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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토리 16화. 한국인 뿌리 잊지 않고 한글학교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프랑스 한인 입양인 디디에 자르
출처
YTN
작성일
2022.03.23

마이스토리 16화. 한국인 뿌리 잊지 않고 한글학교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프랑스 한인 입양인 디디에 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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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에 자르 / 프랑스 한인 입양인 : 디디에 자르입니다.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자면 저는 한인 입양인이고 6살 무렵이던 1979년 프랑스로 입양됐습니다.]

어린 나이 친부모와 이별 뿔뿔이 흩어진 4형제.

[디디에 자르/ 프랑스 한인 입양인 : 저를 포함해 형제 네 명이 삼촌 집에 살았어요. 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삼촌이 집에서 저희를 잠시 길러주셨던 거죠. 하지만 힘드셨겠죠. 본인 자녀도 있었고 1978년 당시 한국은 지금처럼 잘 살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저희를 보육원에 보내셨고 이후 입양된 거죠. 부모님이 밭에서 일하셨던 기억이 나요. 농사꾼이셨던 것 같아요. 부모님 장례식도 생생하게 기억나죠. 누군가 저한테 울지 말라고 해서 울음을 꾹 참았어요. 입양 당시 공항에서 많이 운 기억도 나는데, 다행히 양부모님은 정말 좋은 분들이셨어요.]

"손재주 빼어난 한국인 피 못 속여" 치과보철물 제작자 된 입양인.

[디디에 자르/ 프랑스 한인 입양인 : 한국 사람은 손재주가 참 좋잖아요. 저는 1990년 치과기공사 자격증을 따서 2000년까지 회사에서 일했고 이후 제 사업체를 꾸렸어요. 벌써 사업을 시작한 지 21년이 됐네요. 직원 7명과 함께 일하고 있죠. 예전에는 제가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최대한으로 감추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이 자랑스러워요. 작은 나라가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큰 나라가 됐잖아요. 제겐 딸과 아들 네 명이 있는데요. 막내딸도 케이팝을 좋아해요. 한국 음식도 정말 좋아하고요.]

25년 만에 재회한 형제 꿈만 같던 친가족 상봉.

[디디에 자르/ 프랑스 한인 입양인 : 디종 한글학교의 노선주 교장 선생님 도움으로 (지난 2004년) 형 두 명과 이복 누나를 찾았어요. 보육원에 보내기 전날 삼촌과 숙모가 하는 얘기를 형들 두 명이 들었는데 형들은 도망갔대요. 다음 날 삼촌이 남은 아이들 두 명만 데리고 보육원에 맡긴 거죠. 언젠가는 형들을 찾아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찾을 수 있었어요. 한국에 갔을 때 형들이 삼촌, 숙모와 식사 자리도 만들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1978년 당시 삶은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들을 원망하는 마음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저는 프랑스에서 자라면서 훨씬 행복했으니까요.]

한인 입양인의 '소통의 장' 디종 한글학교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

[디디에 자르/ 프랑스 한인 입양인 : 디종 한글학교를 재정적으로 돕고 있어요. 제가 한국문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해주고 친형을 찾아준 노선주 교장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죠. 한국에 다시 가서 형제와 누이를 보고 싶어요. 한국에 있는 가족과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거든요. 말은 안 통하지만, 둘째 형은 가끔 제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전화해요. 한국 사람들 덕분에 제가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랑스러운 한국인 뿌리 앞으로도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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