 지금도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제일 가고 싶은 나라가 한국이에요. 한국을 향한 애정이 깊고 한국 뉴스도 매일 경제, 정치 분야까지 챙겨 보고 있죠. 한국에는 총 세 번 다녀왔어요. 2011년 설날에 처음, 어머니와 누나랑 2016년에,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2019년 7월 약혼녀와 다녀왔죠. 그때 약혼녀가 한국어 통역을 도와줬어요.]

[아이쉐 / 약혼자 : 우리 처음 만났을 때 한국문화센터 봉사활동 있었어요. 그때 저는 생활 한복 입고, 우리 첫 만남이 그런 모습이었어요. 그때 (민진 씨가) 신기하다고, 이렇게 한국인 외형이 아닌데 한복 입고 나오니깐…. 그다음에 대화하다 보니까 한국말 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그래서 매력 있다고 그런 말을 들었어요. 좋은 인연이고 만나서 너무 기쁘고 계속 보면 좋아요. 이런 분을 제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요.]

입양기관 통해 친모 찾았지만… 만남 거절한 엄마

"당신도 온전히 두 번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민진 / 벨기에 한인 입양인 : 입양기관 홀트에서 저를 낳아준 여성분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어요. 하지만 그분이 저를 만나는 걸 거절하셨죠. 이미 새 삶을 꾸렸고 자녀가 두 명 있다고 하더라고요. 나쁜 감정은 없어요. 앞으로도 절대 없을 거예요. 제게 두 번째 삶을 누릴 기회를 주셨잖아요. 저도 그분과의 만남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그분에게 두 번째 삶을 살 기회를 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뿌리 찾기를 위한) 문은 열어 놓을 거예요. DNA 검사를 해서 이복동생이든 누군가가 저를 찾고자 할 때 얼마든지 찾을 수 있도록요….]

벨기에서도 모국을 품고 사는 한인 입양인들

"한인 입양인은 최고의 한국문화 홍보대사"

[이민진 / 벨기에 한인 입양인 : 벨기에 한인 입양인들은 함께 모여서 만나는 시간을 참 소중하다고 여겨요. 우리는 어떻게든 서로 연결돼 있죠.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한번 만나면 정말 오랫동안 늦은 밤 내내, 어떨 때는 새벽까지도 함께 있어요. 어제만 해도 새벽 3시까지 같이 있었죠. 술집이 문을 닫아서 헤어져야만 했어요.]

[마르조리스 / 벨기에 한인 입양인 : 한국인들과 한인 입양인들을 만나면 한국인 뿌리를 다시 마주할 수 있어서 좋아요. 벨기에 한인 입양인 모임은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 예전에 알던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죠.]

[이민진 / 벨기에 한인 입양인 : 제 생각에 한인 입양인들은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가장 좋은 홍보대사인 것 같아요. 한국문화원이나 한국 드라마도 물론 한국의 특정 이미지를 심어주겠죠. 하지만 한인 입양인들은 유럽사회 구성원인 동시에 우리 몸 안에 한국이 있는 거잖아요. 한국을 알려야 하는 홍보대사 임무가 주어진 것처럼 느끼죠. 앞으로 한국에서 2~3년 정도 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의 사계절을 보고 싶고 여행도 다니면서 한국을 위해 일도 하고 싶어요. 제 마음 한구석에는 한국과 벨기에 두 나라의 소통을 돕고 싶은 마음이 늘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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