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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 유일 한인 공립도서관장…"주민과 함께 호흡해요"
출처
YTN
작성일
2022.04.18

미국 뉴저지 유일 한인 공립도서관장…"주민과 함께 호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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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 북부에 자리한 인구 4만여 명의 작은 도시 티넥.
지난 2월, 현신애 씨는 이곳의 공립도서관장으로 임명됐습니다.
뉴저지에서는 유일한 한국계 공립도서관장입니다.

[현신애 / 공립도서관장 : 티넥 같은 경우는 굉장히 다양성을 중시하는 지역이고 일하는 직원들도 굉장히 여러 다양한 민족 배경을 가진 분들이 일하고 계셔서 그런 점들도 고려하고, 그런 것을 중시하는 도서관위원회와 지역사회분들이 저를 고용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하고 있고요.]

한국에서 나고 자란 현신애 씨가 미국에 자리 잡은 지도 벌써 15년째입니다.
대학 졸업반 시절, 미국 버겐카운티의 한 도서관 인턴십에 지원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는데요.
인턴십을 마친 뒤에 한국 귀국이 아니라 다시 미국 대학원으로 진학을 택했고, 본격적으로 도서관 전문 사서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현신애 / 공립 도서관장 : 제가 처음에는 파트타임으로 레오니아라는, 한국분들이 많이 사시는 곳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좀 궁금한 게 있는데 영어 때문에 힘들어서 못 한다거나 하는 경우에 제가 전화를 대신 걸어드리기도 하고 문서 번역을 도와드리기도 하고 그래서 조금 뿌듯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현 씨가 미국에서 경험한 도서관의 분위기는 지금껏 한국에서 봐 온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도서관이 엄숙한 곳이 아닌, 지역 주민의 사랑방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는데요.
미국식 도서관 문화는 현 씨가 오랜 세월 사서로서 일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습니다.

[현신애 / 공립 도서관장 : 미국 도서관은 조용하기보다는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서 사람들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그런 중요한 사회의 한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거든요.]

이렇게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소통 공간인 도서관이 최근 몇 년간 제 역할을 잘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이용이 줄어든 건데요.
올해 들어 단계적 일상회복에 나서면서 다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려고 합니다.

[야엘 / 주민 : 도서관의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을 막 즐기려 하던 차에 코로나가 와 버렸죠. 대부분의 도서관이 꽤 오랫동안 문을 닫아야 했어요.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는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시 문을 열었을 땐 정말 기뻤어요. 단지 책을 빌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거죠. 지금은 도서관에 와서 여러 가지 패밀리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을 위한 동화구연 수업을 하기도 하고 콘서트나 댄스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대 흐름에 맞게 오래된 건물도 보수하고 주민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알리사 / 도서관 사서 : 도서관이 좀 더 미래지향적인 변화가 필요할 때인데요. 도서관으로서만이 아닌 재미있는 곳 하면 떠오르는 뭐 그런 곳으로 말이죠. 그런데 관장님이 새로운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시고 계세요. 참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신 거죠. 티넥 도서관은 발전 가능성이 큰데 관장님께서 그 잠재력을 터뜨려 주실 거로 생각합니다.]

현 씨가 느끼는 책임감은 더 있습니다.
뉴저지 유일의 한인 공립도서관장으로서 지역의 차세대 한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겁니다.

[현신애 / 도서관장 : 여기서 태어난 2세, 3세 한국 사람들도 저렇게 우리가 이런 좋은 예가 있구나. 우리 한국인들도 이렇게 다양한 업종에 도전할 수 있구나. 그래서 좋은 각 사회의 각 분야에 많은 한국 분들이 계시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선례가 되는 그런 것들이 참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비전과 열정만은 그 누구 못지않은, 부임 3개월 차 새내기 도서관장 현신애 씨.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이자 계속해서 발전하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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