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주나고야총영사, 주재국 언론(주니치신문) 기고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23.04.12
원본URL
https://www.mofa.go.kr/www/brd/m_4096/view.do?seq=307259&page=1

□ 매체 및 보도일자: ‘주니치신문'('23. 4. 9.)

□ 주요내용


ㅇ 작년 말 나고야에서 처음 맞이한 주말에 8년 만의 적설이 덮침. 도쿠가와엔(일본정원)의 동백꽃이 눈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며, 겨울의 혹독함과 다가오는 봄의 희망을 느낌. 어렴풋이 한일관계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함.


ㅇ 한국의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삼일절에는 보통 한일 간 역사인식의 상이를 지적하는 엄중한 메시지가 포함되고는 하지만,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다시 구축하려는 굳은 의지를 표명함. 외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단련된 피부 감각으로 한일 간에도 봄이 그다지 멀지 않다고 느낀 순간이었음. 한일의 틈을 메우기 위해 양국이 접점을 모색한 결과, 윤 대통령의 방일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정상회담까지 이뤄냄.


ㅇ 문득 희미하게 보이는 이부키산 정상에도 눈이 녹기 시작하고, 벚꽃 봉오리가 금방이라도 필 것처럼 부풀어 있는 것을 봄. 한국과 일본 사이에 새롭게 불기 시작한 봄바람에 마치 쌓였던 눈이 녹아내리듯 양국의 얽힘이 풀려, 말 그대로「우호」를 위해「유대」를 다져나가길 간절히 기대함.


ㅇ 관저 구석에 작은 화단이 있는데, 어딘지 쓸쓸해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와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매화, 동백, 국화 등을 새로 심음. 부임한지 3개월 동안 지사나 시장을 예방하거나, 친선협회·우호단체와의 면담 등으로 눈코 뜰 새없이 바쁘게 지냄. 흔히 언론 등을 통해 한일관계가 전후 최악이라는 말을 들은지 오래지만, 실제로 나고야에서 매일 마주하는 것은 한일의 우호를 바라는 많은분들의 넘치는 따스한 온기임.


ㅇ 한일이 함께 그리는「내일」을 향한 윤 대통령의 결단과 의지에 이곳 나고야에서어떻게 화답해 나갈지 여러 가지 궁리를 거듭하고자 함. 관저에 매화나무를 심으면서 총영사로서 한국과 일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함. 아이디어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는 없음.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음. 많은 도움을 부탁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