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주호치민총영사, 주재국 언론(Thanh Nien) 인터뷰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22.10.04
원본URL
https://www.mofa.go.kr/www/brd/m_4096/view.do?seq=307194&page=1

□ 매체 및 보도일자 : Thanh Nien ('22. 9. 13.)

□ 주요내용


ㅇ 외교 관계 수립 이후, 30년간의 협력 관계가 발전된 양국간 관계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물질적(경제적), 인적 교류의 비약적 증가가 양국가간, 양국민간 우호관계의 증거라고 판단할 수 있는가임 최근 30년간의 한베간 왕성한 물질적 인적 교류는 유사 이래 처음임. 한국인과 베트남인은 지금 새로운 양국간 교류사를 쓰고 있는 것임. 수천년간 한국과 베트남은 단절된 관계였음. 이것은 팩트임.

-1990년대부터 한국과 베트남은 상대방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서로 유리하게 상대방을 이용하기 시작함. 핵심을 말하면, 한국과 베트남은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달랐기 때문에, 다시 말해 유사점이 아니라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에 물적 인적 교류를 활발히 하게 된 것임.


ㅇ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 계획 및 금년 수교 30주년 기념을 위한 다양한 활동 중 쌍방 방문과 한국 또는 베트남 내에서 개최되는 행사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총영사관에 접수된 정보가 없음. 다만 양국 최고위급간 접촉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힘. 윤 대통령은 3.23 대통령당선인 신분으로 응웬 쑤언 푹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했고, 취임 후인 6.8 응웬 푸 쫑 당서기장과 화상회담을 했음.

-30년이라고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없음. 평상심을 가지고 한베 우호관계에 도움이 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음.

-총영사로서 임기중 시작한 활동들을 설명하고자 함. 총영사관이 과거에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이고, 성장기 한베관계에 기여하고자 하는 나의 고민의 흔적임. 첫째, 앞으로의 한베 관계는 결혼으로 맺어진 수만명의 한베 커플과 그들 자녀들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함. 작년 3월에 착수해 현재 완성 단계에 있는 기획이 있음. VTV9에 의뢰해 사이공에서 살고 있는 한베가족의 얘기를 도큐멘터리로 만들고 있음. 평범하지만 진솔한 한베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도큐멘터리 제작을 기획하게 되었음. 둘째, 사람을 교육하는 문제에 최대 관심이 있고 이 분야에 노력을 기울여 왔음. 사실 총영사로 부임해 새롭게 벌인 사업들은 모두 교육과 관련됨.


ㅇ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변경될 수 있는 여건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설명문은 없음. ‘‘포괄적’이라는 수식어의 추가는 한편으로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반영하는 개념 정의의 측면이 있음. 다른 한편으로 지금까지 한베관계의 발전 추이라는 실체적 증거를 반영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함. 먼저, 전자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의지라 함은, 쉽게 말해 앞으로 더 친해보자는 의미임. 예컨대, 지금까지는 무역과 투자, 사회, 문화적 교류가 주류였는데 앞으로는 정치, 국방,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해보자는 의미로 이해함. 또한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의 깊이를 더하고, 기후변화나 환경등 분야로 폭을 확대하자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함. 후자의 발전 추이를 반영하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지난 십수년간 양국간 무역과 인적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현실을 의미함. 사실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어느 다른 나라와도 이런 양적 증가의 추이를 만들지 못했음. 한국과 베트남 쌍방은 부지불식간에 서로에게 너무나 비중 있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임.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양국간 무역액은 1,000억불, 1,500억불을 돌파할 것임. 또한 양국간 교류의 지속가능 발전을 염두에 두고 많은 한국기업인들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는데, 그들의 관심은 공급망 안정,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경제, 신재생 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함.


ㅇ 양국가가 앞으로 상호보완적인 협력 관계로 격상되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할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

-앞으로의 한베 관계 양상도 양국 사람들의 상대방에 대한 인식, 관심, 행동에 의해서 결정될 것임.

-한베간 물질적, 인적 교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기에 한베는 우호친선 관계라고 인식해도 되는가? 헤겔이 말한 양질전환의 법칙이 작용해서 교류의 양이 많아지면 우호친선에서도 질적 도약이 달성되는 것일까? 나의 관찰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임

-포괄적전략적동반자 관계라는 추상적 수사와는 별개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생활의 반경 안에서 계속해서 마주치는 상대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가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임.

-방향성은 명확함. 한국에서 반베 정서가 뿌리내리지 않고 베트남에서 혐한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함.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중첩된 부분이 적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되며, 한국과 베트남의 시민들은 한베 관계를 책임감을 가지고 새롭게 써나가면 되는 것임.

-방법론에 있어서는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함. 정부에 의지하거나 정부의 프로파간다 머신에 의존해서는 안됨. 포퓰리스트나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선동을 경계해야 함. 한편 반베, 반한을 조장하는 세력을 통제하려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됨.


ㅇ한국이 경제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 및 베트남이 참고할 수 있는 경험

-박정희 장군이 196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이후 정부주도로 해외자본을 유치해 수출위주의 산업화를 추진했음. 경공업, 중공업,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장기적인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하여 일관성 있게 추진하면서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었음. 한국은 부족한 자본과 자원을 사람들의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육성한 인적자원으로 상당부분 메울 수 있었음.

-한국경제는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음. 그러나 양적으로 고도성장하던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도 빠지지 않고 질적 변화와 도약을 성취할 수 있었던 데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의 정치 민주화도 역할을 했다고 봄.

-나라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경제성장의 양상은 제각각임. 베트남은 정부가 장단기 경제계획을 수립하여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적자원까지 갖추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봄.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베트남도 성장을 하다보면 정체와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으며, 이에 대비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도 해야 할 것임. 한국의 사례를 참조할 수도 있겠으나 베트남 환경에 맞는 해답은 결국 베트남이 스스로 찾아야 함.


ㅇ그린 경제의 협력 잠재력과 스마트 도시 구축 등의 가능성

-한국기업인들은 태양광, 풍력 등 그린 경제 및 스마트 시티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베트남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희망함. 정부 차원에서는 양국간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기반 구축, 스마트 시티 법·제도 공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및 스마트시티 건설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을 것임.


ㅇ쌍방의 국방협력분야 및 국제분쟁 해결에 참여하는 베트남의 역할

- 질문에 외교적으로 답하면 이러함. 교류가 적었던 국방 분야에서도 우호 관계를 구축해서 한국군과 베트남군이 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유지에 기여하기를 희망함.

-30년 가까이 외교관으로 일하며 생각한 점을 얘기하겠음. 외교와 국방은 동전의 양면임. 외교가 실패하면 무력을 사용한 전쟁에 돌입하게 됨. 또한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력이 뒷받침되어 억지력이 작동해야 함. 그런데 역사를 살펴보면 한 나라 안에서 외교와 국방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고 국방의 목소리가 커져서 전쟁으로 치닫기도 함. 요컨대 대외관계에 있어 일국의 외교와 국방은 조율되어야 하고 함께 진행되어야 함. 그런 의미에서 한국외교부뿐만 아니라 국방부도 베트남에 대해서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하는 것을 좋게 생각함. 그 증거로 몇 년전 한국해군이 초계함인 김천함과 여수함을 베트남해군에 양도한 사례를 들겠음. 9월 중순에 한국해군 사관생도들의 순양함이 첫 기항지로 사이공에 정박하는 것도 의미가 있음.

-외교와 국방이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했는데, 나 자신 아프간에서 다국적군의 정찰 활동에 참여도 해보고, 군인들과 교섭하고, PKO 실상을 직접 접할 기회도 있었음. 국제평화유지군(PKO) 활동의 의의를 인정하나 개인적으로는 개혁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느꼈음. 한국과 베트남은 PKO에 참여하는 것에만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PKO의 개선을 위해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