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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함께"…뉴질랜드 동포들 '주거·음식 나눔'
출처
YTN
작성일
2022.04.18

"어려울수록 함께"…뉴질랜드 동포들 '주거·음식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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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심각한 주택 가격 거품으로, 주거난과 생활고를 호소하는 동포들이 늘고 있는데요.
경제난을 겪는 동포 이웃을 돕기 위해 비영리 한인 단체들이 나섰습니다.
이준섭 리포터가 그 현장을 담았습니다.

[기자]
IT 업체를 목표로 구직활동 중인 켄 홍 씨.
뉴질랜드에 온 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켄 홍 / 뉴질랜드 오클랜드 : 집세가 거의 (아르바이트) 월급의 한 많게는 50~60%, 더 많게는 70%까지 나가게 돼 있습니다. 100달러어치를 사면 바구니 하나 정도밖에 살 수 없어요. 그래서 방값으로 나가고 차 유류비로 나가고, 먹을 걸 하면 실제로 돈을 저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뉴질랜드의 부동산 가격은 해마다 10%~20%씩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주택시장 거품이 가장 심한 나라로 꼽혔을 정도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쳐, 물가 상승률은 30년 만에 최고점, 휘발유 값도 30% 급등했습니다.

이런 경제 상황에 켄 홍 씨처럼 어려움을 겪는 동포가 늘자, 비영리 한인 단체가 나섰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세입자에게 최장 1년까지 거주 공간을 빌려주고,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집세의 절반가량을 되돌려주는 겁니다.

[민윤정 / 비영리재단 '낮은 마음' 관계자 : (세입자가) 지불하는 렌트비의 반을 저희가 적립했다가 1년 후에 그분께서 입주 기간이 끝나실 때 그분에게 저희가 현금이 아닌 (방식으로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야시장에서 어떤 물건을 팔겠다는 계획이 있으시다면 세팅하는 비용 중에 그 시설 비용을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거고요.]

부동산 지원만이 아닙니다.
생활이 어려운 한인을 위해 식료품을 나누는 동포 단체도 등장했습니다.

[김은희 / 한인여성회장 : 어떤 분은 먹을 것이 없어서 라면 한 개로 온종일 나눠 먹었다는 이야기도 듣고 식빵 하나로 며칠씩 먹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우리 여성회에서 근근이 모아뒀던 돈으로, 그야말로 쌈짓돈을 풀어서 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을 위해서 쌀 20kg하고 라면하고 사람들께 나누게 됐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생활고에도 딱히 하소연할 곳 없던 한인들은 나눔 소식이 더할 수 없이 반갑기만 합니다.

[최선영 / 뉴질랜드 오클랜드 : 두 번째 코로나(봉쇄가) 끝나고 나니까 아예 없어졌거든요, 직장이. 너무 감사하죠.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다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너무 감사해 가지고….]

[장윤재 / 뉴질랜드 오클랜드 : 받는 사람이 상당히 기쁘지. 그리고 이야기는 안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상당히 있잖아요.]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동포 사회.
그럴수록 함께 이겨내자며 기꺼이 맞잡은 손길이 어두운 터널 속 한 줄기 빛이 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YTN 월드 이준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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