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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체육행사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작성자
한성규
작성일
2020.12.23


한국은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들과의 모임까지 다 사그라들었다고 들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라오스는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사람을 찾기조차 힘들다. 어쩌다가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사람을 만나면 생각한다.


‘아, 저 사람 중국 사람이구나.’


나는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교육대학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학교 행사는 물론이려니와 몸을 부딪치는 축구, 배구 농구 같은 운동경기까지 아무런 걱정 없이 진행되었다.


가끔 수요일이 되면 교수님들까지 다 나와서 체육대회를 한다. 체육대회라고 거창한 건 없다. 하지만 한국의 체육대회와는 다른 점이 많다. 라오스의 대학교에서는 한주의 변곡점이 되는 수요일에 모종의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 같이 청소를 하기도 하며 다 모여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며칠 전부터 이번 수요일은 배구를 할 거라고 다섯 명이 넘는 교수님들이 나에게 말해주고 갔다. 수요일에 점심을 먹고 와서 2시쯤 되자 교수님들이 하나씩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원래는 전통 치마와 양복을 입고 있던 사람들이 체육복으로 갈아입었으며 계중에는 무릎이나 팔목에 아대를 찬 교수님들까지 등장했다.


배구? 나는 아마추어들이 진행하는 배구경기 중에 제대로 된 게임을 본 적이 없다. 배구는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교수님들의 경기는 실수 대잔치였고, 남 교수님들의 경기도 체육과 교수님으로 보이는 두 분을 제외하고는 공을 받아 넘기기에만 급급한 경기였다.


같은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분 중에 한국 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온 분이 계신다. 그 분의 말씀에 따르면 한국의 초등학교에서도 가끔 선생님들이 수업이 끝난 시간에 배구경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 때 서울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친구 생각이 났다. 아이들도 귀엽고 일 하는 건 힘들지 않는데 배구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학창시절부터 운동이라면 젬병이었던 친구는 배구 과외라도 받아야 하냐고 술자리에서 푸념했다.


라오스의 배구경기는 달랐다. 한국처럼 못한다고 핀잔을 주는 것도 없었고, 한쪽이 밀린다고 다시 팀을 짜거나, 저리 비켜 내가 할게, 식의 승부욕도 전혀 없었다. 교수님들이 다 나와서 즐겁게 그냥 놀았다. 한국의 운동경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배구 경기에 앰프와 키보드까지


이것보다 라오스인의 특성을 더 잘 보여주는 일이 있었는데, 배구 코트 옆에 거대한 앰프와 키보드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또, 선수와 경기 내용은 아마추언데 해설자는 프로였다. 해설하는 사람만 4명이 나서서 열띤 해설 경쟁을 벌였다. 그러다가 신이 난 교수님 한 분이 마이크를 잡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또 한 교수님은 키보드를 잡고 즉석 연주까지 시작했다. 구경하는 교수님들은 열심히 오렌지를 까먹으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그러더니 맙소사, 6명의 여교수님들이 스피커 옆에 붙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추고 노래하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돗자리를 폈다. 몇 몇이 어디론 가로 사라지더니 오토바이에 맥주를 한 짝씩 실어서 등장했다.


다른 교수님들도 학생들도 돗자리에 앉았다. 나도 빠질 수는 없었다. 안면이 있는 교수님들이 권하는 맥주를 한잔씩 받아 마시다 보니 나도 얼큰하게 취해버렸다.

노래 잘해야 노래하나요?


한국과 라오스 사람들은 노래를 하는 모습에서도 큰 차이점이 있다. 남들 앞에서 노래를 하는 한국 사람들은 다 가수 뺨 칠정도로 잘한다. 라오스 사람들은 진짜 좀 창피할 정도로 못한다.


처음에 나는 라오스 사람들은 참 노래를 못 한다고 오해를 했었다. 그런데 그게 한국 사람들이 라오스 사람들보다 노래를 잘해서가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은 노래를 잘 하지 못하면 남들 앞에 잘 나서지 않는다. 라오스 사람들은 노래를 못하든 잘하든 자기가 하고 싶으면 누구나 남들 앞에서 마이크를 든다. 그리고 누가 잘한다, 못한다 평가를 하는 소리를들어보지 못했다. 그냥 누가 노래를 하는 구나, 이렇게 말하고 좋으면 따라 부르고, 신이 나면 춤을 추거나 하는 식으로 반응했다.


그 날의 체육 행사는 편을 갈라서 배구 시합을 하기 위해서 모인 것이 아니라 그냥 다 같이 놀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가끔씩은 경기장 옆에 상을 차려서 밥까지 먹고 가기도 한단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체육행사에 총장을 비롯한 중요인사들은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니저급의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도 참석하는데 눈치를 보지 않았다. 참석하고 싶은 사람은 참석해서 놀고, 참석하기 싫은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계속 일을 하든지 서로 모여서 수다를 떨든지 했다.


한국 직장의 스트레스 원인 1위


한국 직장이나 한국 학교에서 스트레스 원인 1위는 인간관계다. 한국 집단에서는 쓸데없이 신경써야할 게 너무나 많다.


첫째, 나이를 신경 써야 한다. 둘째, 직급을 신경 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평판 또한 신경 써야 한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생활하거나 일하기 힘들다.



배구는 뒷전으로 두고 학생들과 돗자리에 앉아서 수다 떨고 노래하고 있는 라오스 교수님들을 보면서 나는 지금까지 참 힘들게 살아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사진 1. 라오스 대학 교수들의 배구 경기>

<사진 2. 라오스 대학 배구 경기에서 열띤 해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교수님들>

<사진 3. 배구는 뒷전, 춤추며 즐기는 사람들>

첨부
사진 1. 라오스 대학 교수들의 배구 경기.jpg 사진 2. 라오스 대학 배구 경기에서 열띤 해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교수님들.jpg 사진3. 배구는 뒷전, 춤추며 즐기는 사람들 (1).jpg