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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국으로?"...미주 한인 노인들의 '고립감'
출처
YTN
작성일
2022.04.18

"다시 한국으로?"...미주 한인 노인들의 '고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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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크게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언어와 문화 장벽은 물론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우울감이 깊어지면서 안타까운 사례도 늘고 있는데요.
이 소식은 조인영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인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노인 아파트입니다.

수입의 30%를 월세로 내는 이 아파트에는 한인 노인이 300명 가까이 살고 있는데, 상당수는 독거 노인입니다.

[김종윤 / 80세·미국 몽고메리 : 부부끼리 있다가 돌아가신 분도 있고, 별거하신 분도 있고. 혼자 사시는 분들이 저희 아파트에 130명 정도 되는데 (전체 중) 거의 반은 혼자 사시는 분들이에요.]

한인 노인들은 언어와 문화 장벽으로, 오랜 시간 이웃과 단절된 생활을 이어온 경우가 많습니다.
아파트에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돼있긴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고립감은 더 극심해졌습니다.

올 초에는 노인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던 80대 한인 노인이 숨을 거둔 지 2주 만에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정상희 / 74세·미국 필라델피아 : 아파트에서 혼자 갇혀있는 생활을 하다 보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나는데 그러다 보니 한국 생각도 나고 정신적으로도 우울증이 생기고….]

최근 한 조사 결과, 미국 내 아시아계 노인들의 생활 만족도가 다른 인종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라별로는 특히 한국계 노인들의 불만족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상은 / 브린마 대학 노인복지정책연구원 : 이민자로서 성공해야 한다, 이민자로서 희생하고 가족이 왔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했는데 노년이 되시다 보니까 열심히 달려왔는데 허탈감(을 느끼는 거죠.) (미국 내 아시아인은) 모범적인 소수 인종이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 특히 개인적인 어려움을 얘기하지 않으려고 해요.]

자녀 교육 문제로 이민을 왔지만, 막상 자녀가 품을 떠나고 나면 우울감이 깊어져 한국으로 역이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마저, 그사이 급변한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양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쓸쓸한 노년을 보내는 사례도 크게 늘었습니다.

[김기호 / 장례 지도사 : (한국과 미국을) 왔다 갔다 하다가 끝내는 사람도 많아서 그런 사람을 여기서 뭐라 그러냐면 '태평양 사람'이라고 합니다. 태평양 가운데 떠 있는 사람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미국 곳곳에 한인 노인들을 위한 복지 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거나 정보가 부족해 쉽게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실정.

한인 노인들의 고립과 고독사 문제를 풀기 위해선 함께할 이들이 주변에 있음을 느끼고 실제 가까이 소통할 수 있도록 더 세심하고 체계적인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YTN 월드 조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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