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히로시마] 신형근 총영사 / 아사히신문 / 기고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12.07.25
원본URL
http://www.mofat.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jsp?typeID=11&boardid=754&seqno=304184&c=&t=&pagenum=1&tableName=TYPE_ASSOCIATE&pc=&dc=&wc=&lu=&vu=&iu=&du=




하기 방문에서 느낀 陶藝 교류

신형근 주히로시마총영사 / 2012.7.13. / 아사히신문




일전에 출장으로 야마구치현 하기시에 다녀왔습니다. 인구 약 5만 명의 소도시면서 메이지유신과 하기야키(萩燒, 하기시 특산의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어서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였습니다.

하기시는 1968년에 울산시와 자매 도시가 되었습니다. 한일 도시간 최초의 자매결연이었던 것은 의외였습니다. 이전의 후쿠에이무라(현재의 하기시)도 2003년에 전라남도 덕진면과 농업교류를 위해 자매도시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하기시와 이 두 도시와의 교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노무라 고지 시장으로부터, 하기 도자기와 한국과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약 4백 년 전, 하기藩 모리씨가 조선에서 데려온 이경, 이작광 형제에게 “사카”라는 성과 땔감을 채취하기 위한 산을 준 데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사카 집안이야말로 하기야키의 창시자로, 고라이자에몬(高麗左衛門)이라는 이름을 대대로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은 13대째라고 합니다.

사카 가문을 방문하여 가마와 역대의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이름은 달라졌지만 조선 도기의 소박함과 청정한 색이 4세기나 하기 땅에서 이어져 왔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사카 가문은 마찬가지로 조선에서 바다를 건너 온 사쓰마야키(薩摩燒)의 심수관 가문이나 한국 도예가들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립미술관에서는 미와 규세쓰의 연작 “용인(龍人) 전설”을 감상했습니다. 하기 도자기의 소박한 미가 현대와 융합하여 대형 오브제로 재창조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오자, 8월 초부터 히로시마시 현대미술관에서 전통과 현대, 아시아와 세계의 융합을 테마로 삼은 한국의 유명한 미술가 서 도호씨의 전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하기에서 느꼈던 한일교류를 이번에는 히로시마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역사 속에서 부침을 겪으면서도 유지되어 왔고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아갈 한일 예술의 유대이기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